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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임기 마지막해···3연임 출사표 띄울까

[금융지주 CEO 기상도|윤종규 회장]두번째 임기 마지막해···3연임 출사표 띄울까

등록 2020.01.08 08:01

수정 2020.01.08 10:06

한재희

  기자

윤 회장, 2014년 선임 이후 2017년 연임 성공다른 금융지주 회장과 달리 무난한 경영 성과법률 리스크, 상품 판매 문제 등에서 자유로워 실적 성장, 글로벌 성과, 불확실한 금융업계 등 업계 안팎 상황 고려하면 재연임 도전 가능성↑다만 금융CEO 장기집권에 대한 거부감은 부담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사진=KB금융그룹 제공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사진=KB금융그룹 제공

윤종규 KB금융회장이 3연임을 위한 출사표를 띄울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14년 취임 이후 2017년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윤 회장이 3연임이라는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 회장은 신한금융과 리딩뱅크 경쟁을 펼치며 그룹 전체 성장을 이끌고 있는데다 다른 금융그룹과 달리 큰 문제 없이 지난 6년간 KB금융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업계 안팎에서는 3연임을 조심스럽게 점치는 분위기다.

윤 회장은 1955년생으로 지난 2014년 KB금융 회장 자리에 올랐다. 전남 나주 출신으로 광주상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대학원,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상고 졸업 후 1973년 외환은행에서 행원 생활을 시작한 그는 주경야독으로 공인회계사(1980년) 자격증을 취득했고, 1981년에는 행정고시(25회) 필기시험에 차석으로 합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학생운동 전력이 있어 행정고시 최종 임용에서는 탈락했다. 이후 삼일회계법인에 들어가 동아건설 워크아웃 등 굵직한 기업 구조조정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능력을 입증했다.

2002년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시절 고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삼고초려’로 영입해 ‘KB맨’으로서의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국민은행과 국민카드 합병과 관련해 회계처리기준 위반 등의 문제로 2004년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고 물러났다. 이후 해당 사건은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국민은행에서 물러난 후에는 김&장 법률사무소에서 상임고문을 맡다가 어윤대 전 KB 회장 시절인 2010년 KB금융 재무담당 최고책임자(CFO·부사장)으로 복귀해 일하다 회장 자리에 올랐다.

윤 회장은 온화하고 배려 있는 인품으로 내부 직원들의 신망이 두터웠다는 게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 2017년 연임 당시에도 성과는 물론 조직을 아우르는 리더십을 높이 평가 받았다.

올해 11월 임기 만료를 앞둔 윤 회장은 지난 3년간의 성과가 연임 지표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신한금융과의 리딩뱅크 경쟁에서 뒤처지긴 했지만 혁신금융과 디지털 전환이라는 커다란 과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윤 회장은 다른 금융계열사들이 크고 작은 이슈에 연루된 것과는 달리 법률 리스크 등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강점이다.

실적 측면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올해 누적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은 2조77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줄었지만 이는 지난해 지난해 은행 명동사옥 매각이익(세후 약 830억원) 소멸과 올해 희망퇴직 비용(세후 약 480억원) 등 일회성 요인의 영향을 받았다. 경상 기준으로 한다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실적을 거둬들였다.

특히 윤 회장은 그룹 경영 전반에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를 반영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ESG를 기반으로 대출 및 투자 승인 프로세스를 평가하고 이미 사회공헌문화부를 ESG전략부로 바꾸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지난해 9월 KB금융이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EP FI)’ 책임은행원칙 기관으로 선정된 뒤 그룹 차원의 ESG 강화를 윤 회장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신년 워크숍에서도 지속가능 경영을 선도하기 위한 ‘ESG’ 기반의 그룹 전략 방향성을 공유하고 ‘ESG경영 선도 금융그룹’이 될 것을 다짐했다.

글로벌 사업에서의 성과도 적지않다. 최근 수년간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에서 디지털 뱅킹, Auto Finance, MFI, 증권업 신규 진출해 동남아 시장에 대한 시장이해도와 경험을 축적하는 중이다. KB국민은행을 비롯한 KB증권, KB카드 모두 동남아 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비즈 라인업을 확대했다.

윤 회장은 ’고성장이 예상되는 동남아시아 시장‘과 ’투자안정성이 높고 국내 고객의 해외 투자 선호도가 높은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진출을 추진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혁신금융과 관련 스타트업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지난해 출범한 ‘KB혁신금융협의회’는 목표치를 초과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윤 회장이 3연임에 도전할 만한 기반은 충분해 보인다. 3연임을 가로막는 내부 규제 등도 없다. 금융업계의 불확실성이 더해지는 가운데 장기적인 경영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있다.

윤 회장의 임기가 11월 20일까지여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9월께 열릴 전망이다. 회추위는 유석렬 위원장을 비롯해 Stuart B. Solomon, 선우석호, 최명희, 정구환, 김경호, 박재하 등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한다. 약 한 달에 걸쳐 최종 후보자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면접 등의 과정을 거쳐 회장 후보를 선출하게 된다.

KB금융은 2014년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내분을 벌인 ‘KB사태’ 이후 지배구조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내부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통해 차기 회장을 육성하고 있다. 때문에 지난해 말 단행된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큰 주목을 받았다. 차기 회장 후보에 대한 윤곽을 볼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해당 인사에서는 주요 자회사 7곳의 사장 임기가 모두 연장됐다.

그 가운데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은 KB금융 자회사 CEO로는 처음으로 3연임에 성공하면서 차기 회장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양 사장은 지난 2017년 회장 후보 추천 당시 숏리스트에 올랐지만 심층평가를 위한 인터뷰를 고사한 바 있다.

금융권 수장들의 집권 장기화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부담이다. 회장이 1인 지배체제를 구축하고 손쉽게 연임·재연임을 하며 장기 집권을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 만큼 윤 회장도 이러한 비판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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