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도, 에어부산도…경영진 안바꾼다

에어부산, 이사회서 한태근 사장 연임안 상정
항공·IDT, 사외이사 임기만료 따른 충원만 진행
당초 ‘금호가 인맥’경영진 대거교체 가능성 제기
항공업 최악 상황 대외 리스크 감안, 안정에 초점

그래픽=박혜수 기자

HDC현대산업개발로 인수를 앞둔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들이 당분간 기존 경영진 체제를 유지한다. 항공산업이 코로나19 여파로 최악의 상황에 처해지면서 수장 교체에 따른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은 이날 오후 5시 이사회를 열고 올해 정기 주주총회 개최 일시와 상정 안건 등을 확정한다.

관심이 집중된 사안은 한태근 대표이사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다. 2014년부터 에어부산을 이끌어 온 한 사장의 임기는 오는 28일 만료된다. 이사회는 이번 주총에서 한 사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을 올리기로 했다.

당초 시장 안팎에서는 HDC현산이 인수 절차를 진행 중인 만큼, ‘금호 색깔’ 지우기 작업 일환으로 한 사장이 퇴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아시아나항공 출신인 한 사장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하지만 항공업황은 지난해 일본 보이콧 운동 여파로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올 초 불거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에어부산을 비롯한 국내 항공사들은 무급휴직과 임금 반납 등 자발적인 비용절감에 나섰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한 사장의 재선임은 대외적 리스크가 속출하는 상황에서의 경영진 교체가 영업환경을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경영환경 안정화가 이뤄질 때까지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아시아나항공과 아시아나IDT 역시 경영진 교체는 시도하지 않는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27일 열리는 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된 정창영 사외이사 후임으로 최영한 후보의 신규 선임안을 다룬다.

최 후보는 아스항공 대표이사 사장을 맡은 경력이 있는 항공업 전문가지만, 아시아나항공 관리부사장과 안전부사장을 지낸 바 있다. 오는 2022년까지 임기가 남은 한창수 대표이사 사장과 박해춘·유병률 사외이사를 대신하거나 추가 영입되는 인사는 없다.

아시아나IDT도 27일 주총을 열고 이훈규·임경택·이경희 등 기존 사외이사 3인의 재선임 안건을 다룬다. 사내이사 신규 선임 안건은 다뤄지지 않는다. 박 전 회장 장남인 박세창 대표이사 사장은 사내이사 임기가 2021년까지로 아직 남은 상태다.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통매각 대상인 자회사 6개사 대부분이 기존 경영 체제를 유지하는 셈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6조9710억원, 영업손실 482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한 데 이어, 창사 이래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에어부산은 영업손실 505억원으로 적자전환했고, 아시아나IDT는 영업이익 114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줄었다. IT 서비스 회사인 아시아나IDT는 전체 매출의 70% 가량이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실적 하락에 따른 여파를 받을 수밖에 없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업황이 사상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경영진의 대대적 교체가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 출신이 아니면서 항공업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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