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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기 기자
등록 :
2019-10-02 12:55

최태원 SK 회장의 사회적가치…‘착하게 돈벌기’ 꿈이 현실로

SK “시대가 바뀌면 기업 역할도 변해야” 강조
사회적 문제해결 이해 관계자 공감대 필요성
경제적·사회적 가치 동시에…DBL 경영 돌입
사회적가치 측정기준 정립 지속성·당위성 역설

SK그룹이 사회적 가치의 당위성을 또 한번 강조하면서 이른바 ‘착하게 돈벌기’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일찍이 사회적 가치 측정기준을 만든데 이어 그룹전반은 물론 다양해진 이해관계자 및 구성원들에까지 공감대를 이끌어내면서 현실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2일 SK그룹은 서린빌딩 3층 수펙스홀에서 사회적가치 관련 미디어포럼을 열었다. SK측은 지난 5월에 이어 향후 사회적가치 추진방향과 비전 등을 재차 소개하면서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날 정현천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회 팀장은 “시대가 변하면서 기업이 당면해야할 사회적 문제도 달라졌다”면서 “기업으로서 생존하고 발전하려면 사회에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서 예민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뒤처진다”고 말했다.

기업 본연의 입장에서 지속적으로 생존하고 성장·발전해야하는데, 그런 조건과 환경 여건들이 과거와 달라 거기에 맞춰서 가보자는 게 SK의 출발점이었다는 설명이다.

정현천 팀장은 “(소비자 등으로 국한됐던)이해관계자의 폭이 넓어졌다”면서 요즘 투자자들은 내가 투자한 금액이 어떻게 되는지, 소비자들도 내가 소비한 데 대한 의미를 따지고 있고 정부도 기후변화 및 자원부족 등을 해결하는 민간기업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요구가 커졌다는 얘기다.

정 팀장은 이어 “기존의 사회공헌활동은 사회적 책임 수행 의무 자발성 여론 관리등을 의미했다”면서 “반면 사회적 가치는 사회문제 해결을 통한 비즈니스 기회 창출을 의미한다. 블루 오션 창출 및 시장확대 노력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기업 의사결정 과정에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고려하는 기업경영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이 제기됐다는 설명이다.

이에따라 SK는 영업이익 등 기업이 창출한 경제적 가치를 재무제표에 표기하 듯 같은 기간의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화폐로 환산해 관리하기 위해 ‘더블보텀라인(DBL) 경영’을 구상했다.

SK 관계자는 “사회적 가치 창출 노력은 기업 본연의 비즈니스 활동과 별개가 아니다”라며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만들기 위해 비즈니스와 관련된 사회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비즈니스 모델 혁신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SK는 지난 5월 각 계열사별로 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밝히거나 지속가능보고서에 기재하는 등 자율로 정해 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매년 측정 결과를 알려 관계사별 경영 핵심평가지표(KPI)에도 50%를 반영한다는 게 골자다.

SK가 3가지 사회적가치 측정요소를 구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태원 회장은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될 수 없다’는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해 사회적 가치 측정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 바 있다. 사회적가치를 데이터로 측정해 ‘잘한 것’과 ‘개선해야 할 점’을 한 눈에 보길 원한 것.

SK에 따르면 각 관계사들이 측정한 사회적 가치는 △경제간접 기여성과(기업 활동을 통해 경제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가치) △비즈니스 사회성과(제품∙서비스 개발, 생산, 판매를 통해 발생한 사회적 가치) △사회공헌 사회성과(지역사회 공동체에 대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창출한 가치) 등이다.

진정성에 대한 리스크는 물론 숫자로 잡기 힘든 사회적 가치를 ‘계량화’하겠다고 한 만큼 해당 연구가 현재 진행형인점이 아쉽지만 제품∙서비스 관련 사회적 가치까지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SK가 처음인 만큼 가진 의미는 뚜렷하다는 평가다.

SK는 2017년부터 외부 전문가들과의 공동 연구, 관계사 협의 등을 통해 측정 체계를 개발해 왔다. 측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주요 대학 경제학, 회계학, 사회학 교수, 사회적 기업 관련 전문가들이 자문 역할을 했다.

이항수 SK수펙스추구협의회 PR팀장(부사장)은 “사회적 가치 측정은 DBL 경영을 동력으로 ‘New SK’를 만들기 위한 작지만 큰 걸음을 내딛은 것”이라며 “지도에 없는 길을 처음 가는 것인 만큼 시행착오도 많겠지만 결국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는 포스코와 사회적가치에 대해 공동협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의 사회적 가치 측정기준과 포스코의 기업시민이 가진 의미가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최태원 회장과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 8월 서울 모처에서 비밀리 회동한 바 있다. 당시 재계에서는 미래 성장 동력 등과 함께 사회적가치에 대한 논의가 오갔을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 자리에는 유정준 SK E&S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부사장,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 김영상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사장 등 계열사 경영진 1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동수 SK수펙스추구협의회 담당은 “최태원 회장과 최정우 회장의 회동 이후 사회적가치를 두고 두기업간 협력을 진행하기로 했다”면서 “다만 그랜드 플랜수준은 아니고 SK가 사회적 가치 측정 기준을 먼저 도입했기 때문에 그런 사안 등 크지 않은 것에 대한 협력수준이다. 향후 공유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홍기 기자 hk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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