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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ESS 특수 소화시스템’ 직접 보니···“펑 하니 곧바로 쏴” 즉각 대응

[르포]삼성SDI ‘ESS 특수 소화시스템’ 직접 보니···“펑 하니 곧바로 쏴” 즉각 대응

등록 2019.10.24 11:00

수정 2019.10.24 11:44

이세정

  기자

소화시스템 시연···화재확산 방지효과 입증폭발 뒤 즉각 약품 분사···열 확산 차단재도지난해부터 고강도 안전 강화 대책 시행 중

허은기 삼성SDI 중대형시스템개발팀장 전무(오른쪽)가 ESS용 특수 소화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제공허은기 삼성SDI 중대형시스템개발팀장 전무(오른쪽)가 ESS용 특수 소화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제공

“삼성SDI가 자체 개발한 특수 소화시스템은 예기치 못한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즉각 대응, 대형 화재로 번지는 것을 원천차단할 수 있습니다.”

23일 찾은 삼성SDI 울산사업장에서 만난 허은기 중대형시스템개발실장 전무는 특수 소화시스템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날 행사는 에너지저정장치(ESS) 화재로 불거진 안전성 논란을 해소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삼성SDI는 지난 14일 긴급 간담회를 열고 특수소화시스템을 새로 판매되는 배터리는 물론, 이미 판매된 제품에 대해서도 적용하겠다는 고강도 대응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행사는 대책발표에 따른 후속조치로, 실제 화재가 발생한다는 가정 아래 특수 소화시스템의 성능을 눈으로 확인해보는 자리였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과 임영호 부사장, 전영노 경영지원실장 부사장 등 주요 경영진도 대거 참석하며 사안의 심각성을 부각시켰다.

전영현 사장(가운데 오른쪽)과 허은기 전무(가운데 왼쪽)가 ESS 안전성 대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제공전영현 사장(가운데 오른쪽)과 허은기 전무(가운데 왼쪽)가 ESS 안전성 대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제공

울산사업장 안전성 평가동에서 진행된 이번 실험은 배터리 모듈의 소화시스템 효과 테스트와 소화용 첨단 약품 작동 여부 등 2가지가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울산사업장은 8cm 두께의 시멘트 방공 챔버가 있어 실험을 하기에 적합하다.

특수 소화시스템이 장착된 모듈과 장착되지 않은 모듈을 놓고 화재를 재연했는데, 소화용 첨단약품의 효과를 입증하는 시연이 먼저 이뤄졌다. 사람이 직접 셀에 압력을 가하는 것은 위험성이 존재하는 만큼, 기계가 강철못을 셀로 찔러넣어 강제발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화재로 인한 연기나 폭발 가능성 때문에 시연 과정은 방공 챔버 밖의 모니터로 확인해야 했다. 기계가 노란 깃발이 달린 쇠못을 천천히 눌렀고, 곧이어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이 붙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바로 첨단 약품이 들어있는 특수 소화 부품에서 약품이 ‘쏴-’하고 터지며 수십초내에 불이 꺼지는 것이 확인됐다. 주황색의 특수 부품 내부에는 삼성SDI가 자체 개발한 소화약품이 삽입돼 있다. 특정온도 이상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약품을 분사해 불을 끄는 것.

또 셀과 셀 사이에 내열온도 800도의 신개념 열 확산 차단재는 화재가 확산되는 것을 차단해 줬다. 은색의 열 확산 차단재는 운모(MICA) 등을 포함한 복합재질로 절연성과 단열성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실험 절 실험 셀과 좌측, 우측 인접셀의 온도는 21.1도 수준이었다. 폭발로 불이 붙고 난 뒤 실험셀의 온도는 서서히 300도 수준에 도달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온도가 떨어지는 듯 보였다. 인접셀의 온도도 서서히 올라갔다. 하지만 50도 수준에 도달하자 더이상 뜨거워지지 않았다.

곧이어 소화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은 모듈에 동일한 테스트가 이어졌다. 폭발 직후 불꽃과 연기가 발생했고 실험셀과 인근셀의 온도는 급격하게 치솟기 시작됐다. 2분이 채 되지 않아 실험셀의 온도는 300도를 웃돌았고, 인접셀의 온도도 100도를 넘겼다.

특히 화재를 막아주는 별도의 시스템이 없어 세 차례의 큰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빠르게 인근 셀로 빠르게 퍼졌다. 시야는 연기로 금새 가려졌다.

허은기 전무는 “실제 ESS 사업장에는 이런 식으로 화재가 발생하지 않는다”면서 “실험을 위해 인공적으로 외부에서 압력을 가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사업장에서는 폭발 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배터리 운송이나 취급 과정에서 충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센서. 충격이 전달되면 흰색이던 센서가 붉은색으로 변한다. 사진=이세정 기자배터리 운송이나 취급 과정에서 충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센서. 충격이 전달되면 흰색이던 센서가 붉은색으로 변한다. 사진=이세정 기자

삼성SDI는 이미 지난해부터 ESS 화재와 관련한 고강도 안전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삼성SDI 배터리가 채용된 국내 1000여개 사업장에 ▲외부 전기적 충격에서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한 3단계 안전장치 설치 ▲배터리 운송이나 취급 과정에서 충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센서 부착 ▲ESS 설치 및 시공상태 감리 강화와 시공업체에 대한 정기교육 실시 ▲배터리 상태의 이상신호 감지해 운전 정지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는 펌웨어 업그레이드 등을 설치했다.

허 전무는 “앞서 실시한 안전대책으로도 기존에 정부가 발표한 화재 원인은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면서 “특수 소화시스템은 화재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국내 전 사업장에 설치하기까지 7~8개월 가량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영현 사장은 “안전은 어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경영원칙”이라며 “자사 ESS 배터리는 충분히 안전하다. 다만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특수 소화시스템을 출하되는 배터리와 이미 사용중인 배터리에 선제적으로 적용하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전 사장은 또 “비록 화재 원인이 우리 배터리는 아니지만, 시장 선도업체로서 이 같은 대응책을 실시하게 됐다”며 “ESS 배터리의 안전성 개선이 완료되서 국내 생태계가 하루 빨리 복원돼 전세계 ESS 산업을 이끌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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