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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백현 기자
등록 :
2019-09-24 18:00

금융 접근 철학 다른 은성수-윤석헌, 원만한 동행 가능할까

은행 고위험 상품 판매 금지 두고 의견차 드러내
殷 “무조건 금지는 신중”…尹 “소비자 보호 우선”
‘신중한 관료 vs 강경한 학자’ 근본적 시각차 존재
“정례 소통으로 차이 좁힌다면 순항 가능” 기대

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새롭게 호흡을 맞추게 된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원만하게 동행할 수 있을 것인가를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 다양한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금융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근본적 철학과 시각이 다르다는 이야기가 서서히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성수 위원장과 윤석헌 원장은 앞으로 최소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만나서 금융 관련 현안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기로 했다. 다만 두 사람의 훈훈한 소통이 얼마나 길게 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시장 안팎의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 19일 은 위원장과 윤 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만나 매월 첫 번째 금융위 정례회의 전후로 독대 자리를 갖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 원칙을 적용할 경우 두 사람의 첫 정례 독대는 오는 10월 2일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최근 핵심 현안에 대해 비슷하고도 다른 의견을 냈다. 가장 뚜렷한 사례가 은행의 고위험 상품 판매 제재 문제다. 최근 불거진 해외금리 연계 파생금융상품 손실 논란을 계기로 은행의 고위험 상품 판매 금지 여부를 두고 미묘한 의견 차이를 보인 것이다.

원칙적으로 두 사람은 은행이 고위험 상품을 판매하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했지만 은 위원장은 “투자자의 상품 접근성을 확보하면서 규제할 방법이 있는지 아니면 아예 판매를 금지시키는 것이 좋을지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신중한 어조였다.

반면 윤 원장은 “시중은행장들이 금융 소비자들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융 소비자 보호를 우선적으로 언급하면서 사실상 고위험 상품 판매 금지를 관철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은 위원장은 금융 시장 전반의 발전을 위해 과도한 규제는 풀어주자는 시각이고 윤 원장은 금융 소비자 권리 보호를 위해 어느 수준의 시장 규제는 있어야 한다는 시각을 강조했다. 비슷해 보이지만 의견 차이가 꽤 선명하다.

다른 사안에서도 의견 차이는 조금씩 드러난다. 무엇보다 은 위원장의 정책 기조는 최종구 전 위원장의 정책 기조와 많이 닮아 있다. 최 전 위원장 시절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의 관계가 썩 좋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잠재적 갈등 요소는 내재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은 위원장은 30여년간 관직에만 있었던 정통 금융 관료다. 반면 윤 원장은 금감원장으로 오기 전까지 금융 학자로서의 삶을 살았다. 시장을 향한 관료의 시각은 다소 보수적이고 신중하며 학자의 시각은 급진적이고 직설적이라는 것이 통념적으로 알려진 점이다.

실제로 은 위원장은 기획재정부 재직 시절부터 매사에 신중함을 강조했던 관료로 잘 알려져 왔고 윤 원장은 교수 시절 금융 감독 체계의 전면적 개편을 강력하게 촉구할 정도로 강성 금융 학자로 명성을 떨쳤다.

기본적인 시각 차이는 존재하지만 꾸준히 두 사람이 소통하기로 한 만큼 세부적으로는 점차 의견 차이를 좁혀가지 않겠느냐는 기대 섞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 위원장과 윤 원장의 기본적 철학 차이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금융위와 금감원의 고유 기능 차이 때문에 이견이 발생한다고 봐야 한다”며 “두 사람이 지속적으로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나선 만큼 앞으로의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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