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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방한 정제마진, 발목잡은 유가…정유사 3분기도 ‘깜깜’

수익성 지표 정제마진, 7월 올 최고치 기록
이후 하락곡선…손익분기점 가까스로 넘겨
국제유가 떨어져 재고손실 확대…수익 악화
4분기 IMO 효과로 본격적인 실적 개선 관측

그래픽=박혜수 기자

정유업계가 정제마진 선방에도 3분기 실적 반등을 꾀하긴 힘들어 보인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재고평가손실이 반영되면서 정제마진 개선 효과를 깎아먹는 모습이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분기 매출 13조2780억원, 영업이익 4125억원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2%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50.6% 위축된 수치다.

같은 기간 에쓰오일(S-OIL)은 매출 6조2386억원, 영업이익 2124억원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2%, 32.7%씩 줄었다.

당초 시장에서는 정제마진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3분기 호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했다. 올 상반기 평균 정제마진은 배럴당 3.3달러 수준에 그쳤고 국내 정유사들의 수익은 반토막났다. 에쓰오일의 경우는 2분기 적자전환했다.

7월 첫째주 배럴당 6달러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린 정제마진은 7월 둘째주에 올 들어 가장 높은 배럴당 7.5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가격은 떨어지기 시작했고 8월 둘째주와 셋째주에는 2주 연속 손익분기점(BEP) 아래를 밑돌았다. 통상 정제마진이 배럴당 4~5달러를 넘겨야 이익을 낼 수 있고, 이 이하로 떨어지면 팔수록 손해를 보게 된다.

정제마진은 9월 들어 배럴당 5.4달러로 소폭 올랐다. 수익이 나는 마지노선을 넘었지만, 실적을 대폭 끌어올릴 만한 수준은 아니다.

정제마진으로 번 돈이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손실로 빠져나가는 점은 악재다. 두바이유는 6월 평균 61.7달러에서 8월 59달러로 약 3달러 가량 떨어졌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2~3개월 전에 구입하고 가공을 거쳐 판매한다. 원유를 정제하는 동안 유가가 구입 당시보다 낮아지면 마진도 떨어진다.

SK이노베이션은 기존 재고와 새로 구매한 물량을 평균해 매출원가에 반영하는 총평균법을 사용하는 만큼, 유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반면, 에쓰오일은 원유를 우선 구매해 비축한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의 선입선출법으로 계산하는데, 유가가 떨어질수록 손해가 늘어난다.

최근 들어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감산 정책을 유지하겠다며 국제유가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지만, 3분기 실적에는 제한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오는 4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반등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2020년 1월1일부터 시행되는 IMO효과를 선제적으로 누릴 것이란 분석이다.

IMO 시행에 따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세계 모든 선박이 사용하는 연료유 황 함유량 상한선 기준을 3.5%에서 0.5% 이하로 낮춰야 한다. 해운사들은 저렴하지만 황 함량이 높은 벙커C유(중질유)를 비교적 고가인 경유나 저유황유로 대체해야 하는데, 정유사는 정제마진의 추가적인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이미 HSFO(고유황 연료) 생산이 줄어드는 대신, LSFO(저유황 연료)와 MGO(해저 가스오일) 생산이 늘면서 HSFO와 LSFO 갭이 축소되는 등 IMO 시행에 따른 시그널이 포착되고 있는 만큼 수익성 확대가 기대된다.

더욱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정유사들이 9~10월 집중적으로 정기보수에 들어가고, 하반기 원유 정제 수요 증가분이 공급 증가분을 상회하고 있어 실적 개선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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