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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배 기자
등록 :
2020-02-04 17:15

수정 :
2020-02-05 10:00

[SWOT분석] 대우 잠재인수 후보로 떠오른 정창선 회장의 현주소는

S=현금성 자산만 1조…엄청난 자금력
W=탈세·일감몰아주기·부실시공 이미지
O=푸르지오 먹고 전국구종합건설그룹
T=자산 10조 돌파 목전...규제 압박 가중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3년 내 유가증권에 상장된 대기업의 M&A(인수합병)를 통해 재계 20위권에 진입할 것이다. 3년 내 4조원 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1조원 이상을 들여 대기업 한 곳을 인수한 뒤, 나머지 3조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해야 기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내가 경험이 없는 제조업보다는 대우 등 해외사업을 많이 하는 대기업을 생각하고 있다.”(지난 1월 21일 기자 간담회서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

이번엔 중흥건설 창업주인 정창선 회장이다. 그가 최근 대형 M&A를 예고하면서 국내 굴지의 대우건설의 잠재적인 인수 희망자로 떠올라서다.

대우건설은 재계 36위, 시공능력평가순위 5위의 대형 건설사. 지난 2018년 김상열 회장이 이끄는 호반건설로의 매각이 무산된 후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 중흥건설 측은 “특정 기업을 정해놓은 것은 아니다”라며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그러나 정 회장이 “제조업 분야는 잘 모르고 경영 노하우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는 점에서 사실상 인수 대상으로 건설업종을 고려 중일 가능성이 높다. 3년 내 매물로 나올 만한 건설사 가운데 해외사업을 많이 하는 대기업은 대우건설 뿐이다.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2018년 대우건설 매각이 불발된 당시 “2~3년 뒤, 몸값을 높여 재매각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정 회장의 미래 청사진과 견줘 봐도 가장 적합하다.

2019년 기준 재계순위에서 대우건설은 36위, 중흥그룹은 그 바로 아래인 37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 회사의 공정자산은 각각 9조6000억원과 9조5000억원이다. 이를 합치면 19조원을 넘어서 대림그룹(공정자산 18조)을 제치고 정 회장의 바람대로 단숨에 재계 18위로 등극하게 된다.

정 회장의 재계 20위권 진입이 현실화하는 셈이다.

뉴스웨이는 대우건설 인수 잠재후보자로 떠오른 정 회장의 현주소 분석을 바탕으로 그와 중흥그룹의 미래행보를 분석해봤다.

◇강점(Strength) =인수 자금 4조 등 현금 동원력 막강

중흥건설의 실탄은 자금력으로 유명한 호반건설에 버금간다. 계열사까지 모두 포함했을 경우 현금성 자산만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룹 기준 자산총액은 9조5200억원으로 재계 37위다. 자본총액은 4조1200억원, 부채총액은 5조4000억원이며, 부채비율은 130%대로 동종업계 평균 170%보다 낮다. 연 매출 5조원대, 순이익 1조원대에 달해 내실을 갖춘 건설사로 통한다.

중흥 S클래스 주택사업을 벌어들인 곳간도 넉넉하다. 2018년 말 연결기준으로 핵심 주력사인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의 자금 여력을 합치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300억원, 유동자산은 3조3000억원에 이른다.

정 회장도 스스로도 현금 동원력을 인정하고 있다.

그는 8000억 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1조 원과 1조 5000억 대로 매입한 평택과 서산 도시개발 사업이 2~3년 내 마무리 된 뒤 본격 분양에 들어가면 3조원의 실탄이 만들어질 것이며 현금자산까지 합하면 4조원대의 대기업 인수자금 마련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약점(Weakness) =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 등 부정적 이미지

중흥건설은 1983년 창사 이래 고속성장을 해왔지만, 이면에는 아킬레스건도 있다.

무엇보다 KDB산업은행이 주인으로 국민혈세가 들어간 대우건설을 인수하려면 자금력 이외에도 대외 그룹 이미지도 무시할 수 없는데 부정적인 변수가 있다는 의미.

정창선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와 중흥건설그룹의 탈세와 비자금 조성 등 불미스런 사건들이 가장 대표적이다.

중흥건설그룹은 지난 2006년까지 10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 조사를 받았다.

