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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갈등, 韓경제에 치명타···수출 부진 장기화 우려

[환율전쟁]美-中 갈등, 韓경제에 치명타···수출 부진 장기화 우려

등록 2019.08.07 15:06

차재서

  기자

‘포치 현상’에 中 환율조작국 지정 미중 무역분쟁, 환율전쟁으로 격화불확실성 장기화는 韓경제엔 ‘악재’ 對中 수출 악화로 경상수지도 타격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환율전쟁’으로 격화했다. 위안화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7위안’ 선을 넘어선 데 따른 대응조치로 미국 정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다.

이로 인해 세계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계속될 전망이라 이미 일본의 수출규제 만으로도 버거운 한국 기업의 시름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6일 미국 재무부는 공식 성명을 통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했다는 이유다.

실제로 이날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장중 전 거래일보다 0.63% 오른 7.1400위안까지 올랐다. 2010년 홍콩 역외시장이 개설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새벽부터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위안화 약세가 계속됐다.

특히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 현상이 나타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5월 이후 약 11년 만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위안화 기준치를 6.9683위안으로 고시한 게 결정적이었다. 전날 설정한 6.9225위안보다 0.66% 절하한 것인데 그 여파에 위안화 환율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6.9위안을 넘겼고 이틀 연속 ‘포치’가 이어졌다.

이는 중국 정부가 미국의 추가 관세 조치에 대응하고 나선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앞서 미국 정부가 3000억달러 규모의 대(對)중 관세 부과를 예고했는데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중국 수출품의 가격도 낮아지면서 그 충격을 상쇄할 수 있어서다. 물론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 하락에 개입하진 않았겠지만 환율 방어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에서 위안화 환율 상승을 용인한 것이란 분석이 흘러나온다.

문제는 국내 산업 전반에도 미중 ‘환율전쟁’의 여파가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가뜩이나 수출 부진으로 경상흑자가 꾸준히 줄어드는 상황에서 더 큰 악재가 뒤따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말 국제수지 잠정치에서도 상반기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17억7000만달러로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수출은 2777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8%, 수입은 2406억6000만달러로 5.7% 각각 감소했다. 세계 교역량 부진 속에 국내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단가가 내려가고 중국으로의 수출량도 감소하면서 관련 지표가 악화됐다는 게 한은 측 진단이다.

하반기에도 한국경제는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분쟁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의 장기화가 투자·소비심리 위축, 수요 정체, 단가 하락, 수출 감소 등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 역시 수출에 제동이 걸려 내수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만큼 우리 기업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대중 수출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감소하면 한국의 대중 수출은 19.9%, 전체 수출은 4.9%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시에 원화와 위안화의 상관계수가 0.9에 달해 위안화 약세에 따라 원화도 약세 압력을 받는다는 것 또한 우려스런 부분 중 하나다.

보통 환율이 오르면 수출품의 달러화 표시 가격이 내려 수출업체엔 호재지만 최근의 추이를 봤을 때 환율 상승효과가 크진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금의 수출 부진은 가격요인보다 반도체 등 수요 증가세 둔화에 따른 결과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일각에선 정유·석유화학, 항공·해운사 등이 직·간접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먼저 정유와 석유화학업계는 환율 상승으로 원유 가격이 올라 추가 부담이 발생하며 항공사는 업종 특성상 외화부채와 달러 결제가 많아 영향이 불가피하다. 또한 해운업계는 원화 표시 매출 증가로 수익성은 개선되지만 항공사와 마찬가지로 외화부채의 표기 금액이 커져 순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와 관련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세계 경제가 하강 국면이라 수출이 좀처럼 살아나기 힘든 상황인데 미·중 분쟁 등이 장기화하면 수출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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