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셧다운 공포|항공]절체절명 벼랑 끝에…‘생존’ 정말 힘들다

항공여객수 92% 급감…하루 이용객 19만→1만6천명
입국금지 150개국, 중장거리 노선 추가중단 가능성↑
마른수건 짜고 또 짜도…항공사 도미노 파산 나올수도

국내 항공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내몰렸다.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글로벌 경제의 핵심인 미국과 유럽 등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항공사들은 무급휴직과 임금 반납 등 자체적인 비용절감에 돌입했지만, ‘전염병 유탄’을 막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항공산업은 더욱 위태로워지는 분위기다.

◇인천공항 이용객 고작 1만여명…최악의 비상사태 =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3월 둘째주 항공 여객수는 전년 동기 대비 92% 가까이 급감했다.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하루 이용객은 19만명에서 1만6000명까지 줄었다. 개항 이래 최저 실적이다.

중국 우한시를 발원지로 하는 코로나19가 국내로 유입된 것은 1월이다. 항공사들은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하자 한국과 우한을 오가는 하늘길을 닫았다.

전염병 확산 속도는 걷잡을 수 없이 빨랐다. 우한을 넘어 중국 전 노선 운항 중단이 불가피했고 홍콩과 마카오, 동남아 등에도 비행기를 띄울 수 없게 됐다. 이달 들어서는 미국과 유럽행 운항이 크게 줄었다.

통상 항공업은 글로벌 전염병 발생에 따라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업종으로 꼽힌다.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통계자료에 따르면 2월 운항편수와 여객수는 각각 5만8600여편, 705만9400여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42%, 61%씩 위축된 수치다.

저비용항공사(LCC)의 피해가 유독 두드러졌다. 아시아권 등 단거리 위주 노선을 선제적으로 중단한 여파다. 대형항공사(FSC) 국제선 여객이 38% 가량 줄어든 반면, 제주항공 등 LCC 6개사는 57% 감소했다.

◇미국·유럽으로 퍼진 코로나19…‘완전 셧다운’ 오나=코로나19의 글로벌 전파로 경영난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 금지와 제한 조치를 취한 국가·지역은 총 150곳이다. 유엔 회원국 193개국 중 77%가 제한 조치를 취한 셈이다.

현재 국제선 노선 중단·감축 비중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70% 수준이다. LCC는 90%에 달한다. 에어부산과 이스타항공은 국제선 셧다운 상태로, 국내선 1~2개 노선에 의지하고 있다. 에어서울은 전 노선 비운항 중이다.

코로나19는 뒤늦게 미국과 유럽 등으로 번졌고, 중장거리 노선 추가 감축이 예상된다. 국적사들이 운영하는 유럽 전 노선이 특별입국절차 적용 대상 국가에 포함된 점도 악재다.

대한항공은 미국 11개 노선과 유럽 12개 노선에 대해 운휴하거나 감편을 시행 중이다. 최근에는 정상 운항되던 인천~파리 노선을 주7회 운항에서 주3회로 감축하기로 추가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정상 운항되는 미국과 유럽 노선이 없다. 미주 5개 노선 중 인천~호놀룰루 노선의 운항은 잠정 중단된 상태이며 로스앤젤레스(LA)와 뉴욕, 시애틀 등은 감편을 단행했다. 유럽 노선은 파리와 런던, 프랑크푸르트만 축소 운영 중이다.

특별입국절차가 실시되면서 입국하는 모든 사람들이 발열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 자가진단 어플리케이션(앱)으로 2주간 건강상태를 보고하는 등 감염 관리를 받는다. 입국 절차가 복잡해지면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여객 수는 줄게 된다. 그나마 축소 운항하던 노선의 완전 중단되는 전 항공사 국제선 셧다운이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각사 자구책·정부 지원도 역부족…글로벌로 번진 경영난 = 국내 항공사들은 일본 보이콧 운동이 시작된 지난해부터 무급휴직 등으로 비용절감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까지 맞물리면서 ‘마른 수건 짜내기’ 전략도 먹히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희망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객실 승무원과 외국인 조종사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경영진이 일괄 사표를 제출하고, 임금의 30%를 삭감했다. 또 전직원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단행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도 무급휴직과 근로시간 단축, 임원 임금반납 등의 자구책을 펴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직원 월급의 40%만 지급했고, 에어서울은 경영진이 임금 전액을 반납했다. 지난해 11월 첫 취항을 시작한 플라이강원은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정부는 항공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긴급 지원책을 내놨다. 산업은행은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 3개사에 총 400억원의 현금 투입을 마쳤다. 산은은 다른 LCC에 대한 자금지원도 심사를 거쳐 신속히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또 공항 주기료(비행기를 세워두는 데 드는 비용)와 국제선 항행 안전시설 사용료 등 각종 사용료를 면제하거나 감면해 주고, 운항 중단에 따른 운수권과 슬롯을 회수하지 않기로 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자금 부담이 완화될 순 있지만, 영업난을 해소하기는 역부족이라는 반응이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진화되더라도, 글로벌 확산에 따른 대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쉽게 잡히지 않을 경우 전 세계 항공사가 1130억달러(약 134조원)의 매출 손실을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외 항공사들은 자국에 자금 지원을 요청하거나, 운항 감편과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국적사인 알리탈리아를 완전 국영화시키기로 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파산한 항공사가 속출할 만큼 글로벌 항공업계가 비상사태”라며 “국내 항공사들 역시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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