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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정 기자
등록 :
2019-09-17 15:14

정부 제재 13개월 진에어, 얼마나 변했나 살펴봤더니…

국토부에 경영문화개선 최종보고서 내
세부적으로 17개 항목…제제 해제 요구
조현민 한진칼 전무 “개입 없다” 적극소명

사진=진에어 제공

진에어가 지난해 8월 정부 제재를 받은지 380여일 만에 제제 해제를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경영환경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만큼, ‘제발 살려달라’는 애호성(哀號聲)이다. 진에어는 경영문화 개선과 관련해 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을 이행했다고 정부에 호소하고 있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지난 9일 국토교통부에 최정호 대표 명의로 항공법령 위반 재발방지와 경영문화 개선 이행 내용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제출하고 제재 해제를 요청했다.

진에어가 제출한 보고서에는 크게 ▲지배구조 정비 ▲경영투명화를 위한 제도 및 절차 수립 ▲준법경영을 위한 제도 개선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비전 설정 및 사회공헌 확대 총 5가지의 경영문화 개선 이행 방안이 담겼다. 세부적으로는 무려 17개 항목이다.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의사결정 체계를 재정립하고 이사회 역할과 사외이사 자격 검증 절차를 강화했다. 과거에는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원태 회장(당시 대한항공 사장)이 진에어 경영현안 중 일부에 대한 최종 결재를 내렸다.

대한항공이 진에어 모기업이고, 한진칼은 지주회사여서 그룹 전체의 거시적 경영전략과 그룹사간 일관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체계라는 게 회사 측 해명이지만, 경영투명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위법행위로 간주된 바 있다. 진에어는 최종 결재를 대표이사에게만 받도록 하고, 한진칼이나 대한항공 등 타 계열사 임원의 결재를 배제했다.

이사회의 권한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개최 빈도를 1년에 4번에서 6번으로 늘렸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도 신설, 역량있고 전문적인 사외이사 후보자를 공정하게 뽑을 수 있도록 했다.

경영투명화를 위해서는 사외이사 수를 늘렸다. 진에어의 이사회 구성은 기존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3명 총 7명에서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3명 총 5명으로 변경됐다. 사외이사가 과반수를 차지하면서 독립성은 한층 강화됐다. 법무실을 신설해 항공법령 준수 여부와 계열사간 내부 거래가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했다.

준법 경영을 위해 외부 전문가인 준법지원인을 선임하고 준법지원제도를 새로 마련했다. 내부비리를 익명으로 신고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고 국토부와의 소통도 강화했다.

권위적인 관리 문화 근절을 통한 수평적 조직문화를 구축에도 힘썼다. 상명하달과 중앙집중식 의사결정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직원들이 직접 임원들의 리더십을 평가했다.

사내 고충처리 시스템을 보완했고 양성평등기업과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소규모라도 신규 채용을 진행했다. 청바지를 고집해 불편하다는 호소가 잦던 객실 승무원 유니폼을 10년 만에 바꾸는 등 직종별 유니폼 개편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지난 6월에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시행에 맞춰 취업 규칙을 개정했다.

노동조합과의 상생 협력을 강화하고 조직 내부 소통을 활성화하기도 했다.

회사 비전과 미션을 재설정하며 새로운 도약 의지를 다지는 한편,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사회공헌활동도 확대했다. 임직원들이 참여한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 복지센터 자원봉사활동, 양천구 거주 다문화 가족 여행지원, 부산지역 소외계층 어린이 직업체험과 강서구 소재 중학교 학생들의 진로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이 대표적이다.

진에어는 국토부 제재 해제 걸림돌로 꼽히는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경영참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집중 소명했다. 조 전무는 지난해 4월 불거진 물컵논란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지 1년 2개월 만에 복귀했다. 조 전무가 맡은 직책이 그룹 사회공헌 업무의 통합관리와 신사업 개발인 만큼, 진에어 경영에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했다.

진에어 측은 조 전무 복귀 이후 진에어 경영에 개입한 사례가 없다는 사실을 대대적을 내세웠다. 또 경영 참여가 불가한 독립 경영 구조를 구축했다는 사실을 법무법인으로 추가 검증했고, 중립적인 외부 전문가의 객관적 평가와 내부 임직원 대상 심층 설문으로 독립적인 의사 결정 시스템이 원할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진에어 관계자는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비정상적인 영업 환경에 내몰리며 경영에 비상등이 켜졌다”며 “제재 영향으로 올해 2분기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또 항공산업 업황 악화, 한일관계로 일본 수요 급감까지 더해지며 경영 전략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국토부가 올해 안으로 제재를 해제해 줄 지 여부는 미지수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국토부가 진에어로부터 받은 최종 보고서를 검토하는 과정이 단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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