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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물류센터 사들이는 증권업계…대체투자 다각화 ‘사활’

이커머스 약진에 물류센터 투자 매력도 상승
하나·미래·삼성·NH 등 자기자본 앞세워 공격적 인수
재고 증가로 셀다운 차질 우려도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물류센터에 베팅하고 있다. 이커머스가 유통시장 주류로 떠오르며 해외 부동산 투자의 트렌드가 오피스빌딩에서 물류센터로 옮겨오고 있기 때문. 특히 전세계 유통시장을 빠르게 장악 중인 ‘유통공룡’ 아마존의 물류센터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들은 유럽과 미국 내 아마존 물류센터를 공격적으로 인수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체코 프라하 공항 인근에 위치한 아마존 물류센터에 800억원을 투자했다. 총 매입가격은 1860억원 규모로 나머지 자금은 현지에서 부동산 담보대출을 통해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대상 물류센터는 체코 유일의 아마존 물류센터로 아마존이 2030년까지 장기 임대차 계약을 맺고 사용하고 있다. 인근의 독일, 오스트리아와 체코 전역을 담당하는 아마존의 중부 물류 산업 요충지로 평가된다.

삼성증권의 아마존 물류센터 인수는 이번이 네 번째다. 지난 2016년 영국 레스터 물류센터(2100억원)을 시작으로 2018년 독일 하노버(1100억원), 지난달 독일 뒤셀도르프 인근 뮌헨글라트바흐-라인달렌에 위치한 아마존 물류센터(2600억원)을 잇달아 인수했다. 이번 체코 투자까지 합한 인수 금액만 7660억원에 이른다.

지난 6월에는 이지스자산운용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프랑스 파리, 영국 브리스톨에 위치한 아마존 물류센터 3곳을 인수했다. 인수가격은 약 5500억원으로 이지스자산운용은 해당 물류센터에 투자하는 부동산 공모펀드(이지스글로벌공모부동산투자신탁 281호)를 출시해 2300억원이 넘는 모집금액을 전액 판매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와 올해 초 미국과 유럽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를 연이어 인수했다. 지난해 말 미래에셋대우 미국(LA)법인은 약 9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애틀란타에 위치한 물류센터 지분을 단독 인수했다. 올해 초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폴란드 브로츠와프와 코닌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에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하나금융투자는 국내 증권사 중 해외 투자를 가장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콜리어스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최근 2년간 하나금융투자의 해외부동산 투자 금액은 3조5270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중 1위에 랭크됐다. 하나금투의 올해 1분기 기준 자기자본(3조2918억원)을 감안하면 엄청난 규모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2016년 NH투자증권과 함께 폴란드 포즈난에 위치한 아마존 물류센터를 1000억원에 인수했고, 지난해엔 이탈리아 토리노와 폴란드 슈체친 소재 물류센터를 각 1200억원에 사들였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아마존의 경우 당일 배송 정책 때문에 다수의 물류센터를 확보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이커머스 등장 이후 물류 수요는 많은 반면 공급은 적어 물류센터가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커머스 투자매력 상승…셀다운 차질 우려도 상존=물류센터에 대한 투자 확대는 이커머스 산업의 성장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커머스가 유통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으며 물류 수요가 폭증, 물류센터가 안전자산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유럽의 전자상거래 매출 규모는 최근 5년간 연평균 20% 성장했다.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도 해외 부동산 투자는 각광받고 있다. 과거 해외 부동산의 주요 투자자가 국내 연기금과 보험사였다면, 최근에는 증권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 부동산을 인수하고 부동산 펀드 조성 뒤 셀다운(재매각)하는 방식으로 투자에 나서는 중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물류센터는 이커머스 시장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어 최근 IB쪽에서 물류센터가 최대 트렌드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통적인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수익 의존도가 낮아진 상황에서 해외 부동산 투자 확대로 활로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늘면서 셀다운 차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매입한 자산을 구조화해 국내에서 펀드를 조성한 후 되팔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수익률 하락 등으로 판매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악성 재고’로 쌓일 수 있어서다.

이미 악성 재고의 경고등은 켜졌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8개 증권사의 6개월 이상 미매각 자산의 규모는 지난 6월말 기준 13조9000억원에 육박한다. 통상 셀다운 목적으로 취급한 자산이 6개월 이상 매각되지 않은 경우 악성재고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최근 증권사의 유럽지역 대체투자 익스포져 증가 속도가 매우 높다”며 “아직 미매각 익스포져 보유 증권사 기준으로 자본 대비 미매각 익스포져 비중은 23%수준으로 크지 않으나, 증권사들이 무리한 경쟁 영업 추세를 지속할 경우 유동성 및 투자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지은 기자 h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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