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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배 기자
등록 :
2019-11-25 16:05

수정 :
2019-11-26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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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열

#호반건설

공정위 조사가 억울한 호반건설

공공택지 독과점·부당내부거래 공정위 조사
건설업계 떼분양 몰아주기 등 편법 만연
“본보기식 조사 …결과 발표뒤 의혹 풀릴 것”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왜 나만 갖고 그래!”

지난 1995년 재판을 앞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억울함을 토로하면서 내뱉은 말이다.

건설업계에도 동변상련의 억울함을 토로하고 싶은 오너가 있다. 바로 건설업계 10위 호반건설 김상열 회장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택지를 페이퍼컴퍼니(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기업)를 동원해 싹쓸이하고 이 토지를 자녀들에게 몰아줬다는 의혹 등으로 불공정 경쟁과 부당내부 거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기업집단국)의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다. 최근 공정위는 호반건설은 물론 LH까지 서면, 현장조사까지 나선 상황.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8월 기자간담회에서 “(호반건설 사례를) 언론을 통해 보고 있다. 불공정 행위와 일감 몰아주기 등 특정 사건이 발생하면 엄정하게 법 집행을 하겠다”고 밝혔고, 지난달 국정감사에서도 호반건설에 대한 조사 질의가 나오자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감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8∼2018년 LH가 분양한 아파트 용지 473개 중 44개(9.3%)를 호반건설이 싹쓸이했다. 상반기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가 7827개사인 점을 감안하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공정위는 보고 있다.

호반건설은 이를 위해 계열사 43개사를 설립했는데, 그중 20개사 이상이 직원 10명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낙찰 용지의 총면적은 1.86㎢(약 56만평)로, 서울월드컵경기장(7140㎡) 260개에 해당하는 규모다.

호반건설측은 “현장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라며 공식 대응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 중견건설사들이 수십개의 계열사나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한 벌떼청약 방식 등 편법 낙찰 의혹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것. 호반 김상열 회장이 왜 우리 회사의 흠만 들추고, 곤혹스럽게 만드냐라며 볼멘소리를 낼법 하다고 업계에서 보는 이유다.

같은 송언석 의원의 국감 자료에서도 이는 여실히 드러난다. 이같은 벌떼청약 편법 의혹은 호반건설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던 것.

송 의원이 공개한 LH 자료에 따르면 2008∼2018년 분양된 473개 공동주택 용지 가운데 30%가 호반건설 뿐만아니라 A건설·B건설·C건설·D업체에 돌아갔다. 면적으로 따지면 전체 2042만㎡ 중 648만㎡로 31.8%를 차지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소속 건설사(7827개)의 0.06%가 신도시·택지지구의 아파트 용지 30%를 쓸어 간 것이다. 이들은 시공 능력이 없는 수십개 계열사를 동원해 당첨 확률을 높이는 ‘벌떼 입찰’ 수법을 주로 썼다.

이들 5개 건설사가 이 기간에 받은 공동주택 용지의 총가격은 10조5666억원으로, 이후 이 땅에 아파트를 지어 분양해 거둔 영업이익은 6조2813억원에 이른다. 이들 건설사가 여러 곳의 페이퍼컴퍼니를 추첨에 참여시키는 편법을 사용해 이런 '편중'을 가능하게 했다고 송 의원은 주장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건설사별로는 31개 단지를 분양한 호반건설이 2조 1713억원의 이득을 챙겼다. A건설 역시 31개 단지를 분양해 1조 9019억원, B건설은 15개 단지에서 9559억원, C건설은 16개 단지에서 7831억원, D업체는 9개 단지에서 4692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를 보면 호반건설만 보여주기식이나 본보기식으로 타깃으로 삼는다면 김상열 회장으로서는 불만일 수 있다.

호반건설이 이렇게 낙찰받은 아파트 용지 44개 중 17개를 김 회장의 장남인 김대헌(31) 호반건설 부사장과 둘째 김윤혜(28) 아브뉴프랑 마케팅실장, 막내 김민성(25) 호반건설 전무 등이 대주주로 있던 계열사에 넘기는 방식으로 일감을 몰아줬다는게 송 의원의 주장이다.

지난해 김 회장이 대주주인 호반건설과 김 부사장이 대주주인 호반산업이 합병을 마친 이후 호반건설의 1대 주주는 30대 초반의 김 부사장(54.73%)으로 바뀌었다.

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외에도 편법 의혹이 짙은 중견건설사들이 많다. 호반이 올해 10대건설사 반열에 오르고 재계순위를 높이고 있는 데다 서울신문 등 언론사 인수와 레저 사업 확장 등으로 공정위 눈에 띈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의 호반건설 제재 수위가 앞으로 중견 기업들의 부당 거래 처리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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