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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등록 :
2019-09-02 15:10

[현장에서]직급 개편 첫날 현대차 사옥…매니저 호칭 “어색하네”

9월부터 ‘매니저·책임매니저’ 호칭 단순화
기아차, 현대모비스 車계열사 우선 적용
직원들 대부분 “낯설고 적응 안돼” 반응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사옥 지하 구내식당 앞에 호칭 변화를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사진=김정훈 기자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는 차장님을 ‘책임매니저’로 부르기 어색해서 오늘은 예전대로 불렀어요.”

2일 오전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사옥 1층에서 만난 30대 남성 직원은 호칭 변화 첫 날 반응에 대해 “일부러 대화를 별로 안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대차가 이달부터 일반직 직원들의 호칭을 ‘매니저’와 ‘책임매니저’로 바꾸면서 양재사옥에서 만난 직원들은 대부분 낯설고 어색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대차는 임원 이하 일반직 직급을 기존 직위와 연공중심의 6단계(5급/4급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에서 역할에 따라 4단계(G1~G4)로 축소했다. 또 호칭은 사원과 대리는 ‘매니저’, 과장부터 부장까지는 ‘책임매니저’로 단순화시켰다.

사옥 출입구, 지하 구내식당 앞 등 건물 내 곳곳에 ‘안녕하세요 매니저님, 안녕하세요 책임매니저님’ 문구가 쓰여진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1층 로비에서 만난 마케팅팀 여직원은 “오늘은 대리님, 과장님으로 불렀다”고 밝혔고, 옆에 있던 생산개발팀 여직원은 “매니저 직급을 바꿔 부르려면 일주일은 걸릴 것 같다”고 웃음을 보였다.

책임매니저가 된 A씨는 “회사가 복장부터 근무시간, 호칭까지 자유로운 소통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크게 신경 쓰는 것 같아 변화를 체감한다”면서 “그동안 같은 부서 내 직원들은 주로 이름을 불렀는데, 앞으로는 ‘매니저’로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책임매니저 B씨는 “임원도 호칭을 통일하면 소통에 크게 도움이 됐을 것 같은데 반쪽자리 변화”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매니저 C씨는 “긍정적인 변화인 것은 확실하지만, 직급 제도 개편이 단순히 호칭의 변화를 의미하기보단 전체 조직 내 수평적인 문화가 잘 자리잡을 수 있는 시작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고, 매니저 D씨는 “첫 날이라 그런지 아직 어색하고 낯간지러운 것 같다. 그렇지만 곧 적응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사옥 1층 출입구 모습. 사진=김정훈 기자

이번 인사제도 개편은 직원 대상 설문조사와 설명회 등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마련됐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지시해 올 초부터 도입한 복장 자율화, 출퇴근 및 점심시간 유연화 등 기업문화 혁신활동과 맞닿아 있다.

본사 바깥에서 근무하는 팀장급(부장) 직원은 “만족, 불만족을 떠나 혼란스럽다”는 말로 첫 날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아직 나한테 책임매니저로 부른 직원은 없다”면서 “새로운 조직문화가 정착되기까진 시간이 좀 걸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현대차는 상반기에 기존 이사대우와 이사, 상무까지의 임원 직급 체계를 상무로 통합해 기존 사장 이하 6단계 직급을 4단계로 축소했다. 이달부터 일반직 직급 및 호칭을 개편을 통해 직원들이 연공이 아닌 업무 전문성을 바탕으로 일하고, 수직적인 위계구조가 개선돼 의사결정 속도와 업무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직급 호칭 개편은 현대차 소속 해외 주재원들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중국 주재원으로 근무중인 40대 이모 씨는 “우리도 책임매니저로 호칭이 달라졌다”고 전화통화로 전해왔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주력 계열사부터 우선 시행됐고, 현대제철 등 다른 계열사들은 아직 도입되진 않았다.

현대차의 이번 직급 체계 변화는 고참 직원들보단 젊은 직원들이 상대적으로 반긴다는 얘기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입사 25년 된 부장급 직원은 밑에 직원들과 같이 책임매니저로 호칭이 바뀐 것이어서 반기지 않는 이들도 더러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차 양재동 본사 사옥 1층 풍경. 사진=김정훈 기자



김정훈 기자 le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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