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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 온고지신 리더십] 지장(智將), 덕장(德將) 보다 높은 운장(運將)

흔히 운칠기삼(運七氣三)이라고 해 운을 실력이나 상황보다 우선시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운이란 결국 미래통찰, 자기성찰, 위기관찰 능력의 합산이다. 운장(運將)은 복장(福將)과 동의어로 지장(智將), 덕장(德將)보다 높은 차원이라고 말하곤 한다. 운장은 운이 짱으로 좋은 것이라는 농담도 하지만,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궁극적으로 자신을 살펴보아 눈앞의 욕심에 미래를 분탕질당하지 않게 관리할 줄 아는 게 기본이다.

‘임갈굴정(臨渴掘井)’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목이 마르고서야 우물을 판다’는 뜻처럼 미리 준비하지 않고 지내다가 일을 당하고 나서야 서두르는 것을 뜻한다. 제나라의 재상 안영이 한 말이다. 노나라 소공은 권신인 계손씨를 토벌하려다 오히려 반격을 받아 제나라로 망명하는 신세가 됐다. 제나라 경공은 아직 젊은 임금이 어쩌다 나라를 잃었느냐며 그 원인을 생각해보았느냐고 물었다. 소공은 많은 사람이 자신을 위해 애썼는데 정작 자신은 그들을 무시했고, 그러다 보니 주위에 아부하는 자만 넘쳐났다며 자신의 처지를 ‘나뭇잎과 가지가 너무 많으면 뿌리가 뽑히는 것’에 비유했다. 경공은 소공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고 앞으론 가망이 있겠다고 생각해 도와줄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재상 안영에게 의견을 물었다. 이에 안영은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한다.

“소공이 계평자와 싸움을 일으킨 것은 계평자가 후소백과 닭싸움을 벌였다가 불법을 저질렀기 때문입니다. 소공이 닭싸움으로 감정이 상해 삼환씨와 전쟁을 일으킨 것은 마치 ‘닭 잡는 데 어찌 소를 잡는 칼을 쓰겠는가(割鷄焉用牛刀)’와 맥락이 같습니다. 감정에 휘둘려 섣부른 복수전을 꾸민 소공은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그러고 나서 안영은 유명한 말을 한다.
“신(臣)이 생각하기에 소공은 노나라로 다시 돌아간다 하더라도 훌륭한 임금은 되지 못할 것입니다. 이것은 사람이 물에 빠진 후에야 물에 빠진 원인을 알고자 하고, 길을 잃은 다음에야 길을 묻는 것과 같습니다. 비유하건대 위급함에 처해서 부랴부랴 무기를 주조하고, 목구멍이 막히고 갈증이 나고서야 비로소 우물을 파는 것과 같아서 아무리 빠르게 무기를 만들고 우물을 파더라도 이미 늦은 것입니다.”

앞일을 대비하지 못하고 마구 감정에 휘둘려 망명하게 되었으니 리더 자격 미달이란 이야기다. 위기에 대비하는 리더는 갈증이 나기 전에, 그것도 한참 전에 우물을 파는 법이다. 이와 통하는 말이 편안할 때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거안사위(居安思危)다. 《좌씨전(左氏傳)》에 나오는 이야기다. 춘추시대에 진나라의 도공(悼公)에게는 사마위강(司馬魏絳)이라는 유능한 신하가 있었다. 춘추시대의 패권경쟁에서 진나라가 화친을 주선하자 각국에서 도공에게 감사의 뜻으로 값진 보물과 궁녀를 선물로 보내왔다. 도공은 이것을 위강에게 하사하려 했다.

이때 위강이 사양하면서 왕에게 말했다. “편안할 때에 위기를 생각하십시오. 그러면 대비하게 되며, 대비태세가 돼 있으면 근심이 사라지게 됩니다(居安思危 思則有備 有備則無患).” 도공은 사마위강의 도움을 얻어 천하통일 패업을 이룰 수 있었다. 결국 위험은 ‘사고의 크기’가 아니라 ‘대비의 정도’에서 갈린다. 대비는 앞에서와 같이 리더의 마음관리도 큰 요인이다. 분노의 욱하는 마음은 물론 눈앞의 이익에 어두워지는 것도 경계할 요소다.

진나라의 지백은 구유라는 작은 나라를 정벌하고자 했다. 문제는 구유로 가는 길이 너무 좁고 험난해서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지백은 커다란 종을 만들어 구유의 왕에게 선물하는 전략을 짰다. 구유는 아주 작은 나라였기에 다른 나라의 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진나라 같은 강국에서 조공을 받기는커녕 선물하겠다고 하니 구유의 왕이 얼마나 기뻐했겠는가. 왕은 구유로 들어오는 도로를 넓혀 종이 들어오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하라고 명령했다. 그 큰 길이 선물을 위한 길이 아니라 침공의 길이 될 것임을 예상치 못한 결정이었다. 왕의 명령에 오직 구유의 대신 적장만이 반대했다.

