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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보험 손해율 치솟는데…경미사고 치료비 누수 막아야

주요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손해율 추이. 그래픽=박혜수 기자

올 들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유례없는 연간 세 번째 보험료 인상 논의가 불붙은 가운데 차량 범퍼가 긁히는 정도의 경미사고 환자 치료비 누수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미사고의 경우 차량 탑승자의 상해위험도가 낮은 만큼 명확한 양·한방 진료수가기준과 병행치료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보험연구원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고용진 의원과 공동으로 ‘경미사고 대인배상의 문제점과 개성 방안’에 대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도로 및 안전기술의 발전과 함께 교통사고로 인한 인적, 물적 피해가 경미화 됨에 따라 환자의 부상 정도와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설계된 현행 자동차보험 대인배상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발표자인 김규현 홍익대 공과대학 교수의 ‘경미사고 시 탑승자 상해위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상 경미손상 수리기준에 해당하는 사고는 탑승자의 상해위험도가 낮았다.

지난 2016년 개정된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의 차량 범퍼 경미손상 수리기준은 ▲투명 코팅막 손상(유형1) ▲투명 코팅막 안쪽 페인트 손상(유형2) ▲투명 코팅막·페인트 및 모재 손상(유형3)으로 나뉜다.

세 가지 유형은 부품 표면의 코팅막이나 페인트가 손상되는 등 사고심도가 낮아 부품 교환 없이도 수리가 가능한 정도의 손상이다.

실제 건강한 30~40대 성인 남성 8명이 탑승한 차량의 후면추돌사고 재현시험(8·12km/h) 결과에 따르면 시험 전후 MRI(자기공명영상) 비교, 전문의 검진에서 의학적 통증은 물론 경직 등 초기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김 교수는 “경미손상 수리기준 세 가지 유형 이하의 사고 충격은 고속버스 탑승 등 일상생활에서 받는 충격 수준과 유사해 탑승자 상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통사고 사고 피해의 경미화에도 불구하고 교통사고 경상환자의 1인당 치료비가 늘어나 대인배상 보험금은 증가하고 있다.

다른 발표자인 송윤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이 2017년 교통사고 경상환자의 치료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인당 병원 치료비와 향후 치료비는 전년 대비 각각 8%, 11% 증가했다.

최근 10년간 교통사고 사망자와 중상환자 수는 51% 감소한 반면, 경상환자 수는 41% 증가했다. 3주 미만의 치료를 요하는 경상환자는 전체 교통사고 환자의 95%를 차지했다.

특히 경상환자의 진료비 중 한방진료비의 비중은 61%였다. 1인당 진료비는 한방이 양방의 2.7배를 기록했다.

이러한 한방치료 선호 현상으로 인해 동일 손상심도, 상해등급 내 환자간 치료비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범퍼 경미손상 사고의 상해 14급에 지급된 대인배상 보험금은 상위 20%의 평균이 하위 20%의 평균보다 6배 이상 많았다.

경상환자는 양방과 한방 중 어떤 진료를 선택했느냐에 따라 평균 병원 치료비와 향후 치료비가 크게 달라졌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 차량 정비요금 인상 등 보험금 원가 상승에 따른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를 부추기고 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등 국내 상위 6개 손해보험사의 올해 상반기(1~6월)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7%로 전년 동기 81%에 비해 6%포인트 상승했다.

손해율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7~78% 수준이다.

한화손보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2.1%에서 90.6%로 8.5%포인트나 뛰어 가장 높았다.

현대해상은 80%에서 86.4%로 6.4%포인트, 삼성화재는 81%에서 87%로 6%포인트 손해율이 상승했다. DB손보는 82.6%에서 86.6%로, KB손보는 82.8%에서 86.8%로 각 4%포인트 손해율이 높아졌다.

이로 인해 DB손보는 1101억원에서 3240억원으로 3배, 삼성화재는 2161억원에서 4068억원으로 2배가량 보험영업손실이 확대됐다.

손보사들은 지난 1월과 6월에 이어 올해 세 번째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금융당국의 압박과 소비자들의 부담 때문에 눈치를 살피고 있다.

송 연구위원은 “한방진료는 양방에 비해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이 많은데다 자동차보험 진료수가기준의 구체성이 부족하다”며 “진료수가기준의 구체화는 진료의 정당성과 적정성 제고와 함께 환자의 건강권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상환자와 달리 경상환자는 상해 여부와 치료 종결 여부에 대한 객관적 입증이 어려워 진료의 정당성과 적정성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다”며 “보험사의 진료기록 열람 가능 시점을 보험사가 의료기관에 진료비 지급보증을 통지한 때로 조정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영 기자 j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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