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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CEO, 운명의 일주일···누가 살아남을까

금융지주 CEO, 운명의 일주일···누가 살아남을까

등록 2020.01.20 16:42

수정 2020.01.21 08:34

정백현

  기자

조용병 회장, 22일 채용비리 1심 선고손태승·함영주, DLF 중징계 수위 주목윤종원, 설날 이전 ‘극적 첫 출근’ 성공?김광수, 31일 농협중앙회장 선거 주시

사진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윤종원 기업은행장,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진=뉴스웨이DB사진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윤종원 기업은행장,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진=뉴스웨이DB

국내 금융권의 거물급 경영인들의 향후 운명을 좌우하게 될 1월 하순이 시작됐다.

우선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채용비리 관련 1심 재판 선고를 앞두고 있고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은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와 관련해 중징계의 기로에 놓여있다.

지난 3일 임기 시작 이후 3주 가까이 본사에 출근하지 못한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연휴 전 첫 출근에 재도전하고 연임을 노리는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설연휴 직후에 치러질 농협중앙회장 선거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2일부터 31일 사이 금융권 고위 경영진의 거취와 연관된 중대한 이슈들이 연이어 화두가 될 예정이다.

가장 먼저 조용병 회장의 채용비리 관련 1심 선고가 진행된다. 조 회장은 오는 22일 오전 10시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 참석한다.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해 징역 3년과 벌금 500만원을 구형한 바 있다.

조 회장은 신한은행장으로 재직하던 2015년과 2016년 고위 임원이나 지인의 자녀들을 신한은행에 입행할 수 있도록 중간에서 부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채용 공정성을 훼손한 사건이라며 처벌을 요구하고 있지만 은행 안팎에서 조 회장에 대한 선처 여론이 많아 가벼운 형량을 받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상황에 따라서는 조 회장의 법정구속 가능성도 있지만 실제 집행될 확률 또한 매우 낮다.

오는 3월부터 두 번째 회장 임기를 시작하게 될 조 회장은 재판부가 법정구속을 명하지 않는 한 이번 1심 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경영에 정상적으로 진력할 것으로 보인다.

판결 후 조 회장이나 검찰 측이 어떻게든 항소할 가능성이 높고 대법원까지 법정 공방이 길게 갈 가능성 또한 높다. 또 장기적 법정 공방 과정에서 형량이 갈수록 낮아지거나 무죄 판결이 내려질 수도 있다. 통상적으로 대법원 상고심 선고와 파기환송심 선고까지 약 2년여의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한다면 조 회장의 회장직 유지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조 회장보다 더 절박한 이들도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은 이달 말 금융감독원의 DLF 관련 제재심의위원회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금융당국의 결정에 따라 향후 거취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이미 당국으로부터 문책경고 수위에 해당하는 제재를 사전 통보받은 바 있다.

지난 16일에 열린 제재심 첫 회의에는 함영주 부회장이 무려 9시간동안 금융당국 측에 소명에 나섰다. 오는 22일 열릴 제재심에서는 우리은행에 대한 심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질 전망인데 손태승 회장이 어떻게 소명하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손 회장과 함 부회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 수위는 오는 30일 열리는 제재심 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만약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가 나온다면 손 회장의 연임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고 함 부회장은 차기 CEO로 가는 길이 막힐 수도 있다.

다만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 모두 DLF 손실에 대한 적극적 배상에 나서고 있고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시스템 개선에 노력하고 있으며 CEO에 대한 내부통제 부실 책임 제재는 과도하다는 점을 금융당국 측에 강력하게 어필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취임 후 가장 오랫동안 본사에 출근하지 못한 은행권 CEO라는 불명예 기록을 잇고 있다. 지난 2013년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노조로부터 14일간 출근을 저지당했던 것이 은행권 최장기간 CEO 출근 저지 기록이었지만 이 기록은 이미 깨졌다.

현재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 내 임시 사무실에서 은행장 업무를 보고 있는 윤 은행장은 설연휴 직전 서울 을지로 본사에 출근 시도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윤 은행장이 지속적으로 대화의 손길을 내밀고 있지만 노조의 태도는 여전히 완강하다.

다만 기업은행 인사권을 언급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이후 노조의 투쟁 명분이 약해졌다는 지적이 나왔고 행내 갈등의 장기화가 정책금융 기능의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무시할 수 없어 설 연휴 직전 윤 은행장의 출근길이 열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연휴 직후인 오는 31일 열리는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누가 차기 중앙회장으로 당선되느냐에 따라 김 회장의 연임 확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차기 농협금융 회장 후보는 이사회 내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선임하게 돼 있다. 그러나 농협금융의 지분을 농협중앙회가 전부 소유하고 있고 중앙회 측 인사가 비상임이사 자격으로 임추위에 참여하기에 중앙회의 눈치를 안 볼 수 없는 처지다.

김광수 회장은 양호한 수준의 이익 시현과 안정적 조직 관리 등의 성과를 통해 연임 가능성을 꾸준히 높여 왔다. 더구나 중앙회장의 교체 상황에서 농협금융 회장까지 바뀐다면 경영 안팎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대두되면서 김 회장의 연임에 무게가 쏠리는 분위기다.

총 10명의 후보가 출마한 이번 중앙회장 선거에서는 유남영 정읍농협 조합장과 이성희 전 경기 낙생농협 조합장, 이주선 아산 송악농협 조합장 등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선거 결과 김병원 현 회장과 가까운 유남영 후보가 당선된다면 김 회장의 거취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다른 후보가 당선된다면 차기 농협금융 회장을 두고 여러 시나리오와 경우의 수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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