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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달러도 붕괴될까?···역오일 쇼크에 ‘덜덜’

20달러도 붕괴될까?···역오일 쇼크에 ‘덜덜’

등록 2020.03.10 15:37

고병훈

  기자

감산합의 실패에 폭락···‘유가 전쟁’ 조짐1991년 걸프전 이후 최대 낙폭 기록해전문가들 “배럴당 20달러선까지 하락”

20달러도 붕괴될까?···역오일 쇼크에 ‘덜덜’ 기사의 사진

코로나19 공포가 국제유가마저 휩쓸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요 감소에 이어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힘겨루기까지 겹치면서 9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30% 가까이 폭락했다.

연초와 비교했을 때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의 낙폭은 50%를 웃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유가 하락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으며, 배럴당 20달러를 하회하는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4.6%(10.15달러) 떨어진 31.13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30달러대에 겨우 턱걸이했다. 하루 낙폭 기준으로는 걸프전 당시인 1991년 이후 최대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10.91달러(24.1%) 내린 34.46달러에 마감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장중 한때 전장보다 32.8% 폭락한 배럴당 27.75달러를 기록해 30달러대가 붕괴되기도 했다. 브렌트유 역시 장중 30% 이상 급락한 31.02달러까지 내렸다.

지난 1월 6일 종가 기준 배럴당 63.27달러에 거래되던 WTI 가격은 무려 50.8% 폭락했다. 같은 기간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68.91달러에서 정확히 반토막났다.

이번 유가 급락은 산유국들이 코로나19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논의해온 감산 논의가 틀어지면서 나왔다. 지난 6일 OPEC과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원유 수요가 감소하자 추가 감산을 논의했지만 러시아의 반대로 합의하지 못했다.

석유수출국기구를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협상이 결렬되자 4월 원유 공식 판매가격을 낮추고, 증산을 발표하자 시장 충격은 더욱 커졌다. 이번 감산 합의 실패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원유 가격 전쟁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의 석유 가격 전쟁이 명백히 시작됐다”면서 2분기와 3분기 브렌트유 가격 전망을 배럴당 30달러로 낮췄으며 최저 20달러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투자전략업체 드래고맨벤처스의 알리 케더리도 자신의 트위터에 “올해 유가가 20달러선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레잇 힐 캐피털’의 토머스 헤이스 회장은 “러시아가 조만간 협상테이블에 나서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을 걱정하고 있고, 신용스프레드(국채와 회사채 간 금리차) 확대는 신용 경색 및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가는 여러 국가의 경제와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단순히 석유시장의 문제로만 끝나지 않는다. 유가가 급락하면 석유산업 의존도가 높은 이라크, 나이지리아 등 국가 경제가 흔들리고 화석연료 단가가 내려가면서 친환경 재생 에너지 산업이 외면받는 결과도 초래된다.

일각에서는 수익성이 높지 않았던 미국 셰일 기업이 유가 하락의 충격으로 도산 사태를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지난 2015년 국제유가 하락기와 달리 이번 유가 급락은 코로나19 사태로 원유 수요 자체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인 만큼 셰일 업체들의 불안감은 더 크다.

시장분석업체 바이털날리지의 창업자 애덤 크리사풀리 등 일부 전문가는 “코로나19보다 원유가 증시에 더 큰 문제로 떠오른 상황”이라며 “브렌트유 가격이 계속 바닥을 뚫고 들어가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반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 역시 당분간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선에 거래될 것이며, 최대 20달러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달러 밑으로 내려가는 시기는 사우디와 러시아간 재협상 여부에 따라 결정될 만큼 사태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매크로 여건을 고려할 때, 사우디의 증산 행보는 러시아를 다시 협상테이블에 앉히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우려가 상존하는 가운데 OPEC의 감산도 종료되며 유가 하단 지지 요인이 소멸됐다”며 상반기 중 WTI는 배럴당 25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도 “당장 합의가 나올 수 없고, OPEC 정례회의는 오는 6월에나 열린다”면서 “지난 2016년 유가 급락 경험으로 실제 합의가 나오기 전까지 시장이 의심을 거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우디가 일일 1200만배럴 생산에 복귀하면 유가는 20달러를 하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사우디가 증산을 시사한 만큼 다른 OPEC 산유국들도 각자도생의 길을 모색할 것”이라며 “3대 주요 원유전망 기관들이 하향조정했던 원유수요 전망치도 발표 시기상, 코로나19의 팬데믹 우려를 반영하지 않아 글로벌 원유수요의 낙폭 또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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