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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맨’ 박근희 CJ서 입지 좁아진 까닭은

‘삼성맨’ 박근희 CJ서 입지 좁아진 까닭은

등록 2020.03.11 16:38

수정 2020.03.11 21:38

이지영

  기자

삼성과 관계 개선 위한 ‘키맨’으로 2인자 자리 올랐으나돌발 변수 등장 승계작업 차질 불가피한 선택회사측 “핵심 계열사 CJ대한통운 경영에 전념하게 될 것”

‘삼성맨’ 박근희 CJ서 입지 좁아진 까닭은 기사의 사진

지난해 CJ지주의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그룹의 중추적 역할을 도맡았던 박근희 부회장이 1년 만에 사임, 계열사로 이동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현 회장은 2년 전 40년간 삼성맨으로 근무한 박 부회장을 그룹의 핵심 계열사 CJ대한통운 부회장으로 영입하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이전까지 CJ그룹과 삼성그룹은 고(故) 이병철 회장의 유산을 놓고 전쟁을 치른 이후 관계를 개선하지 못한 채 앙숙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병상에 있는 아버지 대신 삼성을 이끌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은 이 회장과 수 차례 만남을 이어가며 그간 CJ와의 불편한 관계를 해소하는데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회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뜻에 화답했다. 지방대학 출신 사원으로 입사해 부회장 자리까지 오른 ‘삼성맨 신화’의 상징이었던 박 부회장을 전격 영입하며 본격적인 화해 분위기를 조성했다. 한마디로 박 부회장에게 CJ와 삼성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며 묵은 감정을 털어내고 두 수장을 이어주는 ‘키맨’ 역할을 맡겼던 것.

박 부회장을 영입한 이 회장은 회사 경영 자문과 함께 그룹 대외활동 전반을 맡겼다. 이후 1년이 지나 이 회장은 박 부회장의 입지를 더욱 넓혀주었다. 박 부회장을 지주 대표이사로 임명하고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박 부회장은 명실상부 그룹 2인자가 된 것이다.

그러나 ‘넘버2’ 역할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이 회장은 지주사로 불러들인지 불과 1년만에 박 부회장을 다시 계열사로 이동시켰다.

박 부회장은 오는 30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등기임원에서 사임하고 손경식 회장, 김홍기 총괄부사장과 함께 맡고 있던 CJ주식회사 대표이사 자리에서도 물러날 예정이다. 오는 2022년 3월까지 임기가 2년이나 남아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레 내린 결정이라 회사 안팎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CJ에 불어 닥친 사태로 인해 지주사가 계획하고 있던 사안에 차질이 생겨 박 부회장을 핵심 계열사로 이동시킬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고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이 당초 삼성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박 부회장을 영입했지만 생각치 못한 변수들이 생기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긴것 같다”며 “돌발 사건으로 승계에 브레이크가 걸리자, 이를 우선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그룹의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지주에서 여러 명의 인사를 새로 영입하며 승계 작업을 다시 이어갈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삼성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이미 두 총수의 관계가 상당히 진척돼 직접 소통도 가능하다고 판단, 지주엔 승계 작업을 완성할 수 있는 인물로 배치를 하고, 박 부회장에겐 핵심 계열사 경영을 맡기기로 결정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르게 보는 시각도 있다. 박 부회장이 생각했던 것 만큼 만족스런 성과를 못 내자 이 회장이 입지를 의도적으로 좁혔다는 해석이다.

재계 또 다른 관계자는 “이 회장이 지난해 장남 사건을 겪으면서 2인자 자리에 앉힌 박 부회장의 성과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해 내부 인력들을 소폭 조정하며 사태 수습에 매진시킨 것으로 안다”면서 “박 부회장의 능력은 인정하지만, 돌발 변수로 인해 차질이 생긴 승계작업을 수습하기엔 역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박 부회장이 삼성에서 데려온 인사도 지주에서 CJ대한통운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승계 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룹측은 경영전략 차원의 인사일 뿐 다른 의도를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며 그룹 핵심 계열사로 부상한 CJ대한통운을 더 키우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
그룹의 한 관계자는 “박 부회장이 자리를 옮긴 건 지난해부터 그룹 차원에서 진행된 계열사 책임경영 강화의 일환”이라며 “박 부회장은 자신이 대표로 있는 CJ대한통운 경영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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