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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건설 손에 한진家 운명 달렸다

반도건설 손에 한진家 운명 달렸다

등록 2020.02.04 07:47

수정 2020.02.04 16:39

이세정

  기자

조현아-반도-KCGI ‘反조원태 연합’ 구축조 회장 연임 저지 성공시 지분 공동보유 해지권 회장, KCGI 엑시트 도우려 지분 매입 가능성 최대주주로 경영권 장악···신사업으로 수익 창출

반도건설 손에 한진家 운명 달렸다 기사의 사진

경영권 분쟁 중인 한진그룹의 향방이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에게 달렸다. 권 회장은 우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와 연합군을 형성했다. 이들은 오는 3월 열리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연임을 저지할 계획이다.

재계와 시장에서는 권 회장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추가적인 지분 매입을 예고한 만큼, 엑시트(투자금 회수) 전략을 세워야 하는 KCGI로부터 한진칼 지분을 몽땅 사들일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이 경우 권 회장은 한진칼 최대주주로 경영권을 꿰찰 수 있다.

동생 조 회장의 경영권에 반기를 든 조 전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반도그룹, KCGI와 함께 각각 한진칼 지분을 공동보유하기로 하고, 3자 연대 결성을 공식화했다.

이들은 공동 입장문을 통해 “세 주주는 경영의 일선에 나서지 않고, 전문경영인에 의한 혁신적 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특별관계자 편입은 권 회장(반도그룹 계열사 총 8.28%)과 조 전 부사장(6.49%)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KCGI(17.29%)로 위임권을 넘겨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형식상 절차일 뿐, 세 주주는 지배구조 개선 방안이나 전문경영인 영입 등을 논의하는데 동등한 지위를 갖게 된다.

3자 연대의 일차적인 목표는 주총 표대결 승리다. 이들은 우선 3월23일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조 회장의 연임 반대를 목표로 잡았다. 공동 입장문에서는 “다가오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와 주주제안 등 한진그룹 성장과 발전을 위한 활동에 적극 협력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진그룹의 경영개선을 위한 주주제안에 대해서는 최종 의견을 조율 중이다. 구체적인 윤곽은 늦어도 이달 14일 전에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군이 목표대로 조 회장 경영 퇴진을 성사시킬 경우, 이들의 공동전선은 장기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분 공동보유는 3자 합의 아래 금융감독원 신고만으로 해지할 수 있어 절차상 별다른 제약이 없다. 반면 조 회장 측에 패배하게 되면, 소기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연대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서는 주총 이후 권 회장의 행보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권 회장은 한진칼 지분 보유 목적을 당초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하며 실력 행사 의지를 공공연하게 드러냈다. 또 추가적인 지분 매입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거론되는 방안으로는 권 회장이 KCGI 측 보유 지분을 넘겨받는 것이다. 반도그룹은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갖추고 있다. 2018년 말 기준 반도그룹 지주사인 반도홀딩스의 자산총계는 1조7398억원으로 집계됐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719억원이다. 공사미수금(293억원)과 분양미수금(6420억원) 등 총동원할 수 있는 현금은 1조원대 안팎으로 추산된다.

이날 오후 12시 기준 한진칼 주가는 주당 4만400원이다. 단순 계산으로 반도그룹은 한진칼 지분 2475만주, 약 42% 가량을 매수할 수 있다.

KCGI는 적극적인 경영참여로 주주가치를 높이는 행동주의 사모펀드(PEF)를 표방하고 있지만, 결국은 수익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언젠가는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뜻을 같이하는 권 회장을 적절한 우군으로 판단한 것이다. KCGI가 보유 중인 주식은 1023만1640주로, 현 시세 기준 4134억원 가량이다.

다만 주주명부는 이미 폐쇄됐기 때문에 주식매매가 이뤄지면 올해 주총에서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 업계 안팎의 시선도 의식해야 한다. KCGI는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긍정적인 성과를 도출한 다음에야 주식을 처분할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이 KCGI 보유분을 모두 가져오게 되면, 총 지분율은 25.57%가 된다. 한진그룹 오너가 4명 총합인 24.79%보다 앞서게 되며, 사실상 경영권을 장악하게 된다.

권 회장은 한진칼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항공업을 비롯해 호텔, 레저, 물류, 터미널 등 다양한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정석기업의 부동산 개발업 진출과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공사 수주 등 사업간 시너지로 추가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권 회장간의 관계를 짚어봐야 한다고 말한다. 권 회장은 과거 고(故) 조양호 전 회장과 체육 관련 친분을 쌓아왔고, 이 고문과는 영남권 출신이라는 지역적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권 회장이 한진그룹 지배구조를 오너 중심의 경영체제를 최고경영자(CEO) 중심으로 전환하더라도, 이 고문이나 조 전 부사장의 입지를 보장해 줄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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