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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도 기업이다③]손실 키우는 특례할인제, 이젠 손볼 때다

한전, 전기료 특례할인액 4년간 2.4조원 부담
現 요금 기준 적용시 5년간 영업손실 1600억
“전기료 책정 과정에서 정부 독립성 보장해야”

김종갑 한전 사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한국전력이 최근 4년간 2조원이 넘는 전기료 할인액을 부담한 것으로 나타나 전기요금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전은 이에 따라 각종 전기요금 특례할인을 시한이 끝나면 종료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오히려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장석춘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21일 한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2018년까지 4년간 한전의 전기요금 특례 할인액은 2조4253억원에 달했다. 2015년 1639억원이던 특례 할인액은 지난해 1조1434억원으로 7배 가량 급증했다. 특히 ESS 충전 전력에 대한 할인액은 2015년 3000만원에서 지난해엔 6000배가 넘는 1831억원으로 증가했다.

한전이 부담하는 복지할인 금액도 커지고 있다. 한전이 지원한 복지할인금액은 지난 2016년 2748억원에서 지난해 5540억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올 상반기 특례요금과 복지할인 등 전기요금 할인액은 약 7306억원에 달한다. 한전이 올 상반기 기록한 영업손실 9285억원의 78.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한전이 제공하는 할인제도는 크게 특례요금과 복지요금으로 구분된다. 한전은 전기차 충전, ESS(에너지 저장장치) 충전, 월 200kWh 이하로 사용하는 주택용 전력(필수사용량보장공제), 신재생에너지, 여름철 주택용 누진제 할인 등 12개 항목에 대해 특례 할인을 적용해 왔다.

한전은 올해 말 일몰 예정인 전통시장‧전기자동차 충전‧주택용 절전 할인과 종료기한이 설정된 신재생에너지‧도축장‧ESS 할인 등도 기한이 되면 종료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김 사장은 지난 10월29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새로운 특례 할인은 원칙적으로 도입하지 않을 것이고 현재 운영 중인 특례는 모두 일몰시키는 방향으로 (추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적자 원인 중 하나로 각종 정책비용도 지적했다. 곽대훈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전의 정책비용은 6조2983억원으로, 2016년과 비교해 33.5% 급증했다. 올해 1분기에도 정책비용만 1조5111억원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재생에너지 전기요금 할인액은 2017년 26억원에 그쳤지만, 지난해엔 199억원으로 치솟았다. 한전은 기업이나 상업시설이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발전해 자가 소비하면 전체 전기요금에서 자가소비로 절감되는 요금의 50%를 할인해 준다. 2017년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시행해 올 연말 일몰(日沒) 예정인 전기차 충전 전력 할인액도 지난해 188억원에 달했다.

적자 늪에 시달리고 있는 한전 입장에선 특례할인 등 정부정책으로 인한 손실이 뼈아플 수 밖에 없다. 국제유가 상승기에 탈원전 중심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전기요금은 고정돼 있어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전기요금 체계 개편 로드맵 수립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요금 수준으로는 2019∼2023년 5년간 한전의 영업손실이 16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현행 전기요금 체계가 지속할 경우 한전은 향후 4년간 영업적자(별도 기준) 1조6000억원에 이르고 부채비율은 36%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김 사장은 “콩(원료)보다 두부(전기)가 더 싸다”며 “전기소비와 자원배분 왜곡을 막을 수 있는 방향으로 요금체계 개편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한전은 궁극적으로 연료비, 정책비용 등 원가 변동요인을 주기적으로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전력도매가격 연동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석탄·LNG(액화천연가스) 등 원료 가격이 오르면 전기요금도 인상된다.

김 사장이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물꼬를 텄지만, 정부가 난색을 표하고 있어 실제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성윤모 장관은 앞서 전기요금 할인 특례와 관련한 모든 제도를 일괄적으로 폐지할 것을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못박았다.

한편 한국전력경영연구원은 “우리는 전기요금 등 규제 관할 행정은 전기위원회가 아닌 산업부 장관이 최종 권한을 갖는다. 전력산업 규제에 대한 사전 심의 역할만 수행하고 있다”며 “미국·영국·프랑스·독일 등 위원회는 법에 의한 명확한 규제원칙을 명시하고 전문조직 보유를 통해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전이 이사회에서 전기요금 조정·개편(안)을 의결한 후 산업부에 인가를 신청하는 방식이다. 전기공급에 소요된 총괄원가를 보상하는 수준에서 산정하는 것이 전제다. 이후 산업부는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고 전기위원회에 심의를 맡긴다. 최종적으로 산업부 장관이 전기요금 조정을 결정한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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