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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도 2등도’ 태양광 국내생산 접는다···韓 떠나 어디로?

‘1등도 2등도’ 태양광 국내생산 접는다···韓 떠나 어디로?

등록 2020.02.12 15:26

수정 2020.02.12 15:49

이세정

  기자

업황 부진·중국산 저가 공세에 발목국내 전기료·인건비 높아 원가경쟁력 없어OCI, 국내선 반도체용·말레이시아선 태양광용 생산한화솔루션, 국내철수 검토 중···해외공장 설립 유력

‘1등도 2등도’ 태양광 국내생산 접는다···韓 떠나 어디로? 기사의 사진

‘태양광 산업의 쌀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와 한화솔루션(옛 한화케미칼)이 업황 부진, 중국산 저가 공세 등 겹악재에 무릎을 꿇었다.

OCI는 경쟁력을 상실한 국내 공장의 생산을 중단키로 했다. 대신 말레이시아 사업장에서 기존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을 유지한다. 한화솔루션 역시 국내 사업 철수를 놓고 고심 중이다. 하지만 기존 생산량을 대체할 해외공장이 없어 대안 찾기가 쉽지 않은 모습이다.

12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OCI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오는 20일부터 군산공장의 가동을 전면 중단키로 결정했다. OCI는 국내 1위·글로벌 2위의 폴리실리콘 제조사다.

연간 5만2000톤을 생산할 수 있는 군산공장은 총 3곳의 생산라인으로 운영된다. OCI는 우선 1공장을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설비로 전환한 뒤 2분기(5월)께 생산을 재개하기로 했다. 2, 3공장의 생산재개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시 말해 국내 공장에서는 더이상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지 않고, 고부가가치 소재인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에만 집중하겠다는 얘기다.

국내 2위의 한화솔루션도 폴리실리콘 사업의 철수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화솔루션은 전남 여수공장에서 연간 1만5000톤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외부적 요인 등이 맞물리면서 공장 가동률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태양광 산업은 ‘폴리실리콘(원료 가공)→잉곳(원기둥)→웨이퍼(원판)→셀(태양광 발전판)→모듈→발전소 개발’ 순으로 이어진다. OCI와 한화솔루션은 태양전지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원재료를 생산하는 것이다.

국내 폴리실리콘 산업은 2008년 OCI가 최초로 양산을 시작하면서부터 성장하기 시작했다. 한화솔루션은 2014년부터 폴리실리콘을 생산한 후발업체다. 이 시장은 한 때 블루오션으로 인식됐지만, 2012년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진입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당시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태양광을 적극 육성하기 위해 자국 업체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태양광 시장 환경은 더욱 좋지 않았다. 2018년 하반기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축소하자 태양광 시장이 위축됐고 폴리실리콘 가격은 급락했다. OCI는 지난해 업황 침체로 전략 거래처가 대거 청산하면서 조단위의 장기공급계약을 해지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경쟁사들이 신규 증설로 물량을 쏟아내면서 시장 경쟁은 심화됐다. 2010년 ㎏당 400달러대에 머물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2018년 1월 ㎏당 17달러로 떨어졌고, 2월 현재는 7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중국 시장으로의 수요 집중과 보호무역 기조 강화도 악영향을 끼쳤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국내 업체들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는데, OCI와 한화솔루션은 향후 5년간 중국으로 폴리실리콘을 수출할 때 각각 4.4%, 8.9%의 관세를 내야 한다.

중국 대비 비싼 전기세와 인건비도 국내사업을 정리하게 한 이유다. 중국 업체들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전기요금 지원을 받고 있다. 폴리실리콘 제조원가에서 전기세는 약 40%를 차지한다. 국내와 비교할 때 7분의 1 수준이다. 국내 기업보다 고정비 부담이 적은 만큼, 파격적인 가격 공격을 전개할 수 있는 것이다.

OCI는 국내 생산에서 손을 떼지만, 말레이시아 사업장인 OCIMSB에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지속 생산한다. 말레이시아 공장 생산능력은 연간 2만7000톤 가량이다. 말레이시아 전기료는 한국의 3분의1 수준으로,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OCI는 올해 고정비 절감 등으로 제조 원가를 약 16%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설비 운전조건 최적화를 통해 생산량은 10% 가량 늘려 중국 업체들의 공격을 방어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국내 생산 중단에 따른 대안이 많지 않다. 여수공장을 제외한 다른 공장에서는 폴리실리콘을 전혀 생산하지 않는다. 원가경쟁력을 갖춘 동남아 등 지역에 공장을 새로 만들거나, 사업 완전 철수 이후 외부에서 원재료를 확보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한화솔루션은 폴리실리콘부터 셀과 모듈, 발전소까지 수직계열화 체제를 갖추고 있다. 폴리실리콘 제품을 계열사에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식의 원가절감을 하고 있다.

더욱이 태양광 부문 실적이 흑자전환하는 등 본격적으로 성장궤도를 올라탄 만큼, 핵심 소재를 밖에서 조달받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태양광 부문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 4조2977억원으로 전년 매출을 넘어섰고, 영업이익은 1472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유력한 방안은 해외 공장 설립이다. 한화솔루션은 폴리실리콘 생산을 결정한 2010년대 초반부터 해외 공장 진출을 계획해 왔다. 국내에서 폴리실리콘 공정 노하우를 익히고 전기료가 싼 곳에 공장을 세워 주력 투자처로 키우겠다는 것. 다만 생산설비를 새로 설치해야 하는 만큼, 단기간 내추진하기는 힘들다.

일각에서는 한화솔루션이 폴리실리콘 사업에서 완전 철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미 2018년 유일한 웨이퍼 생산공장(중국)을 폐쇄, 철수한 바 있다. 수익성이 나지 않는 사업을 계속 유지하지 않고, 셀과 모듈 등 경쟁력 있는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여수 폴리실리콘 공장의 가동률을 낮추고 있는 실정이다. 수익성 확보 방안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안을 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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