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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서 기자
등록 :
2019-09-10 17:20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정책금융도 재편해야…산은-수은 합병 건의할 것”(종합)

“중복 기능 합쳐 경쟁력·시너지 강화”
“지방이전은 진보 아닌 퇴보” 비판도
한국GM 파업엔 우려…“납득 안된다”
“남은 임기 韓성장동력 확보에 집중”

사진=산업은행 제공

‘취임 2주년’을 맞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합병’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혁신성장 지원이라는 외부의 요구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하려면 정책금융을 재편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10일 이동걸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정부의 정책금융도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 산은과 수은의 합병을 건의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합치면 두 기관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유니콘 기업 지원 등에 힘을 쏟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구상이다.

이동걸 회장은 “산은과 수은은 사실상 중복되는 기능이 많다”면서 “이를 합치면 지원 인력이 줄고 예산이 늘어 IT설비를 강화할 수 있으며 여기서 남는 인력을 영업 현장에 투입해 경쟁력을 키울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은과 수은의 합병은 아직 합의된 게 아니라 개인적인 의견”이라며 “남은 임기 중 면밀한 검토를 거쳐 협의해보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동걸 회장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산업은행의 지방이전에 ‘쓸 데 없는 논쟁’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동걸 회장은 “지금은 정책금융을 분산시키기보다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며 “산업은행 역시 해외로 팽창하고 글로벌 경쟁력 갖춰야 할 때 지방으로 이전한다는 것은 진보가 아닌 퇴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산업은행 자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며 “20년 후엔 전체 수익의 절반을 국제 금융 파트에서 챙겨 이를 국내 산업 지원에 활용하는 방향으로 기반을 닦아나갈 생각”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또 이동걸 회장은 전면파업에 돌입하는 한국GM 노조를 향해선 강한 어조로 우려를 표시했다. 지난해 정상화 계획을 이끌어낸 뒤 준중형 SUV와 CUV 개발에 착수하는 등 노력을 이어온 만큼 이번 파업엔 명분이 없다는 게 그의 견해다.

이동걸 회장은 “평균 연봉 1억원인 한국GM 노조가 임금을 올려달라고 하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면서 “노조가 회사의 정상화를 원하는 것인지 걱정스럽다”고 비판했다.

특히 “GM도 나름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SUV는 올해 양산 체제를 구축해 개발이 곧 완료되고 CUV 역시 내년쯤 설비작업에 돌입할 것”이라며 이 가운데 파업은 시의적절하지 않다고 역설했다.

그럼에도 이동걸 회장은 이번 사태엔 개입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산은은 지난해 협약서에 담은 내용(투자 등)에 관해서만 주장할 수 있을 뿐 다른 부분엔 관여할 여지가 없다”면서 “파업으로 인해 한국GM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으니 하루 속히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동걸 회장은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과 관련해서는 특별한 코멘트 없이 “금호산업을 중심으로 한 매각 주체에 맡길 것”이라며 “주어진 여건에서 가장 좋은 기업에 경영에 참여해 아시아나항공이 더 좋은 기업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일축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실적 악화로 매각이 흥행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엔 “각각이 판단하겠지만 구조조정은 어느 한 시점이 아니라 아니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한다”면서 “아시아나항공은 좋은 노선과 라이선스를 갖고 있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적격 인수후보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사모펀드(PEF) KCGI와 스톤브릿지캐피탈을 놓고는 “FI(재무적투자자) 단독으로는 안되는 게 원칙”이라는 한편 “조만간 SI(전략적투자자)를 공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일본 경쟁당국이 반대할 수 있다는 분석에는 “국내 조선사만을 위한 게 아니고 글로벌 조선업에도 유익한 부분이 있으니 일본이 냉정하게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밖에 이동걸 회장은 “취임하면서 ▲구조조정 완수 ▲혁신성장 지원 ▲은행 경쟁력 강화라는 세 가지 목표를 제시했는데 아직 진행 중이지만 불안요인은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본다”면서 “남은 기간에도 산업은행의 능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소회를 밝혔다.

또한 “산업은행의 역할이 구조조정뿐이라고 생각하지 말아달라”면서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외부의 관심을 덜 끌지언정 그 일을 꾸준히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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