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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테마株’ 동학개미의 일탈(?)

4월 코스닥 거래대금, 유가증권시장 앞서
제약·바이오 등 코로나19 테마주 투자 급증
증권가 “투자 과열 시 ‘동학개미운동’ 실패”


개인투자자들의 ‘동학개미운동’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를 비롯한 우량주에 집중됐던 개미들의 매수세가 코스닥시장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제약·바이오 종목 등 각종 테마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높은 현재 주식시장에서 단기 급등을 노린 테마주 투자에 뛰어든다면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최근 대표적인 테마주로 급부상하고 있는 제약·바이오 업종의 경우에도 단순 치료제 개발 착수 소식이 해당 기업의 수익성과 직결되긴 어려운 데다, 실제 결과물이 없다면 주가가 급락할 우려가 높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 2일부터 27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0조6038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113억원을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98.9%에 달했다.

이 기간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였다.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만 무려 4조7646억원 순매수하며, 전체 순매수 규모의 44.9%를 차지했다. 우선주인 삼성전자우(6733억원)까지 더하면 50%를 넘는다.

삼성전자에 이어 현대차(7812억원), SK하이닉스(4255억원), LG화학(3847억원), 삼성SDI(3737억원), SK이노베이션(2606억원), 한국전력(2239억원), 카카오(2081억원), 신한지주(1929억원)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 주 들어 개미들의 투자심리에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30일부터 전날까지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38억원, 코스닥시장에서는 3237억원 순매수했다. 지난 한 달간 개인 순매수 비중이 1.1%에 불과했던 코스닥시장이 13.9%까지 급증한 것이다.

또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개인 순매수 비중도 급감했다. 이 기간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5603억원 순매수하며, 직전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했던 비중이 44.9%에서 27.9%로 크게 줄었다.
일평균 거래대금에서도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 지난달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줄곧 코스닥시장에 앞서왔다. 하지만 지난 3월 27일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이 14조8452억원을 기록하며 12조8519억원에 그친 유가증권시장 거래액을 추월했다.

이날을 시작으로 전날까지 최근 5거래일 중 4거래일이나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이 유가증권시장을 앞섰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이 유가증권시장의 20%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개미들의 투자가 우량주 중심에서 ‘묻지마’식 투자로 변질될 우려가 커지는 대목이다.

이번 주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셀트리온헬스케어(1198억원)였다. 그밖에 씨젠(494억원), 젬백스(195억원), 에코프로비엠(155억원), 서울반도체(123억원), 아난티(112억원), 메지온(88억원), 솔브레인(86억원), 메가스터디교육(76억원), 에스맥(73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대표적인 코로나19 치료제 테마주로 꼽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씨젠, 젬백스 등 3종목의 개인 순매수 규모를 더하면 코스닥시장 전체의 58.2%에 달했다. 지난달 27일 씨젠의 하루 거래금액은 2조4772억원을 기록, 삼성전자(1조9314억원)를 제치고 코스피·코스닥 전 종목 중 거래금액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문제는 개인들이 투자한 테마주들이 매수세 직후 급락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K방역’의 대표주로 떠오른 씨젠은 지난달 30일 사상 최고가인 12만1000원을 기록한 뒤, 31일과 1일 이틀 동안 각각 8.18%, 14.76% 폭락했다.

지난 2일에도 전 거래일 대비 4.44%(4200원) 내린 씨젠의 주가는 9만500원까지 내려 최고가 대비 25.2% 주저앉았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역시 지난달 30일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몰렸지만, 하루 만인 지난 1일 11.93% 폭락했다.

개미들의 주식 열풍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금융당국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지난 2일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우리 기업에 대한 애정과 주식시장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신 투자자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그러나 주식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된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단순히 과거보다 주가가 낮아졌다는 이유만으로 투자에 뛰어드는 ‘묻지마식 투자’, 과도한 대출을 이용한 ‘레버리지 투자’ 등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증권 전문가들도 개미들의 투자가 과열될 경우, 그동안 국내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동학개미운동’도 실패로 돌아갈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종목과 투자 기간이 단기 차익보다는 배당 및 안정적 이익을 꾸준히 추구하는 장기투자 성격이 느껴졌다”면서 “하지만 단기 급등 종목을 찾아 이탈하는 개미들이 늘어날수록 손실 위험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도에 대응한 개인 순매수의 투자 성과는 좋지 않았던 사례가 많다”면서 “일각에서 현재의 개인 순매수세가 꺾여야 증시가 바닥을 다질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하는 것도 바로 그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병훈 기자 kbh6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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