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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등록 :
2020-02-18 07:47

수정 :
2020-02-18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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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의 남자들|삼성] ‘이재용 시대’ 재무·전략통, 정현호·최윤호 사장

오너 기업 총수들은 사람이 재산이다. 누구와 함께 일하고 누구의 도움을 받느냐에 따라 사업 성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마다 총수와 친분이 두터운 경영진이 있고, 총수 일가로부터 전폭적인 신임을 얻는 이들도 있다. 뉴스웨이는 2020년 기획 시리즈로 국내 30대 오너 기업 ‘총수의 남자들’을 찾아봤다. [편집자주]

지난 2017년 11월 재계는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에 주목했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 해체 직후 물러났던 정현호 전 인사지원팀장(사장)이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총괄사장으로 수개월 뒤 돌아왔기 때문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고 난 이후 첫 인사에서 정현호 사장은 실질적인 ‘윗선’으로 올라선, 가장 눈에 띄는 승진자였다. 그의 복귀는 이 부회장의 신뢰가 재차 확인된 장면으로 평가받는다. 미전실을 이끈 사장단은 미전실 해체와 함께 퇴진했으나 정현호 사장만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정현호 사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3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이 부회장과는 1995년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MBA) 시절 인연을 쌓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현호 사장이 실세로 지목된 데는 삼성그룹에서 거쳐 온 직책이 잘 말해준다. 미전실뿐만 아니라 미전실 전신인 삼성비서실,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에서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는 재무 전문가였던 그가 삼성그룹 최고 전략가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배경이 된다.

이건희 회장의 와병, 이 부회장의 실형 등 총수 부재 시기에 정현호 사장의 역할은 막중했다. 전자 계열사 사업 조정 및 전략을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았기 때문. 미전실은 사라졌지만 이름만 바뀌었다는 말들도 그래서 나왔다.

재계에서 정현호 사장이 총수 일가 최측근으로 부각된 시기는 2014년 무렵이다. 미전실 경영진단팀장으로 일하던 그는 2014년 5월 삼성그룹 인사를 총괄하는 미전실 인사지원팀장에 선임됐다. 미전실에서 2개 직책을 거친 임원은 삼성그룹에선 그가 유일했다.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누운 2014년 말엔 인사지원팀장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사장 승진을 놓고선 이재용 부회장의 입김이 상당부분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정현호 사장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과 맞물려 상당한 조력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에 정통한 관계자는 “정현호 사장은 이재용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 아닌가”라며 “삼성 실세 중에선 젊은 축에 속해 세대교체 대표인물이라 봐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삼성의 2020년 사장단 인사에서 눈길을 끄는 인물은 단연 경영지원실장(최고재무책임자)으로 승진한 최윤호 사장이다. 정현호 사장과 함께 삼성그룹 ‘재무통’으로 꼽히는 그는 이 부회장의 전폭적인 신임을 얻는 인물이다.

1963년생인 그는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부터 삼성전자에서 일했다. 세 살 많은 정현호 사장과는 미전실뿐 아니라 사업지원TF에서 손발을 맞췄다. 미전실에 있을 땐 사장단·임원 인사 등 그룹 내 주요 업무를 관리해 온 ‘전략1팀’을 거쳤다.

최윤호 사장은 삼성전자 경영관리그룹 담당임원, 구주총괄 경영지원팀장을 거쳐 지난 2010~2014년 미전실에서 근무했다. 미전실 해체 이후엔 무선사업부 지원팀장과 사업지원TF 담당임원으로 근무하며 재무 및 경영관리에 전문성이 높다는 내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경영지원실장은 회사 실적을 총괄 관리하는 자리인 만큼, 총수 일가 측근들이 주로 거쳤다. 2010년 이후만 봐도 CFO를 지낸 윤주화, 노희찬, 이상훈 등은 모두 삼성 실세로 불렸던 이들이다. 최윤호 사장은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과 마찬가지로 ‘미전실·재무통’ 출신으로 경영지원실장 자리를 꿰찼다.

삼성전자 CFO는 회사 실적을 총괄하면서도 주요 경영 전략까지 관리하게 된다. 경영지원실장 자리는 최고경영진의 두터운 신뢰와 지원이 없으면 앉을 수 없는 요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에서 CFO를 한다는 것은 다른 기업보다 훨씬 힘 있고 무거운 자리 아니겠냐”고 강조했다.

최윤호 사장의 부담도 적지 않다. 반도체 업황 여파로 지난해 삼성전자 실적이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 그런 만큼 경영지원실장 자리가 더욱 중요해졌고, 이 부회장도 새 CFO의 역할에 내심 기대를 걸 것으로 보인다. 경영지원실장 신규 선임의 대한 삼성전자의 공식 입장은 “안정적인 글로벌 경영관리 업무를 맡는다”는 것이었다.

최윤호 사장은 재무·인수합병(M&A) 전문가 30여명으로 꾸려진 사업지원TF가 출범할 때 부사장이었다. 사업지원TF 담당임원 안중현 부사장과 함께 정현호 TF장을 보좌했다. 하만 인수의 주역이던 안중현 부사장보다 먼저 사장단에 합류하며 삼성전자 ‘차기 리더’가 됐다.

김정훈 기자 le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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