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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정치권 ‘재난소득’ 논쟁…다음 주 ‘비상경제회의’서 결론 낸다

문대통령 “다음 회의서 논의”…검토 속도낼듯
‘필요한 곳부터’ 기류 여전…선별지원에 무게
‘이재명發’ 100% 보편지급 가능성 배제 못해

정의당의 대구·경북 재난기본소득 도입 촉구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제공

‘재난소득’ 지급 문제가 다음 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소득 하위계층 등 ‘필요한 곳’에 우선 지원하는 방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정부 내에서는 여전히 ‘재난기본소득’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해 여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을 중심으로 재난기본소득, 재난지원금 지급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거듭 난색을 표하면서 당·정 사이에서 불협화음이 나오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회의 모두발언에서 “다음 3차 회의에서는 실효성 있는 생계지원방안에 대해 재정 소요를 종합 고려해 신속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고 말했다.

국민들에 대한 현금성 지원 확대 문제에 대해 논의 속도를 높여달라는 주문인 셈이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의 '신속 결론' 지침이 명백하게 나온 만큼 결국 도입 쪽으로 검토가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급 범위나 액수에 대해선 여전히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추후 논의를 더 거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소득을 기준으로 취약계층에 대해 ‘선별적 우선지원’을 하는 방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문 대통령 역시 지난 17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정책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가장 힘든 사람들에게 먼저 힘이 돼야 한다. 취약한 개인과 기업이 이 상황을 견디고 버텨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여전히 국민 100%를 대상으로 현금성 지원을 하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경기도민 1326만명 모두에게 내달 10만원씩을 일괄 지급하겠다”며 재난기본소득 카드를 꺼내 든 것이 변수가 될 수 있으리라는 관측도 있다. 청와대의 주요 의사결정 기준 중 하나인 ‘국민 수용도’를 가늠할 잣대로 경기도의 사례가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재부는 여전히 재난기본소득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2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책의 효과가 제대로 나기 위해서는 타이밍과 속도가 중요하나 어떤 상황에 어떤 순서로 정책을 펼쳐나갈 것인가도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재난수당 등 대규모 긴급부양책 지원 병행이 자칫 엇박자를 낳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는 “일부 국가의 경우 영업장 폐쇄, 강제적 이동제한 등 경제 서든 스톱이 사실상 진행되는 상황에서 한편으로는 대규모 긴급부양책, 재난수당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면서 “일각에서 실제 사용처가 없는 상태에서 돈을 푸는 엇박자 정책이 될 가능성도 지적한다”고 꼬집었다

홍 부총리는 지난 21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도 재난기본소득과 관련 “기본소득은 소득, 자산, 고용과 관계없이 주는 것인데 모두 주는 것은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저는 기본소득이라는 용어를 안 쓴다”고 못박았다.

현재 미래통합당도 ‘기본재난소득’이라는 명칭대신 ‘긴급구호자금’이라는 단어를 활용해 어럽고 힘든 국민에게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정청은 전 국민에게 줄 것인지, 취약계층에게만 줄 것인지를 두고 막판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전국민 지원방안은 사실상 배제하고 있지만 지급대상을 너무 좁혀서도 안된다며 가처분 소득을 기준으로 지원 대상을 어디까지 확대할 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청와대가 절충안을 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정 규모의 고소득층만 제외한 사실상 재난기본소득 방안이 나오지 않겠냐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고소득자를 포함한 국민 모두에게 지원하는 것은 국민 수용도가 낮아 최대한 지원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검토하지 않겠냐”고 예상했다.

한편 ‘현금성 지원’ 도입이 결정될 경우 지급 방식은 곧바로 사용되는 지역화폐 등을 활용, 경기 활성화에 실질적 성과를 가져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재원 마련 대책에 대해선 청와대는 ‘더 논의해봐야 한다’는 입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재원 일부는 지자체의 기금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은 현재 17개 시·도가 보유한 재난관리기금 약 3조8000억원, 재난구호기금 약 1조3000억원 등 지자체 기금의 용도를 확대,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지원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중앙정부의 경우 국채 발행을 통해 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국채 발행을 통한 40조 위기 대응 국민지원을 제안한다”고 공개 언급했다는 점에서 여권이 부담을 덜 수 있으리라는 분석이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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