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기자
등록 :
2020-01-23 08:37

[팩트체크] 감정원 ‘하락’ 주산연 ‘상승’…올 수도권 집값 전망 다른 이유

지난달 25일 주산연, 2020년 수도권 집값 0.8% 하락
21일 감정원 0.8% 상승 예측…두 기관 ‘정반대’
감정원 12·16대책 등 정부 정책, 주산연 수급 방점
감정원 “왜 다르냐 문의 많아…추가 동향 분석 검토”

공공기관인 한국감정원과 민간인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올해 수도권 주택 매매값 전망치가 정반대로 조사됐다. 지난해 12·16대책 발표 열흘 후 주산연은 올해 수도권 집값이 0.8% 오를 것으로 전망한 반면, 한국감정원은 지난 21일 보고서를 통해 0.8%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각 기관이 주력 근거로 내세운 부분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산연은 주택 공급부족에, 한국감정원은 12·16대책 등 정부 정책이 미칠 영향에 포인트를 뒀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들은 정부가 제시하는 부동산 대책으로 거래 시장을 안정화할 순 있지만, 최종적인 집값을 잡기는 역부족이라고 평하고 내년 집값 상승을 예측하는 목소리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한국감정원이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인 만큼 정부의 입김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 21일 한국감정원은 올해 전국 주택매매가격이 0.9%, 수도권은 0.8% 하락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2·16 대책으로 인한 고가 주택 가격의 움직임과 대출규제 및 보유세 강화로 매수심리가 위축된다는 게 이유다. 매매거래량도 정부의 지속적인 부동산 규제정책 영향으로 2019년 대비 0.7% 감소한 80만건 수준으로 내다봤다.

한국감정원은 민간인 주산연 전망과 차이가 난다는 지적에 ‘12·16대책’ 반영 여부를 핵심으로 꼽았다. 정책 발표 뒤 한 달 동안 초고가 주택 호가가 3~4억원씩 떨어지는 등 변화까지 결과에 담았다는 것이다.

이준용 한국감정원 시장분석연구부장은 “감정원은 12·16대책 이후 한 달이 넘는 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정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가미해 시뮬레이션 할 수 있었다”며 “고가주택이나 다주택자의 보유세 증가분이 최대 2300만원까지 증가하는 데 더불어 대출규제로 초고가 주택 가격이 보합이나 하락 조정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유세가 늘어나면 부동산 자산 가격 상승은 없고, 전체적으로 순 자산이 감소할 것”이라며 “이를 실제 분석할 결과 12․16대책으로 수도권이 약보합이나 하락으로 전망이 됐다”고 덧붙였다.

주산연은 지난달 25일 전국 주택 매매값은 보합(0.00%), 수도권 집값은 0.8% 상승 전망을 발표했다. 정부 대책 발표 이후 약 열흘 뒤다. 주택매매거래는 전국적으로 8%가량 증가한 81만건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주산연은 정부 규제 정책과, 분양가상한제, 금리, 거시경제 여건, 정비사업 관련 규제를 올해 변수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꾸준한 주택공급’이 중요함을 언급하면서, 만성적인 서울 진입 희망 대기수요 및 학군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함을 강조했다. 이 같은 상승 압박 요인으로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상승한다는 의미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관점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기관마다 조사 방법을 다르게 했을 뿐 주산연이 제시한 근거는 발표한 자료와 같다”고 말을 아꼈다.

건설 업계는 두 기관이 주목한 핵심적 근거와 통계자료, 시뮬레이션 모델 모형 등이 다르기 때문에 상이한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주 한국주택협회 산업본부 팀장은 “(결과가 다른 이유는)통계에 대한 신뢰도가 낮고 각자 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한국감정원은 정부 정책 효과가 금년도에 나타날 것이라고 보고, 주산연은 공급 부족에 방점을 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는 현재 정부 정책으로 거래 시장을 잡을 수 있지만, 가격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본다”며 “저금리 기조에서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시장은 올해 집값은 소폭 오른다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국감정원은 이같은 논란이 계속되면 추가적인 동향 분석도 가능하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올해 집값 동향 자료가 민간 조사와 왜 다르냐는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추가 조사를 해보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crystal@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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