정원주 중흥건설 사장은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과 특경가법상 배임,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주식회사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4가지 혐의에다 횡령액 235억원, 배임액 17억원 등 총 252억원을 몰래 빼돌린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또한, 법원의 1·2심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중흥건설의 비자금 조성을 둘러싼 탈세 혐의에 대해 광주지방 국세청이 심층 세무조사를 벌여 300억원대의 세금을 징수하기도 했다.

당시 정창선 회장은 아들인 정원주 사장이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경영 일선에 물러난 사정과 건강 상태 등을 참작해 기소 유예 처분을 받았다.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마찬가지다. 지난 1994년 설립한 중흥건설 계열사인 중흥토건(정원주 사장 지분 100%)은 2012년에야 첫 외부감사보고서를 공시했는데 당시 매출 1573억원 중 내부거래로 인한 매출이 1477억원(93.9%)이었다.

전체 매출액에서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3년 98.4% ▲2014년 98.7% ▲2015년 85.4% ▲2016년 73.6% 등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LH 등 공공택지를 따내기 위한 다수 페이퍼 컨퍼니와 부실시공 의혹 등 역시 정 회장이 해결해야하는 숙제다.

대우건설 임직원들의 반발 가능성도 리스크가 될 수 있다.

국내 건설업계 사관학교라 불릴 정도로 업계를 호령했던 대우건설 임직원들이 국내 굴지의 그룹사가 아닌 호남의 중견건설사 꼬리표가 붙은 중흥건설을 반갑게 품어줄지 미지수다.

실제 2018년 역시 광주 기반의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을 당시에도 대우건설 노동조합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내부 반발이 적지 않았던 사례도 있다.

◇기회(Opportunity) =단숨에 재계 10위권 반열...해외사업은 덤

반대로 정 회장에게 대우건설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그의 말대로 대형 M&A를 통해 재계 20위권으로 껑충 뛰어오르려면 더더욱 그러하다.

중흥건설은 지난해 기준 자산규모 9조5000억원으로 재계 순위 37위에 올라있다.

대우건설은 자산규모 9조6000억원으로 중흥건설보다 1단계 높은 36위다.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을 품는다면 자산규모가 19조를 넘어선다. 지난해 기준 재계순위 20위인 에쓰오일의 자산규모(16조원)를 넘어서는 것이다.

그가 주택·토목사업과 해외사업을 보유한 대우건설을 인수한다면 그룹 외형을 단번에 키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국구 단위의 종합건설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다.

대우건설의 브랜드 파워도 정 회장이 탐낼만 하다.

중흥건설은 ‘S-클래스’ 브랜드를 통해 호남 세종시 등지에서 주택사업을 확장하며 사세를 키웠지만, ‘지방 건설사’라는 인식 탓에 대형건설사 대비 브랜드 파워는 떨어진다는 시각이 있다.

반면 대우건설의 ‘푸르지오’는 지난해 부동산114가 조사한 ‘2019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에서 4위에 오를 만큼 브랜드 파워를 지녔다는 평가다.

◇위협(Threat) = 공정위 등 정부 압박 확대

정 회장 에겐 또다른 리스크가 있다.

헤럴드 그룹 등 대형 M&A건으로 몸집이 불면서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의 규제가 강화할 수 있어서다.

공정위에 따르면 정 회장이 이끄는 중흥그룹과 그의 막내아들인 정원철 사장이 소유한 시티건설 계열의 2018년말 자산총계는 10조원에 육박해 당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에 포함될 뻔했다.

정 회장의 발언대로 잠재적인 후보자인 대우건설을 포함해 추가적인 M&A가 이뤄진다면 이미 그룹 자산이 10조원에 육박하는 중흥그룹은 상호출자제한기업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에는 공시 및 신고 의무가 부여되고 일감 몰아주기(총수 사익편취)가 금지되지만, 10조 원 이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포함되면 상호출자금지, 순환출자금지, 채무보증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의 제재가 추가로 적용된다.

그럼에도 정 회장은 향후 공격적인 M&A로 재계 상위권으로 발돋움하는 등 경영행보에 속도를 붙일 공산이 크다. 정부 압박 등 리스크나 변수가 있다는 것을 모를리 없는 그가 이미 대처법 등을 빅 픽쳐 서랍안에 넣어 뒀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흥그룹이 향후 M&A 시장에 활발히 나설 가능성이 농후하다.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해외사업을 영위하는 대우건설 등 대기업을 무사히 인수할 시, 호남 맹주 자리는 물론이고 건설종합그룹을 넘어 재계 반열에 오를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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