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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현 기자
등록 :
2019-11-0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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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난한 예산안 심사…강기정 일부러 화냈나?

강기정 ‘버럭’ 이후 예산안 난항…이낙연 사과로 봉합
강골로 유명했던 강기정의 태도 변화…한국당도 화답
야당 보이콧 없는 예산 심사…주광덕 “아름다운 모습”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사진=연합뉴스 제공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버럭 사건’ 이후 이낙연 국무총리의 사과로 예산안 심사가 물 흐르듯 무난하게 진행되고 있다. 당초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타깃을 물색하고 있었는데, 강 수석이 화살을 모두 받으면서 ‘제2의 조국’을 자청한 꼴이 됐다. 이쯤되니 강 수석이 화를 낸 것이 오히려 국회 예산안 심사에 도움이 된 상황이다.

8일 국회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각 상임위원회 별로 진행하고 있다. 예산을 집중적으로 심사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도 이날 전체회의를 갖고 있다. 사실 이날 진행되는 심사는 지난 6일 열릴 예정의 회의였다.

지난 6일 회의가 파행된 것은 강기정 수석의 ‘버럭’이 문제가 됐다. 지난 1일 강 수석이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의 고함을 지르고 삿대질을 하는 등 태도 논란이 있었던 것이다. 이에 한국당 등 야당은 사과를 요구했다.

강 수석은 의원시절부터 워낙 ‘강골’로 분류됐다. 국회에서 의원시절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터프한 이미지였다. 그런 이미지의 강 수석이었기에, 화를 낸 이후에도 쉽게 사과하며 굽히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문제는 예산안 심사가 국정감사 이후 전개되면서 시작됐다. 내년 예산의 원활한 통과를 원하는 정부에 야당이 ‘태클’을 걸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곧바로 강 수석의 사퇴와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연대를 시작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여러 의혹에 휘말리면서 최근 지지율을 끌어올려 지지층이 결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사실상 ‘조국 때리기’를 통해 이득을 본 것이나 다름없지만, 조 전 장관이 사퇴하면서 호재가 사라져 버렸다.

이런 상황에 강 수석의 버럭은 보수야당에 좋은 먹잇감이 됐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강 수석의 태도를 빌미로 예산 정국에서 주도권을 가져올 수도 있었다. 예결위도 6일 이후 계속 파행될 수도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강 수석은 쉽게 자세를 낮췄다. 이전에 강 수석에서는 찾기 쉬운 모습이었다. 이에 7일 예결위가 열릴 수 있게 됐다. 다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에 대한 이낙연 총리의 사과를 요구했다.

‘정부의 2인자’인 이 총리에게 사과를 표명하게 하는 것은 자칫 무리한 요청일 수 있었다. 게다가 강 수석은 청와대 소속, 이 총리는 국무위원들의 대표격으로서 강 수석의 직속상관을 이 총리라고 보기도 힘들다.

그러나 이 총리는 이날 곧바로 사과를 표명했다. 이 총리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당사자(강 수석)가 이미 깊이 사과드린 것으로 알지만 제 생각을 물으셔서 답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에 몸담은 사람이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국회 파행의 원인 가운데 하나를 제공한 것은 온당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사과표명을 했다.

이에 한국당도 화답했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자신의 질의시간에 “오늘 멋지고 아름다운 광경을 목격했다”며 “총리가 최근 일련의 상황에 대해 스마트하게 죄송한 마음을 표현해주셨는데, 야당인 저에게도 감동이 온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이 총리에 대해 “늘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정치 선배”라며 “총리의 마음가짐과 진심어린 사과표명이 그 어떤 질의와 답변보다 우리 정치를 한단계 성숙시키고 우리 국민이 보고 싶어하는 아름다운 멋진 장면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임대현 기자 xpress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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