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배 기자
등록 :
2020-01-22 16:08

수정 :
2020-01-23 03:15

[점검! 총선 부동산 공약 ①] 또 두동강 난 대한민국…“투기와 전쟁 ”vs “다시 빚 내 집사라”

여-야, 야-야 등 갈리며 총선정책 극과극
민주당, 투기와의 전쟁 선포 다주택 압박
한국당 규제 완화카드로 여당과 일전불사
군소정당, 아니면 말고식 대책 적지 않아

오는 4월 21대 총선을 앞두고 대한민국이 또다시 두동강나고 있다.

여야는 물론 야당끼리도 부동산 공약이 정반대로 갈리면서 어느쪽의 총선 승리여부에 상관없이 정책 혼선에 따른 시장 혼란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관측되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더불어민주당은 집값이 한번 더 폭등한다면 필패를 면하기 어렵다는 판단. 이 때문에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를 강화하는 한편 청와대 일각에서 주장하는 주택거래 허가제 마저 테이블에 올리는 등 부동산 강경책을 밀어붙일 심산이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내놓고 여당을 몰아세우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고 주택담보대출 기준을 완화하겠다는 공약으로 맞섰다.

여타 야당들은 1억원짜리 아파트, 반의반값 아파트 등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은 ‘아니면 말고식’ 공약으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여당인 민주당은 집값 폭등은 절대 막아야한다는 입장. 이해찬 당 대표는 물론 이인영 원내대표까지 나서 수도권 집값 폭등에 대한 대책을 연일 대내외에 쏟아내고 있다.

실제 이 원내대표는 21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3주택 이상 소유하거나 투기, 조정 대상 지역에 2주택 이상 소유하는 건 국민의 상식, 눈높이와 맞지 않다"며 "점차 1가구 1주택으로 유도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2·16 부동산 종합대책 이후 부동산 가격이 안정된 상태로 보이지만, 자유한국당이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1가구 2주택 대출 완화 등을 총선 공약으로 내놓고 있어 부동산 후속 입법처리 과정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총선 결과에 따라 4월 말, 5월 마지막 국회를 열어 관련 법안 처리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번 총선 결과와 각 당에 내건 부동산 정책을 연계해 처리하자는 주장이다. 3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강화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앞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6일 기자들과 만나 “3주택을 보유하고도 세금을 많이 낸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건 온당하지 않다”며 “보유세를 강화하고 거래세는 인하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사는 집 하나로 충족해야지 다른 사람이 살 집으로 이익을 내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했다. 민주당이 다주택자에 대한 부동산 규제를 이어갈 것임을 내비친 발언이다.

민주당은 전·월세 급등을 막기 위한 법안 처리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계약갱신청구권 등을 포함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한 준비 절차에 착수했다.

이 법안은 임차인이 한 차례 전·월세 기간을 연장해 4년까지 거주할 수 있도록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이다. 민주당은 ‘전·월세 상한제’도 검토하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이 주어져도 임대인이 전·월세 가격을 급격하게 올리면 정책 취지가 퇴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투기지역 2가구 이상 주택을 보유한 후보자들에게 2년 내 매각 서약서를 받기로 하고, 부동산 투기 논란이 벌어졌던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예비후보 자격 심사를 엄격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도 총선용으로 야당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자유한국당은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내놓고 여당과의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값을 잡겠다며 여러 규제정책을 내놨지만, 시장에 혼란을 주고 서울 지역 부동산 가격이 오히려 폭등하는 부작용을 일으켰다는 게 한국당의 판단이다.

지난 16일 주택 공약으로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 △분양가상한제 폐지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고가주택 기준 상향 △청년·신혼부부 대상 주택 공급 확대 △3기 신도시 건설 정책 전면 재검토 등을 제시했다.

이들 공약 대부분은 민주당이 내놓은 규제 강화책과 정반대되는 공약으로 일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빚 내 집사라’ 정책으로 오인할 수 있어 논란도 예상된다.

실제 한국당은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서울 도심과 1기 신도시 지역에서 노후 공동주택의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대출 규제로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실수요자를 고려해 주택담보대출 기준을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특히 최초 자가주택 구입자나 실거주 목적인 일시적 1가구 2주택자에게도 대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주택 보유세 기준이 되는 고가주택 기준을 ‘공시지가 9억원 이상’에서 ‘공시지가 12억원 이상’으로 조정하는 것도 공약했다.

무엇보다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거론한 부동산 거래 허가제를 두고 “토지 배급제를 하려는가. 나라에 망조가 든다”면서 “운동권식 사고방식”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한국당은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반사이익을 본 적이 있어, 앞으로 선거 과정에서 부동산 문제를 적극 거론한다는 방침이다.

호남 지역 등에서 민주당과 경쟁할 군소 야당들도 부동산 정책에서 선명성을 앞세우면서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원과 고위 공직자의 1가구 2주택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은 21대 총선 1호 공약으로 향후 10년간 20평 아파트 100만 호를 분양가 1억 원에 공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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