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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기자
등록 :
2019-08-08 16:01

이재용, 현재보다 미래…시스템반도체 직접 챙긴다

日 경제보복에 시스템 반도체 여파까지 ‘우려’
‘시스템 반도체 2030’ 계획 현장 재점검 행보
메모리 의존 탈출 위한 파운드리 속도전 계속

(왼쪽부터)백홍주 TSP총괄 부사장, 김기남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이재용 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일본 경제보복에 직면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반도체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 상반기 내건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글로벌 1위 목표의 세부 다듬기가 예상된다.

지난달 일본 출장 직후 ‘비상경영’을 선언한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충남 아산의 온양사업장을 찾아 현장 상황을 둘러봤다. 온양 사업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패키지의 개발·생산·테스트 등 후공정을 담당하는 곳으로 흔히 TSP(테스트&시스템패키징) 사업장으로 불린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당장의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뿐만 아니라 시스템반도체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클 것으로 보고 이 부회장이 관련 행보를 한 것으로 해석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일본 도시바 등과 비교해 이미 기술력에서 압도했다”며 “반대로 비메모리(시스템반도체)에서는 전장과 전력용반도체 부문에서 일본 의존도가 높은 편으로 해외 거래선 다변화와 중장기 국내 업체 육성이 더욱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산업은 용도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로 구분된다. 메모리 반도체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억’을 담당한다. 반면 시스템 반도체는 연산과 제어 등 ‘정보처리’ 기능이 주 역할이다. 특히 시스템 반도체는 데이터의 저장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전기, 전자신호, 데이터 연산, 제어, 변환, 가공 등 폭넓은 역할을 수행한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지난해 시스템 반도체 시장 규모는 350조원(3108억달러)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9%에 달한다. 메모리반도체 시장 전체 규모인 178조원과 비교해 약 2배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반도체 비전 2030’을 내놓고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1만5000명을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는 ‘현대 문명의 쌀’이라 불리는 반도체 중에서도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는 시스템 반도체 협력을 주도하고 이행하겠다는 밑그림이다.

KTB투자증권이 각 사의 자료를 종합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 세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 국가별 점유율은 미국(63%), 유럽연합(13%), 일본(11%), 중국(4%), 한국(3%) 순이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 중 하나인 이미지센서(CIS)의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은 1위 소니(일본·52%)에 이어 삼성전자가 2위로 19%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CIS부터 차근차근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세계 4위 스마트폰 업체인 중국 샤오미에 세계 첫 6400만 화소급 신형 이미지센서를 공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의존도를 떨어트리기 위한 또 다른 방편으로는 파운드리(위탁생산)에 속도를 높이는 점이 꼽힌다. 이 부회장의 온양 사업장 방문에는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도 함께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삼성전기로부터 양도받은 PLP(패널레벨패키지) 사업을 파운드리 경쟁자인 대만 기업 TSMC와 달리 팬아웃(Fan Out) PLP 방식으로 양산 확대하기로 했다.

팬아웃 PLP는 제한된 공간에 회로 집적도를 높여 더 많은 입출력 신호를 통과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반도체 패키징 중에서도 최첨단 기술로 꼽히며 인쇄회로기판(PCB) 없이도 패키징이 가능해 반도체 완제품이 크게 얇아진다.

앞서 삼성전기는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 끝에 지난해 6월 갤럭시워치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휴대폰용 중앙처리장치)에 팬아웃 PLP 공정을 성공적으로 적용했다.

메모리 반도체에 시스템 반도체를 더하고 파운드리 기능까지 강화해 전체적으로 사업 다각화를 꾀한다는 삼성전자의 미래 전략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임정혁 기자 d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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