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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백현 기자
등록 :
2020-03-26 12:13

‘장관 1호 집 처분 선언’ 은성수…결국 못 팔았다

재산목록에 세종시 아파트 그대로 유지
지난해 말 처분 의사 밝혔지만 안 팔려
殷 “무조건 처분할 것” 매매 의지 피력

은성수 금융위원장.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문재인 정부의 현직 장관 중 처음으로 ‘다주택자 탈출’을 선언했던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예상보다 지지부진한 부동산 거래에 속을 태우고 있다. 처분 의사를 밝혔던 세종시의 아파트가 여전히 재산목록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6일 공개한 고위공무원들의 정기 재산변동사항 신고 내역에 따르면 은성수 위원장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세종 도담동과 서울 잠원동의 84㎡ 아파트 두 채와 자동차 1대, 4억1111만여원의 예금 등의 재산을 신고했다.

배우자와 아들들의 각종 재산을 포함한 은 위원장 가족의 재산총계는 32억188만6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억9729만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것은 은 위원장이 스스로 처분 의사를 밝혔던 아파트였다. 은 위원장은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17일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12월 16일 오후에 세종시 아파트 세입자에게 주택 처분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당시 정부의 장관급 각료 중에서 공개적으로 아파트 처분 의사를 밝힌 것은 은 위원장이 첫 번째였다. 그렇기에 다른 장관들도 공개적인 부동산 처분 의사 릴레이를 펼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다만 조용히 보유하던 주택의 일부를 처분했다. 지난해 서울 대치동의 아파트를 처분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대표적이다.

은 위원장이 보유한 세종시 아파트의 가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00만원이 내려간 2억9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 잠원동에 보유한 아파트는 가액이 1억2800만원 올라가 9억28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재산변동사항 공개 대상인 고위공무원 546명 중 2개 이상의 집을 보유하다가 이를 처분해 다주택자 신분에서 벗어난 사람은 총 27명으로 나타났다.

그중 5명은 세종시 소재 아파트를 처분했다. 장·차관급 각료 중에는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손명수 국토교통부 2차관이 보유 아파트를 처분했다. 김양수 해양수산부 차관과 김채규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도 1주택자가 됐다.

은 위원장의 세종시 아파트가 여전히 재산목록에 남은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분석되고 있다. 가장 설득력 있는 배경은 처분 의사를 밝힌 시점과 재산목록의 작성 시점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팔지 않은 것이 아니라 못 팔았다는 것이 맞다.

은 위원장이 해당 아파트를 팔겠다고 세입자에게 통보한 날짜는 12월 16일이고 실제 부동산 중개업소에 아파트 매매 의사를 밝힌 것은 세입자에 대한 통보 직후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주택 매매 건수가 확연히 줄어든 상황에서 빠른 거래가 이뤄졌을 가능성은 적다. 더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주택시장이 얼어붙었기에 집이 팔렸을 가능성은 더더욱 적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2019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재산목록이 작성됐기 때문에 은 위원장의 세종시 아파트는 그대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관가 안팎 관계자는 설명했다.

정부가 제시한 고위공직자들의 다주택 처분 시점은 오는 6월 중순께까지다.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 후 6개월 정도를 유예시한으로 둔다고 발언한 것이 주택 처분 시점의 배경이다. 따지자면 앞으로 두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은 위원장은 “세종시에는 앞으로 갈 일이 없을 것이며 서울에서 살겠다”고 말하면서 세종시 아파트 처분 의사를 강하게 밝히고 있다. 현재도 세종시 안팎에서는 아파트 매매가 꾸준히 이뤄지는 만큼 가격대가 맞는다면 팔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세종시 소재 아파트를을 팔겠다는 은 위원장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면서 “거래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주택 처분이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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