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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엔진 꺼진 LCC···도태냐, 생존이냐 ‘갈림길’

성장엔진 꺼진 LCC···도태냐, 생존이냐 ‘갈림길’

등록 2019.10.01 14:08

이세정

  기자

연중 최대 성수기 3분기 실적 부진 관측日 여행 보이콧 타격···환율·유가 리스크신생업체 취항 본격화···출혈경쟁 불가피2000년 초반 LCC 줄도산 재현될까 우려

성장엔진 꺼진 LCC···도태냐, 생존이냐 ‘갈림길’ 기사의 사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체들이 급격히 악화되는 항공시장에서 존폐 기로에 서있다. 과거 LCC 업체들이 줄도산한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 8개사들이 연중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7~9월)에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7월부터 시작된 일본 여행 불매 운동이 장기화되면서 의존도가 높은 LCC 6개사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대형항공사(FSC)는 일본 노선 비중이 15%대 안팎에 그쳐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3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3823억원, 영업이익 285억원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2% 가량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4.6% 감소했다. 2분기 적자는 만회했지만,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한 1분기와 비교할 때 반토막 난 수준이다.

진에어 역시 직전분기 적자에서 벗어났지만, 외형성장은 멈췄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2%, 35.8% 하락한 2755억원, 165억원으로 전망된다.

티웨이항공은 매출 2082억원과 영업이익 38억원, 에어부산은 매출 1553억원과 영업이익 19억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 감소폭은 티웨이항공이 68.9%, 에어부산이 83.5%에 달한다.

문제는 3분기가 연중 최고 성수기로, 이 시기에 거둬드린 수익이 1년 장사를 좌우한다는 점이다. 통상 한 분기 적자를 내더라도 3분기 실적이 이를 상쇄시킬 수 있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 3분기가 일본발 태풍과 지진 등 자연재해로 부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항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LCC 시장이 위축된 배경에는 일본 보이콧 운동, 환율과 유가 급등, 여행수요 둔화 등을 꼽을 수 있다. 전체 수익의 50%를 차지하는 일본 노선 예약률이 바닥을 치면서 비행기를 띄울수록 적자를 보는 상황에 이르렀다. 업체들은 동남아나 중국 등으로 기수를 돌렸지만, 이미 공급이 과잉되면서 상황을 반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환율과 유가 리스크도 작용했다. 상반기부터 상승세를 그리던 환율과 유가로 LCC의 부담이 커졌다. 더욱이 이달 중순 터진 사유디 석유시설 테러 사건으로 유가 변동성은 확대됐다. 유류비는 전체 영업비용의 25~30%를 차지하는데, 유가가 오를수록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다.

항공수요의 성장세 둔화는 업황 부진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항공이용객은 6156만명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성장세를 따져보면 2015년 이후 가장 낮다. 2010년 중반대 20%에 육박하는 증가율을 고려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LCC 업체들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운임을 인상하거나 긴축재정에 돌입하고 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지난 7월 국내선 운임을 인상했고, 제주항공도 최근 인상 대열에 올라탔다. 이스타항공은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무급휴직을 시행한다. 영남권에서만 활동하던 에어부산은 서울로 진출하며 외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돌파구를 찾기는 쉽지 않다. 신생 LCC 3사가 조만간 공식적인 취항에 나서면서 포화상태인 LCC 시장의 출혈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란 지적이다. 플라이강원은 이달부터 본격 취항에 나설 계획이고, 에어프레미아와 에어로케이 역시 막바지 준비 중이다.

이 때문에 시장 안팎에서는 LCC 시장이 또다시 구조조정을 거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국내에서 일어난 LCC 붐으로 영남에어, 중부항공, 코스타항공, 인천타이거항공 등 10여곳의 업체들이 생겼다.

하지만 업체 난립으로 출혈경쟁이 가속화됐고,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 당시 살아남은 업체는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 3곳에 불과하다. 티웨이항공은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 한성항공을 모태로 한다.

LCC업체 한 관계자는 “자금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업체가 폐업하거나 다른 항공사와 합병되는 식으로 시장이 축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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