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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목’ 놓친 항공사들, 올해 장사 망쳤다

최대 성수기 3분기 줄줄이 적자…대한항공만 흑자
비상장사 이스타항공·에어서울, 대규모 손실 관측
일본불매·여객수요 둔화·공급과잉 등 악재 맞물려
비수기 4분기 전망도 부정적…연간적자 가능성 有

국내 항공사들이 연중 최대 성수기인 3분기에 줄줄이 적자를 내며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대내외 악재는 4분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올 한해 장사를 망친 것과 다름 없다는 분위기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 항공사 중 대한항공을 제외한 5개사가 올해 3분기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여름휴가와 추석연휴 등이 있는 3분기는 전통적 성수기로 꼽히지만 이번엔 효과를 보지 못했다. 여객 수요 감소와 불안정한 국제 정세, 환율 상승 등 대내외적 악재가 한꺼번에 맞물린 탓이다.

대한항공은 3분기에 별도기준 매출 3조2830억원, 영업이익 1179억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0% 급감한 수치다. 하지만 전분기의 1014억원 적자에서 벗어나며 국적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 4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별도 기준 매출은 1조5633억원, 영업손실은 451억원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할 때 매출은 7.6%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다만 전분기 기록한 적자 1070억원보다는 소폭 개선된 실적이다.

제주항공은 별도기준 매출 3666억원, 영업손실 185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4.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19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오던 제주항공은 올해 2분기 적자를 기록한 이후 연속 적자를 냈다.

같은 기간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에어부산은 각각 영업적자 131억원, 102억원, 195억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비상장사인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도 막대한 규모의 영업손실을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항공수요가 줄어드는 비수기 4분기에도 경영환경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항공사들의 실적악화를 부추긴 일본 불매운동이 개선될 것이라 장담할 수 없고, 글로벌 정세 불안정에 따라 환율과 유가 상승이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내외 여객 수요 둔화와 공급과잉도 항공사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부정적인 요인이다.

LCC(저비용항공사)들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최근 불거진 보잉 결함 이슈로 일부 기종의 운용이 중단된 상태다. 현재까지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결함이 발견된 기재는 총 13건이다. 항공사별로는 대한항공 5대, 진에어 3대, 제주항공 3대, 이스타항공 2대다.

보잉 측은 한국으로 긴급수리팀을 보내 순차적으로 수리를 진행하고 있다. 대형항공사(FSC)부터 수리가 이뤄지는 것을 고려할 때, LCC 보유 기재가 재운항에 나서려면 적어도 내년 초께부터나 가능하다.

또 일본 대체 노선으로 중국과 동남아로 기수를 돌리고 있지만, 이미 포화상태다. FSC와 달리 한정된 단거리 노선에서 운항 횟수를 늘리는 식으로 밖에 대응할 수 없어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올 초 신규 항공운송면허를 발급받은 신규 LCC들이 본격적인 취항에 나선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양양공항을 모기지로 하는 플라이강원은 오는 22일 양양~제주 노선으로 첫 취항에 나선다. 다음달에는 국제선 노선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항공업계에서 올해 장사가 ‘쪽박’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대한항공의 누적 영업이익은 1646억원이고, 아시아나항공은 영업적자 1638억원이다. LCC는 제주항공이 115억원, 진에어 113억원, 티웨이항공 30억원으로 아직까지 흑자다. 에어부산은 누적적자 359억원으로 집계됐다. 업체별 편차는 있지만, 지난해보다 최대 90% 쪼그라든 수치다. 4분기 성과에 따라 연간 적자를 낼 가능성은 충분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를 고려할 때 당장 4분기에도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동안 고공성장을 이어오던 항공산업이 불황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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