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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서 기자
등록 :
2019-10-30 10:47

“기다릴까, 돌아갈까”…심성훈 케이뱅크 대표, 유상증자 갈림길

케이뱅크, ‘우회증자 방안’ 검토 착수
BC카드 등 ‘KT 계열사’가 증자 주도
“특례법 개정 기다려야” 내부 의견에
‘잔여임기 2개월’ 심 대표 판단 주목

사진=케이뱅크 제공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가 KT 계열사를 통한 ‘우회증자’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 중단에 내놓은 대안인데 때마침 국회에서 대주주 자격 요건을 낮추고자 ‘인터넷은행법 개정’을 논의 중이라 케이뱅크 측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 주주단은 최근 ‘KT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유상증자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금으로서는 KT가 자본 확충을 주도하기 어렵고 신규 투자자 영입이 난항에 빠진 만큼 이들을 통해서라도 급한불을 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케이뱅크는 증자가 시급한 처지다. 지난 8월 276억원 규모의 브리지 증자로 자본금을 5051억원까지 늘렸으나 건전성 악화에 영업을 정상화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 역시 10.62%(6월말)로 국내 19개 은행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KT 계열사인 BC카드나 KT에스테이트, KT DS 등이 케이뱅크 주식을 대신 취득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KT 지분 10%를 이들 중 한 곳이 넘겨받은 뒤 향후 증자를 주도하는 시나리오가 벌써부터 거론된다.

금융당국도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다. 앞서 카카오뱅크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도 카카오의 한도초과보유 심사 통과로 ‘교통정리’가 요구되자 은행 지분 29%를 한국투자밸류운용에 넘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계열사 한국투자증권이 과거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적격성 이슈에 휩싸인 데 따른 차선책이었다.

다만 KT 계열사를 통한 ‘우회증자’가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해당 기업이 KT의 100% 자회사가 아니라 다른 주주의 반대에 직면할 수 있는데다 출자 여력도 제각각이라서다. 이에 케이뱅크 주주단 내부에서도 이 사안을 공론화하긴 했지만 구체적인 실행방안에 도달하진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주주들 사이에서는 인터넷은행법이 개정될 수 있는 만큼 추이를 지켜본 뒤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의견이 팽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선 방향대로 케이뱅크의 증자는 KT가 주도해야 한다는 얘기다.

국회가 꺼내든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은 대주주 자격 완화를 골자로 한다. 현행 은행법에선 은행 대주주가 되려면 5년 이내 금융관련법·공정거래법·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을 받은 일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는데 그 중 금융관련법 요건만 남기고 나머지는 없애자는 내용이다.

‘형평성’ 논란이 일어 통과를 장담하긴 어렵지만 개정안이 국회를 넘어서면 KT의 케이뱅크 최대주주 등극엔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담합 혐의에 당국이 보류한 KT의 한도초과보유 승인 심사도 즉각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24일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을 논의했으나 일단 통과는 다음달 19일 소위로 미뤄둔 상태다.

관건은 중간에 놓인 심성훈 케이뱅크 대표가 이를 어떻게 조율하느냐다. 사실 심 대표에겐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잔여 임기 2개월 안에 어떻게든 자본 확충 문제를 풀어내야 해서다.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그의 임기를 내년 1월까지 한시적으로 연장한 것도 이를 매듭짓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따라서 심 대표로서는 정치권의 움직임을 지켜본 뒤 가장 현실적인 방안에 무게를 실을 전망이다. 즉,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KT 계열사’를 통한 우회증자를 주주단에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케이뱅크 관계자는 “주요 주주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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