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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홍 기자
등록 :
2019-12-2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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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家 남매분쟁⑧]경우의 수 복잡…미리보는 2020 주총

이명희 고문이 누구 손 잡아줄지 촉각
표대결 치열해질수록 KCGI 영향력 커져
이달에만 지분 1.6% 늘린 기타법인 변수
기타법인 정체 드러나면 또 다시 혼돈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내년 정기주주총회 경우의 수가 더욱 복잡해졌다. 당초 ‘오너일가 대 외부세력’의 싸움이 예상됐지만 ‘남매의 난’이 현실화되면서 외부세력이 오히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한진가(家) 남매의 난은 조현아 전 대항항공 부사장인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반기를 들면서 발발했다. 이에 따라 조현아 전 사장의 지분은 오너일가 지분에 포함시키기 어렵게 됐다.

한진칼에 대한 오너일가 우호지분은 총 28.94%다. 조원태 회장(6.52%), 조현아 전 부사장(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이명희 정식기업 고문(5.31%) 등 오너일가를 비롯해 한진그룹 관련 재단과 임원들이 보유한 지분이다. 조현아 전 사장이 빠지면 조원태 회장 우호지분은 22.45%로 줄어든다.

이럴 경우 남매의 모친인 이명희 고문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이명희 고문이 장녀인 조현아 전 사장의 손을 잡아주면 막내 조현민 전무도 어머니의 뜻을 가능성이 높다. 이명희 고문과 자매가 빠지면 조원태 회장의 우호지분은 최대 10.67%까지 줄어든다. 다만 델타항공(10%)은 한진그룹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만큼 약 20%의 지분을 확보하는 셈이다. 반면 이명희 고문과 두 자매는 힘을 합쳐도 지분율이 18.27%에 그친다.

이에 따라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KCGI(강성부펀드)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KCGI는 최근 주식을 추가로 매수하면서 지분율이 17.29%로 높아졌다. KCGI가 남매 중 한쪽과 협력하면 그동안 강조해왔던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서 더욱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이명희 고문이 아들인 조원태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 조현아 전 부사장 쪽이 힘을 쓰기 어렵다. 조원태 회장 우호지분은 32.45%로 높아지는 반면 조현아 전 부사장은 KCGI의 힘을 빌리더라도 23.78%에 그친다. 반도그룹(6.28%)이 합세하더라도 조원해 회장 측 지분을 넘어서기 어렵다. 조현아 전 사장의 반발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치는 셈이다.

기타법인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지난 10월부터 이어진 기타법인 주체는 지난 6일 지분공시를 통해 반도그룹으로 드러났다. 반도그룹은 지난 10월8일 한진칼 지분 5.06%를 보유하고 있다고 첫 공시했고 이후 지난달 말까지 지분 매수를 이어가면서 1.22%를 추가했다.

기타법인의 지분 매수는 12월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기타법인은 이달 들어서 지난 23일까지 한진칼 지분 1.68%(99만6177주)를 순매수했다. 이달 한진칼 매수를 이어가고 있는 기타법인이 반도그룹으로 드러나면 반도그룹의 지분은 8%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 반도그룹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한진칼 내년 주총은 지분 경쟁과 관련해 다양한 경우의 수가 발생하는 만큼 주목도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 안건에 대해서는 한진그룹과 KCGI 양측 모두 30%가 넘는 소액주주들의 힘을 끌어들이기 위해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KCGI는 올해 3월 열린 주총에서도 석태수 대표이사 사장의 재선임 안건을 부결시키기 위해 날선 공세를 퍼부었지만 좌절된 바 있다. 당시 KCGI의 지분율은 12% 수준에 그쳤지만 내년 주총에는 화력이 강화된 만큼 한진그룹 측도 방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KCGI 측의 주주제안도 관심 사안이다. KCGI는 올해 정기주총에서도 주주제안을 시도했지만 주식보유 기간이 짧다는 이유로 거절된 바 있다. 내년에는 한진그룹 입장에서도 KCGI 측의 주주제안을 거부하기 어려운 만큼 더욱 치열한 표대결이 예상된다. 지난해 KCGI 측은 ▲독립적인 감사 1인, 사외이사 2인을 선임 ▲과도한 이사의 보수를 제한 등을 제안한 바 있다. 이밖에 한진그룹 측이 제시한 지배구조 개선 계획도 내년 주총에서 중요한 화두가 될 전망이다.

강길홍 기자 sl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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