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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정 기자
등록 :
2020-02-24 15:31

수정 :
2020-02-24 15:39

[뉴스분석]조원태 확실한 우군 델타항공, 한진칼 추가매입 의미

델타, 주주명부 폐쇄에도 한진칼 1.79% 확보
3자 동맹, 지분매입 지속…델타 맞불작전 추정

뉴스웨이 DB.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1.79%를 추가로 사들이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확실한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분위기다.

델타항공이 새로 취득한 지분은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 시장에서는 반(反)조원태 세력과의 장기전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라고 해석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델타항공은 지난 20일과 21일 두 차례에 걸쳐 한진칼 보통주 59만1704주를 매수, 지분율을 11%로 늘렸다. 취득 단가는 각각 5만1148원과 5만1167원으로, 상당히 고가에 사들였다. 총 투입자금은 약 303억원으로 계산된다.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매입 계획을 밝힌 것은 지난 6월이다. 당시 델타항공은 대한항공과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위해 10%의 지분을 보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아닌 한진칼 지분을 모았다는 점에서 진짜 의도를 놓고 여러가지 추측이 제기됐다.

강성부 KCGI 대표 역시 이 같은 점을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 등 3자 주주연합을 대표해 기자간단회를 열고 “현 경영진은 델타항공이 들어오고 나서 기고만장해 졌다”고 말했다.

또 “델타항공이 대한항공과의 시너지를 위해 지분을 매입했다면 대한항공 주식을 사야하는데, 한진칼 주식을 산 점에서 경영권 분쟁 이슈와 관련이 있다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는 델타항공이 조 전 부사장 연합군 편이 아니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발언이다.

더욱이 조 회장은 2018년 말 직접 미국을 방문해 델타항공의 지분 매입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 최측근인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최근 델타항공 본사가 있는 미국 애틀란타로 출장을 가 지분 추가 확보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을 보더라도, 조 회장의 ‘백기사’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델타항공은 지분을 매입한 목적으로 여전히 ‘단순투자’를 꼽고 있다. ▲임원 선임·해임 또는 직무 정지 ▲이사회 등 회사 기관과 관련된 정관 변경 ▲회사 자본금의 변경 ▲배당 결정 등 총 10가지 사안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지만, 의결권은 있다.

델타항공이 새로 사들인 지분은 3월 열리는 주총에서 유효표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미 지난해 12월 주주명부가 폐쇄됐기 때문이다. 의결권 기준 지분율은 조 회장 측이 33.45%, 조 전 부사장 측이 31.98%다.

델타항공이 주식을 또 사들인 배경을 두고 조 회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조 전 부사장 연합군이 주주명부 폐쇄 이후에도 지분을 불리며 위협을 가하는 데 대한 반격이라는 설명이다.

양 측이 꾸준히 지분을 늘리는 이유가 3월 주총 이후 벌어질 임시 주총, 나아가 내년 주총을 위한 포석으로 파악된다. 3자 동맹은 20일 반도건설의 한진칼 지분(5.02%) 매입으로 총 37.08%를 보유하게 됐다. 조 회장 측은 35.45%로 추정된다.

3월 주총에서는 조 회장 측이 1.47%포인트 앞서지만, 임시 주총이 열린다는 가정 하에는 조 전 부사장 측이 2.63%포인트 우세하다. 하지만 양 측의 세력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지분 싸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을 주축으로 하는 3자 주주연합은 조 회장의 경영퇴진과 전문경영인 제도 도입을 주장한다. 이사 자격을 제한하는 정관 변경을 요청하고 언론 대상 간담회를 여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대내외에서 공감을 받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한진그룹 3개 노조는 조 회장 체제를 지지하고 나섰다. 특히 주주연합이 추천한 전문경영인 후보가 자진 사퇴하면서 이들의 명분은 약화되고 있다. 이사 자격 제한 역시 조 전 부사장과는 무관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꼼수 논란이 불거졌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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