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편지 전달 “1년 동안 너무 행복했어요...추억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전남국제교육원은 지난해 3월부터 오는 2월 말까지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쿠바 거주 한인 독립운동 후손 학생 두 명을 교육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쿠바 이름이 멜리사, 아리아네인 두 학생은 110여 년 전 일제 강점기에 멕시코와 쿠바로 이민을 떠나 고된 노동과 힘든 생활 속에서도 광주학생독립운동을 지지하고 후원금을 모금해 전달했던 독립유공자의 4대, 5대 손이다.
국제교육원은 이 학생들이 머무른 지난 1년 동안 할아버지 나라에 대해 배우고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쿠바에 돌아가 안정적인 취업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을 제공했다.
이 학생들은 전남미용고등학교에서 미용 관련 전문적 직업교육과 학교교육과정을 통해 헤어와 네일아트 분야 미용기술을 습득했다. 또 한국어와 한국문화이해 교육, 제주, 경주, 군산, 전주, 부산 등 다양한 문화 유적지 탐방하며, 할아버지 나라인 한국의 언어, 문화, 역사에 대해 배우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여수여자고등학교에서는 동아리 활동과 방과후 활동 등 학교생활을 체험하고 여수여고 학생과 매칭해 홈스테이를 하며 한국문화와 모국어를 배웠다. 여수여고 학생들은 독립유공자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표시로 이 학생들을 위해 교복을 맞춰주었다. 또 학교 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배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홈스테이 가정의 부모들은 지역 문화와 역사 탐방을 시켜주는 등 친 자식처럼 보살폈다.
그 결과 두 학생은 한국어능력시험에 응시해 4급과 2급 자격을 획득했다. 또 미용기술훈련으로 쿠바로 돌아가 취업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상당한 수준의 헤어·네일아트 분야 미용기술을 습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 년간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이달 말 쿠바로 돌아갈 예정인 두 학생은 지난 18일 도교육청을 방문, 장석웅 교육감에게 그동안의 지원에 대해 감사의 인사와 함께 1년 동안 익힌 한국어로 손 편지를 써서 전달했다.
이 편지에는 “할아버지의 나라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한국 역사와 한국문화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 며 “쿠바에 돌아갈 때는 한국에서 행복했던 기억들을 가지고 갈 것 같다”고 썼다.
또 학생들은 장 교육감에게 “할아버지의 나라에 와서 많은 것을 배웠고 주위 사람들의 따뜻한 정을 느꼈다”며 “앞으로 한국에 다시 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고, 쿠바에 한국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석웅 교육감은 “할아버지의 나라라고는 하지만 모든 게 낯설었을 지난 1년 동안 잘 참고 이겨 내준 학생들이 자랑스럽다” 면서 “쿠바에 돌아가서도 한국인의 후손임을 잊지 말고, 이곳에서 배운 것들을 소중하게 간직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노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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