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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배 기자
등록 :
2019-08-11 10:58

수정 :
2019-08-11 17:25

“분양가 상한제?…민간가격 통제 전시에나 하는 것”

국토부 전직 고위 간부 본지 인터뷰
“국지적 불안 소 잡는 칼 쓰면 안돼”
“로또아파트 양산에 전셋값 폭등할 것”
“공급확대가 답…정부 조급증 우려”

shchoi@newsway.co.kr

“민간 시장 제품이나 용역 등에 대한 가격 통제는 전쟁이나 대재해, 극심한 수급 불안 등 이외에 하면 많은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정부가 지나치게 조급해하는 듯 합니다. 부작용이 적지 않은 만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행시 출신으로 30년여간 국토교통부(옛 건설교통부)에서 주택 건설 국토 라인 등 엘리트 코스를 밟고 고위직까지 오른 전 국토부 관료는 부활하는 민간 분양가 상한제에 대해 “우려스럽다”며 이렇게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직접적인 시장 가격 통제는 전시나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만 쓰여야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부가 예고한 민간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은 가격 통제 수단인데 지금은 정부가 시장에 직접 개입해야 할 만큼 위기상황도 아니라는 것이다. 극약처방에 가까운 조치로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을 써서 되겠느냐는 의미다.

실제 아이러니 하게도 김 장관이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을 언급한 6월 이후 서울 집값이 더 가파르게 오른다. 국토부가 단기적이고 국지적인 시장 움직임에 일희일비하면서 민감하게 반응해 혼란을 부추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최근 정부가 가격 통제를 안해본 것도 아니다. 지난해부터 이미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강남 등 서울 주요단지의 분양가를 찍어 눌러봤지만 집값이 다시 튀어오르는 학습효과까지 시장은 거친상황.

때문에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으로 서울 등 수요가 있는 지역에 민간 공급이 줄면 전셋값이 오르고 강남 등 주택 희소성만 부각될 수 있다.

더욱이 정부의 시장 규제와 통제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고 그는 우려했다. 이번 민간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 지역에 대해 정부가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역으로 한정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와서다.

실제 국토부가 규제지역으로 지정한 투기지역·투기과열지역·조정대상지역의 집값이 비규제 지역보다 더 오른 사례가 있다.

정부가 찍어준 곳이라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매수에 나서는 투기꾼들이 실제로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장선상에서 강남 재건축이나 분양가 상한제 확대 지역 등 규제가 많은 지역에서 중장기적으로 집값이 폭등하는 부작용이 연출될 수 있다.

이 고위 관료는 “현재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막아 놓은 상황이라 서민은 대출 여력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민간택지까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면 자산가들이 싼 가격으로 분양받을 기회가 늘어나는 셈이다. 민간 공급을 위축시켜 가격을 더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로또 아파트를 비롯해 전셋값 폭등 등 부작용 양산이 우려되는 만큼 장기적인 시각에서 정책을 펴야한다고 했다.

수요가 있는 지역에 공급을 확대하고 서민들에게 임대아파트 공급을 대폭 늘리는 등 정부가 정공법을 써야한다고 강조했다. 민간 분양가 상한제라는 극약처방은 졸속으로 내놔선 안되고 최후까지 참고 아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고위 관료는 “강남은 주거여건이 좋은 주택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많기 때문에 이를 충족시켜 주기 위한 공급확대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지역별 소득계층별 맞춤형 주택공급대책으로 시장 안정에 힘써야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한다면 보완대책을 촘촘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세차익 문제, 공급부족 문제, 주택정비 지연, 주택품질 저하 등 적지 않은 부작용과 문제가 우려된다. 반드시 시장에 부작용을 줄여줄 수 있는 대처방안도 함께 나와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김현미 장관과 정부가 조급증을 내고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책은 장기적인 호흡으로 일관되게 나와줘야하는데 이번 정부는 너무 시장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대책을 쏟아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분양가 상한제 확대가 아파트 값을 잡기 보다 오히려 한국 거시경제를 왜곡할 수 있는 우려감이 있다. 여당과 청와대는 물론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의 긴밀한 협의 속에서 김현미 장관과 국토부가 경제여건을 감안한 정책을 내야한다”고 밝혔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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