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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정 기자
등록 :
2019-11-21 08:01

[NW리포트]BMW ‘불자동차’ 오해와 진실

올해 57건 화재…건수·빈도 따져볼 때 6위로 낮아
1만대 당 화재 1.12건 불과… 수입 ‘ㄱ’사 3건 넘어
‘리콜에도 화재’ 소문 과장…엔진침수 등 외부요인
노후차·미정비·임의개조 등도 추가 불 원인 가능성
공식 서비스센터 외면…값싼 외부공업사 이용도 문제

그래픽=박혜수 기자

독일을 대표하는 고급차 브랜드 BMW가 ‘불자동차’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쇄적인 차량 화재가 발생하면서 논란이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국산차나 수입차 브랜드별 화재 현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화차’(火車)라는 비난은 다소 과한 측면이 있다. 자동차 화재가 BMW만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실시한 2차례의 리콜 이후 제조사 결함으로 인한 화재는 발생하지 않았다. BMW는 리콜 100%를 달성해 고객 불안감을 해소하고 시장 신뢰를 다시 쌓는다는 계획이다.
◇BMW만 불이 날까?…화재 발생 건수 6위로 낮아 = 소방방재청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발생한 차량 화재는 총 3974건이다. 브랜드별 화재건 수는 A사가 1431건으로 가장 많았다. BMW는 57건으로 국산차 5개, 수입차 23개 총 28개 브랜드 중 6위를 기록했다. BMW 경쟁 브랜드인 F사는 올해 55대에서 불이 난 것으로 확인됐다.

판매 대수가 많을수록 화재 발생 비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화차의 비난은 더욱 과하다. 실제 등록 대수 1만대 당 화재 건수를 따져보면 BMW의 순위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BMW의 국내 등록대수는 43만여대인데 1만대 당 화재건 수는 1.12건에 불과하다.

판매량 대비 화재 발생 건수가 가장 높은 브랜드는 수입 럭셔리카 브랜드인 ㄱ사로, 1만대 당 3건에 육박하는 빈도를 기록했다. 빈도순 상위 5개사 모두 수입차가 차지했고, 국산차 2개사가 뒤를 이었다.

더욱이 차량 화재는 매년 5000건(상용차 포함) 안팎씩 발생해 왔다. BMW 차량 화재가 사회 문제로 대두된 2018년에는 총 5067대에서 불이 났는데, 전년 4971대보다 2%(96대) 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단순 수치상으로는 차량 화재 문제가 BMW에 국한된다고 보기 힘들다는 결론이다. 그렇다면 BMW가 불자동차의 오명을 받는 것은 그만큼 국내에서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BMW가 완벽한 차로 인식, 불이나면 안되는 자동차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동차 전문가들은 BMW가 불자동차라는 인식이 과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수입차의 판매량 등 객관적인 데이터상으로 따져볼 때 다른 수입차 대비 현저히 낮은 화재건 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리콜에도 계속된 화재는 잘못된 시각…노후차·비인증센터 등 외부요인 무게=BMW가 또다시 화재 논란에 휩싸인 배경에는 올해도 연쇄적으로 불이 났다는 점에 있다. 지난 18일 인천의 한 중고차수출단지에서 주차된 상태로 시동점검을 받던 BMW 530i에서 불이 났다. 이 차량은 2002년 제조된 차량으로 확인됐다.

앞서 이달 3일 경기 용인에서 달리던 BMW X6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을 포함해 최근 2주간 7건의 화재 신고가 접수됐다. 구체적으로는 ▲10월27일 BMW 328i ▲10월28일 BMW 530d GT ▲10월29일 BMW 640d ▲10월29일 BMW 525d x Drive ▲11월1일 BMW 329d인데, 이 중 3대(640d·525d·320d)는 제조사 리콜조치를 이행한 차량이다.

회사 측에서는 BMW 525d는 매연저감장치(DPF) 손상, BMW 640d는 침수사고 이력, BMW 320d는 배기장치 등의 특이점과 관련해 화재가 났을 개연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BMW 530d GT 차량의 경우 노후 차량인데다 엔진 오일 누유, 미정비 등의 복합적인 문제가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BMW 640d 차량은 올해 발생한 태풍으로 엔진 침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BMW X6 역시 노후 차량으로,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수리받은 이력이 없다. 회사 측은 나머지 차량에 대해서도 정밀조사를 진행 중이다.

실제 지난해 발생한 화재 중에는 전손부활차량이거나 비인증 외부공업사 수리, 임의 개조, 운전자 부주의 등으로 불이 난 사례가 상당수 있다.

작년 8월29일 화재가 난 BMW 528i 차량은 안개등 커넥터 파손으로 빗물이 유입됐고, 이에 따라 배선 합선이 일어났다. 이 차량은 BMW 공식서비스센터가 아닌, 외부 공업사에서 수리한 흔적이 다수 발견됐다. 같은달 30일 불이 발생한 BMW 750i 차량은 전손부활차량이다. 2010년 출고 후 소유자 8회 교체, 보험수리이력 6회, 7000만원 상당의 사고 이력이 있다. 특히 2014년 이후 5년간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점검을 받은 기록이 없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발생한 화재 중 5건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고,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추가 정밀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BMW·국토부 모두 ‘EGR 결함’…리콜 100% 달성 총력 = BMW는 차량 화재의 근본적 원인을 디젤 차량의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 쿨러에서 발생하는 냉각수 누수 현상으로 꼽고 있다. EGR은 디젤 차량의 질소산화물(NOx)를 줄이기 위해 엔진에서 배출된 배기가스 일부를 재순환하는 장치다.

정부가 꾸린 민관합동조사관도 지난해 12월 최종 조사결과에서 EGR 쿨러 내 냉각수 끓음 현상과 설계 결함 등을 화재 원인으로 결론지었다.

BMW는 논란 진화를 위해 지난해 7월 디젤 차량 10만6317대에 대한 자발적 리콜 방안을 발표하고, 긴급 안전진단에 돌입했다. 이후 10월에는 화재 예방 차원에서 리콜 대상 차량에 6만5000대를 추가했다. 올 1월에는 내부 오염 가능성이 있는 흡기다기관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해당 부품 교체에 들어갔다.

20일 기준 1차 리콜 완료율은 98.2%이고, 2차 리콜은 97.6%에 달한다. BMW는 EGR 리콜 시정률 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태다. 소유주 변경과 리콜 거부 등의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

BMW는 고객 안전 확보를 위해 다각도로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리콜 직통 전화 핫라인을 구축해 상담원 100명을 뒀는데, 이들은 일평균 6000콜을 처리하고 있다. 또 리콜 대상 고객마다 전담 직원을 붙여 주 1회 이상 연락과 리콜 입고를 유도하고 있다. 최초 리콜 통지서가 발송된 이후 한국교통공단(KATRI), 보험개발원을 통해 15차례 이상 리톨 통지서를 재발송했고, BMW 본사 차원에서 주 2회 SMS를 보내고 있다.

리콜 거부나 미예약 고객을 대상으로는 맞춤형 전략도 펼치고 있다. 차량 애호가나 브랜드 충성심이 높은 고객의 경우 주유권과 BMW 라이프 스타일 할인 쿠폰, 미니쿠퍼 60주년 차량 부착용 배지 등을 증정하고 있다.

리콜 입고를 예약한 고객을 위해서는 픽업과 딜리버리 서비스를 진행한다. 또 대차 서비스와 대체 교통 수단(실비 지급)을 제공한다. 아울러 평일 방문이 어려운 고객을 위해서는 직원들이 연장 근무와 주말 당직 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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