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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떼어낸 박삼구···매각대금 받아 재기 노린다

아시아나 떼어낸 박삼구···매각대금 받아 재기 노린다

등록 2019.11.12 17:31

이세정

  기자

HDC현산 우협 선정···연내 매각 가능재계 60위권 밖 중견기업으로 사세축소구주대금 3500억↓···재무개선·신사업에오너家 유입 현금, 배당 등 소액 불과할 듯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HDC현대산업개발에 매각한다. 금호그룹은 재계 60위권 밖으로 밀려나며 중견기업으로 추락하지만 매각 자금으로 ‘전화위복’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박삼구 회장도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 대금을 재도약 발판으로 삼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12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HDC현산-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했다. 이번 매각은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6개 자회사까지 통째로 넘기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금호산업 측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최종입찰에 참여한 3개 컨소시엄 중 HDC현산-미래에셋 컨소는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 달성과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있어 가장 적합한 인수 후보자라는 평가를 받게 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매각이 완료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과 금호산업 2개 계열사만 남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매출 7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그룹 전체 매출 10조7000억원의 67%를 차지했다. 금호고속과 금호산업은 같은 기간 각각 4200억원, 1조4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자산 규모도 대폭 쪼그라든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연결기준 자산은 8조2000억원으로, 그룹 총 자산인 12조8000억원의 64%에 해당한다. 지난해 재계 순위 한솔의 자산 규모가 5조1000억원이던 점을 고려할 때, 60위 안으로 진입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HDC현산 컨소는 아시아나항공 매입가격으로 2조4000억원 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조 초반대에서 중반대를 써낸 것으로 파악된 제주항공-스톤브릿지 컨소시엄과 KCGI 컨소시엄보다 가격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만큼, 당연한 결과라는 게 시장 안팎의 평가다.

금호산업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HDC현산 컨소와 올해 안으로 주식매매계약(SPA)을 완료하고, 매각을 종료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변수는 존재한다. HDC현산 컨소가 가장 비싼 가격을 써낸 것은 맞지만, 구주 가격을 낮게 책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본계약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구주)와 아시아나가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구체적인 수치는 비공개지만 HDC현산 컨소는 구주 인수가격을 3500억원 미만으로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2조원 이상의 돈으로 신주를 발행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를 개선시키겠다”며 밝혔다.

올해 2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 부채는 9조6000억원, 자본은 1조5000억원 규모이고 부채비율은 660%에 달한다. 신주 인수 자금으로 기대되는 약 2조원이 아시아나항공에 수혈되면 부채비율은 277%까지 낮아진다.

반면 금호산업 측은 되도록 비싼 가격에 구주가 팔리길 기대하고 있다. 유입된 자금으로 그룹 재건을 도모하기 위한 디딤돌로 쓰겠다는 것.

지난해 별도기준 금호고속과 금호산업의 부채비율은 각각 273.4%, 234.9%다. 차입금 의존도는 29%, 15.8%씩으로, 좋은 상황은 아니다. 더욱이 금호고속이 담보로 제공한 자산 중 절반에 달하는 6000억원 가량이 금호산업 지분이다. 금호산업도 아시아나항공 보유 지분을 담보로 제공한 상태다. 단순 계산으로는 3050억원(장부가 기준) 이상 현금이 유입돼야만 재무구조 개선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당장 매각 자금이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일가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나마 연말 배당을 기대할 수 있지만, 소액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금호산업은 금호고속이 45.3%(1632만5327주)의 지분율로 최대주주다. 박삼구 전 회장은 0.03%(1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금호산업은 지난해 보통주당 500원씩 배당했고, 박 전 회장이 받은 돈은 500만원이다. 배당여력을 기존 2배인 주당 1000원으로 올린다고 가정하더라도 박 전 회장은 1000만원을 가져간다.

금호고속에서 챙길 수 있는 현금도 크지 않다. 금호산업이 배당하던 주당 500원으로 단순계산하면 약 82억원이 들어온다. 하지만 동일한 배당금을 받은 지난해 금호고속의 연결기준 배당금 수익은 9억원에 불과하다. 이익잉여금 적자가 누적된 탓이다.

금호고속은 박 전 회장 31.1%,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 21.0%, 박 전 회장 부인 이경열씨 3.1%, 박세진 금호리조트 상무 1.7% 등 박삼구 외 8일이 71.24%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배당금액이 크지 않고, 지배주주 외 다른 주주들과도 나눠 가져야하기 때문에 주머니로 들어오는 현금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박세창 사장과 박세진 상무는 각각 속해있는 아시아나IDT, 금호리조트를 떠나게 된다. 금호리조트는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들의 지배를 받고 있어 매각 대상에 포함됐다.

이들 남매가 이동할 것으로 가장 유력시 되는 회사는 금호산업이다. 지배구조 최상단에는 금호고속이 있지만, 실질적인 경영 지배력을 발휘하는 회사는 금호산업이다.

우선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사명에서 아시아나를 떼는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 3월 말 박 전 회장이 경영 퇴진을 선언한 이후 공석인 그룹 대표직을 새롭게 영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세창 사장은 차기 총수 0순위다. 아직까지 그룹 전반을 이끌기에는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사세가 대폭 축소된 만큼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신사업과 관련해서는 구체화된 내용은 없다. 하지만 박세창 사장이 그룹 IT 사업을 전담해 왔고, 이 분야에서 해박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 신사업 분야가 IT 사업일 것이란 추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대금은 금호산업 재무구조를 개선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중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신규 사업 등에도 투자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너일가로 유입되는 현금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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