“불가합니다. 작은 나라가 종을 만들어 큰 나라에 바치는 일은 있지만 큰 나라가 작은 나라에 종을 바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입니다. 이것은 분명 그들의 군대가 종과 함께 밀고 들어오겠다는 속셈입니다. 종을 받으시면 아니 됩니다.” 대국의 종을 선물 받게 돼 들떠 있던 구유의 왕은 말을 듣기는커녕 적장을 ‘쓸모없는 책벌레’라며 불같이 화를 냈다. 종을 가지고 온 진나라 사신을 영접했다. 그 결과는 어떠했을 것 같은가. 종을 받은 날이 바로 구유가 망한 날이 됐다.

결국 위기는 세상 밖뿐 아니라 내 마음, 특히 내 욕심에서 인하는 경우가 많다. 세상의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경우보다 내 발에 걸려 넘어지는 것에서 더 대형사고가 나지 않는가.

자기관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여러 가지 답이 있겠지만, 가장 명료한 지침은 ‘늘 처음처럼, 꾸준히’다. 군자의 자기단련은 처음 결심했을 때의 초심을 늘 간직해 쉼 없이 수행하는 것이다. 자기단련은 조심과 통한다. 조심(操心)은 마음을 꽉 잡아 늘 방심(放心)하지 않게, 문자 그대로 마음이 밖으로 풀려나가지 않도록 처음의 상태에 잡아두는 것이다.

공자의 제자 자공이 자기수련을 위한 자세를 다음과 같이 묻는다. “《시경》에서 ‘깎는 듯하고 다듬는 듯하며, 쪼는 듯하고 가는 듯하다’고 했는데 혹시 이것을 말하는 것인지요?” 공자는 “비로소 너와 함께 시를 말할 수 있겠구나. 지나간 것을 일러주니 올 것을 아는구나” 하며 흐뭇하게 칭찬한다. (子貢曰 貧而無諂 富而無驕 何如 子曰 可也 未若貧而樂 富而好禮者也 詩云 如切如磋如琢如磨 其斯之謂與 子曰 賜也 始可與言詩已矣 告諸往而知來者, 학이편)

군자는 장인이 돌, 옥, 뼈, 상아를 가공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듯 언제나 도덕 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는 게 이 시에 담긴 원뜻이다. 초년기에 가난했지만 자수성가해 부자가 된 자공은 스스로 아첨함이 없고 교만함이 없어 자신이 그 기준에 맞는다고 생각해 스승에게 슬며시 자랑삼아 운을 떼본 것이다. 그런데 공자는 그 정도에 대충 만족하지 말고 계속해서 더 높은 단계에 오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해준다. 공자의 가르침을 듣고는 자공은 《시경》의 ‘절차탁마’ 구절을 인용하며 부단한 정진을 다짐하니 그제야 칭찬해주는 내용이다.

전국시대 초기 위나라의 서문표는 자신의 조급한 성격을 조심해 허리에 가죽을 차고 생활했다. 수십 번 수백 번 무두질한 끝에 완성된 가죽의 의미를 되새기며 스스로를 경계한 것이다. 반대로 춘추시대 진나라의 동안우는 너무 느긋한 성격이 문제였다. 그는 이런 성격을 경계해 허리에 시위를 팽팽히 당긴 활을 차고 다님으로써 스스로 반성하는 바탕을 삼았다고 한다.

조선중기의 철학자 남명 조식은 잠자리에서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기 위해 일평생 방울과 거울을 곁에 두고 살았다. 느긋하든, 서두르든, 욕심을 내든, 화를 내든 많은 위기는 조심, 자신의 마음을 잡지 못하는 데서 온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세상의 돌부리보다 자신의 마음부리를 조심하는 밝은 리더가 위기에 강할 수 있다. 결국 위험은 ‘사고 크기’가 아니라 ‘대비 정도’에서 갈린다. 대비는 리더의 마음관리도 큰 요인이다.

결국 위기는 세상 밖뿐 아니라 내 마음, 특히 내 욕심에서 인하는 경우가 많다. 리더의 자기성찰, 자기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부분 사고는 밖의 돌부리보다 내 말, 내 행동을 잘못한 자기관리 업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임갈굴정, 목마르고 나서 우물을 파는 것은 이미 늦다. 목마르기 전에 우물을 파놓아야 한다. 리더가 되고나서 리더의 역량을 갖추겠다고 하면 이미 늦다. 리더 역량을 갖추고 나서 리더가 되는 게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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