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혁 기자
등록 :
2019-12-18 07:47

배터리3사 ‘1천억 펀드’ 무산 위기…1년 째 논의조차 없어

“삼성·SK·LG 힘 합쳐라”…산업부 권유로 MOU 체결
“1분기 1000억원 펀딩”…조성키로 했지만 ‘함흥차사’
업계 “기업 특성 뭉개고 밀어부쳐”…당시에도 말 많아
LG-SK 배터리 전쟁… “현재 상황에 협력 가능성 낮아”

그래픽=박혜수 기자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조성키로 한 1000억원 규모의 배터리 펀드가 잠정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계획에 따르면 3분기 전에 펀드 조성을 완료했어야 하지만 현재까지 한발짝도 진행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정부가 기업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밀어부친 결과라고 분석했다. 기업 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추진하다보니 이같은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가 추진해 체결한 ‘차세대 배터리 펀드 결성과 공동 연구개발(R&D) 협력 양해각서(MOU)’ 이후 펀드 조성이 1년째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다.

당시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3사는 1000억원 규모의 차세대 배터리 펀드를 조성해 ▲차세대배터리 핵심기술 공동 R&D ▲소재·공정·장비 분야 기술개발 ▲핵심기술 활용 조기 상용화 등에 지원키로 했다.

하지만 뉴스웨이가 산업부와 관련 업계에 확인한 결과 양해각서 이후 펀드 조성은 물론, 상호 진전된 의견 교환조차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정에 밝은 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세계 시장 주도권을 놓고 합심하고 유망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생태계를 만들기로 했지만 현재 펀드를 조성하지 않았고, 펀드와 관련한 어떤 논의도 없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배터리 펀드 조성 등에 대해서는 산업부가 주도해 대형3사를 끌어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MOU 당시에도 기업의 특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산업부가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비난이 있었다”고 말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국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영업비밀침해’ 등을 두고 소송전을 벌이는 등 첨예하게 대립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사실상 양해각서 외에 구체적인 추가 협력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3사의 펀드조성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다.

한편, 한국경제연구소가 펴낸 ‘전기차 시대, 배터리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전기차 배터리 부문 기업별 경쟁력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중국 배터리 기업에 밀리고 있다.

실제 올 상반기 기준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 통계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체 상위 5개사 중 CATL과 비야디(BYD) 등 중국 기업은 2곳이다. LG화학은 13% 점유율로 4위에 올라있다.

임정혁 기자 d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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