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인 기자
등록 :
2020-03-09 18:59

수정 :
2020-03-10 07:40

공항 진출 성공한 현대百 면세점…정지선 ‘뚝심’ 성과

2015년 시내면세점 획득 실패에도 지속 도전
2018년 말 무역센터점·올초 동대문점 오픈
인천공항 패션·잡화 구역 신규 사업자 선정
모기업 전폭 지원으로 임대료 경쟁서 승리

사진=박혜수 기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중인 면세점 사업이 처음으로 인천국제공항에 진출하며 업계 ‘빅3’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9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DF7(패션·잡화) 구역 우선협상대상자에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선정됐다.

이 구역은 현대백화점 외에 롯데·신라·신세계 등 업계 ‘빅3’까지 4개 대기업 사업자가 모두 입찰에 참여해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이번에 선정된 우선협상대상자는 인천공항공사와 계약한 후 관세청으로부터 특허 심사 승인을 받아 최종 운영사업자로 확정되기 때문에 사실상 사업자로 선정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하면, 기존 운영중인 서울 시내 면세점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면세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현대백화점은 면세업계 후발주자다. 2015년 15년만에 벌어진 대기업간의 ‘1차 면세점 대전’에 참여했다가 7개 기업 중 ‘꼴찌’를 했고, 백화점 경쟁사인 신세계가 그해 말 신규 특허를 획득, 면세점 시장에 진출하면서 현대백화점은 ‘유통업계 빅3’ 중 유일하게 면세업을 하지 않는 회사가 됐다.

현대백화점은 면세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문을 두드렸다. 결국 기존 사업계획서를 대폭 수정하는 등 절치부심 끝에 2016년 신규 면세점 특허를 따내는 데 성공, 2018년 말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점에 첫 번째 면세점을 오픈했다. 뒤이어 약 1년만인 지난해 말에는 서울 시내 대기업 신규 면세점 특허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두 번째 사업권을 획득하고 지난달 동대문 두타몰에 두 번째 시내면세점을 열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리스크 등으로 면세시장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서도 계속 몸집을 빠르게 부풀린 것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이번 인천공항 입찰에서 기존 사업자인 신세계, 그리고 업계 1, 2위인 롯데, 신라까지 제치며 공항 면세점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모기업 현대백화점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현대백화점면세점에 운영자금 2000억원을 지원했는데, 현대백화점이 높은 임대료를 써내 사업권을 획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백화점이 인천공항 면세점에 진출하게 되면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 ‘빅3’와 어깨를 견줄 수 있게 됐다.

면세점은 몸집을 키워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바잉 파워를 늘려야 수익성을 키울 수 있는 대표적인 사업으로,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서는 매장을 여러 개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인천공항은 2018년 기준 국제여객 6768만명으로 5위를 차지한 세계적 수준의 공항으로, 지난해에는 국제여객수가 7000만명을 넘어섰다.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2조6000억원으로 전 세계 1위다. 현대백화점이 인천공항 면세점 입점에 성공하면서 국제여객에 대한 홍보 효과와 함께, 광고 효과가 높은 공항 면세점 입점을 원하는 브랜드들에 대한 바잉 파워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올해 동대문점에서 7000억원, 무역센터점에서 9000억원 등 총 1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3년 내 2조원 대까지 키운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을 획득한 만큼 매출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번 입찰에서 유찰된 DF2(화장품·향수), DF6(패션·잡화) 등 2개 사업권에 대해서는 다시 공고할 예정인데, 현대백화점이 면세점 ‘핵심 부문’이나 다름없는 화장품·향수 구역에도 도전할지 관심이 모인다.

정혜인 기자 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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