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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앞둔 금융지주 경영진, ‘자사주 쇼핑’ 나선 사연

주총 앞둔 금융지주 경영진, ‘자사주 쇼핑’ 나선 사연

등록 2020.03.11 07:42

정백현

  기자

2월 이후 잇달아 CEO 등 자사주 매입 나서책임경영 의지 강화 피력 위한 움직임 해석주가 하락에 성난 주주 달래기 전략 해석도안팎 악재 속에 실제 주가부양 성과는 미약

국내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이 이달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주가 방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회사 경영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고 회사의 한 해 경영 계획을 주주에게 보고하기에 앞서 주주들이 제기할 주가 관련 비판을 미리 잠재우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에 본점을 둔 4대 금융지주의 회장과 경영진은 물론 각 지방에 연고를 둔 지방금융지주 회장과 경영진도 최근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회사 주가 부양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4대 금융지주 회장 중에서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행보가 돋보인다. 김정태 회장은 지난 2월 5일 회사 보통주 2000주를 매입했고 손태승 회장은 1월 6일 5000주를 매입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6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총 5400주를 매입한 바 있고 손 회장은 우리금융지주의 상장 이후 지난해에만 다섯 차례에 걸쳐 5000주씩 총 2만5000주를 꾸준히 사들인 바 있다.

3위 경쟁을 벌이는 두 회사의 CEO들과 달리 선두권을 형성한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내심 여유로운 모습이다.

주총 앞둔 금융지주 경영진, ‘자사주 쇼핑’ 나선 사연 기사의 사진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3월 6일 1000주를 매입한 이후 현재까지 이렇다 할 자사주 매입 행보에 나서지 않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지분 매입은 약 2년 전인 2018년 3월 28일 2171주를 사들인 후 현재까지 침묵하고 있다.

지방금융지주 회장들도 자사주 매입에 꾸준히 나서고 있다. 올 2월 연임을 확정지은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4월 주식 1만주를 사들인 후 11개월 만인 지난 6일 2만1800주를 사들였다.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도 지난 2월 6일 5000주를 사들인데 이어 지난 4일에는 1만주를 매입하는 등 한 달여간 1만5000주의 회사 주식을 샀다. 지난해 새로 취임한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6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총 4만500주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다른 경영진들도 자사주 매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김성현 KB증권 사장과 김기환 KB금융지주 부사장은 각각 지난 2월 28일과 4일에 5000주와 1000주의 KB금융 주식을 샀다.

또 우리금융지주의 새로운 사내이사로 추천된 이원덕 부사장은 지난 3일 보통주 2000주를 사들였고 우리금융지주의 자산관리(WM)사업을 전담하는 신명혁 부사장은 이보다 앞선 지난 2월 27일 2000주를 샀다.

아울러 BNK금융지주는 명형국 부사장과 박훈기 부사장이 지난 6일 나란히 3000주씩 매입했고 DGB금융지주는 오성호 전략총괄 상무와 김영석 재무총괄 상무가 지난 6일과 10일 각각 6030주와 2000주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이처럼 금융지주 고위 경영진이 최근 자사주를 잇달아 사들이는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풀이할 수 있다. 우선 회사 경영의 책임을 강화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는 의지의 증거라는 것이 첫 번째 배경이다. 대부분 밝히는 자사주 매입의 표면적 이유가 여기에 속한다.

또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주가 하락으로 마음이 불편해진 상황에서 주총장에 찾아올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최근 각 금융지주 등 은행주의 주가는 줄줄이 떨어지는 추세다. 특히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병 이후 은행주의 시가총액이 무려 10조원 이상 증발하는 등 은행주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실제로 10일 거래를 마친 각 금융지주의 주가를 살펴보면 소폭의 오름세를 기록한 신한금융지주와 보합세를 나타낸 KB금융지주를 빼면 전부 하락했다. 특히 현재의 주가 지점이 최근 3년간 주가 추이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최근의 주가 폭락은 코로나19 사태라는 외부 요인이 영향을 미쳤지만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주가 추이를 보면 경영진의 거듭된 주가 부양 노력에도 실제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에는 실패했다. 이는 계속 된 저금리 상황과 각종 금융 사고 등 악재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회사 경영진이 손수 나서 주식을 사들이면서 주가 부양에 대한 노력과 책임경영 의지를 강화하는 모습을 주주들에게 적극 보여주고 한편으로는 경영 현안에 대한 지지를 얻겠다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주가를 방어하는 최선의 대안은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이 유일하다”며 “주총 이후에도 경영진의 책임 의지 강화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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