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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정 기자
등록 :
2019-08-06 12:02

수정 :
2019-08-06 13:31

[日경제보복 파장]항공사, 예약 줄어도 ‘완전철수’ 힘들다

7월 중순부터 감소세…성수기 여객 8% 위축
항공사별 일부 노선 감축·운항 중단으로 대응
철수는 검토 안해…장기적으로 여행 회복 염두
재진입 불가·세금혜택 제외 등 보복 조치 우려

그래픽=박혜수 기자

‘보이콧 재팬(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국적 항공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항공사들은 일부 노선의 운영을 일시 중단하거나 공급석을 축소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완전철수는 사실상 힘들다는 입장이다. 향후 한일정세가 완화된 이후 보복성 불이익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6일 항공업계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일본발(發) 수출규제로 촉발된 일본 여행 거부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일본 노선 항공여객수는 7월 중순부터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16~30일간 인천공항을 이용해 일본을 다녀온 승객은 총 46만7249명으로, 휴가 시즌을 앞둔 한달 전 같은 기간(6월16∼30일) 53만9660명보다 13.4% 위축됐다.

여름 최고 성수기가 시작된 7월 넷째주(21일)부터 8월4일까지 인천공항을 거쳐 일본 주요 도시인 간사이, 나리타, 삿포로, 오키나와, 후쿠오카로 떠난 여객수는 18만965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7월22~8월5일) 20만5874명보다 7.9% 감소한 수치다.

문제는 불매운동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 배제 결정으로 장기화 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말 기준 에어서울의 8월 예약률은 45%, 9월 25%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포인트, 20%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전체 노선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66% 수준인 에어서울은 타격이 큰 편이다.

제주항공의 7월 탑승률은 지난해 80% 후반에서 올해 80% 초반으로 하락했다. 8월 예약률도 80%에서 70%로 떨어졌다. 티웨이항공 9월 예약률은 전년보다 10% 넘게 빠진 45%수준으로 파악됐고, 이스타항공은 9월 이후 예약률이 전년보다 30∼50% 정도 감소했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의 분위기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저비용항공사(LCC) 한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 항공권은 통상 3~4개월 전 예약한 고객들이 많아 취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하지만 성수기 이후 예약률이 떨어지는 상황은 우려된다”고 말했다.

각 업체들은 노선 운항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방식으로 위기 타개를 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르면 이달부터 인천~삿포로·오사카·후쿠오카·나고야 노선에 투입하는 기종을 중소형기로 변경한다. 또 9월부터는 부산~삿포로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천~오사카·후쿠오카·오키나와 노선에 투입하는 기종을 기존 A330(290여석)에서 B767(250석)과 A321(174석)으로 교체한다.

제주항공은 인천~도쿄·나고야·삿포로·후쿠오카·오키나와, 무안~도쿄·오사카, 부산~오사카·후쿠오카 노선을 감편하기로 결정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24일부터 무안~오이타 노선 운항을 무기한 중단했다. 9월에는 부산~사가·무안·기타큐슈·오이타, 대구~구마모토 노선 운항도 중단할 예정이다.

이스타항공은 인천~이바라키, 청주~삿포로·오사카 노선을 비운항으로 돌리고, 인천~삿포로·오키나와·가고시마 노선을 감편한다. 에어부산은 대구~오사카·기타큐수·나리타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고, 진에어는 인천발 후쿠오카 노선을 감축하기로 했다.

에어서울은 내부적으로 일본 노선의 감편을 준비 중이다. 다만 상황에 따라 노선 철수도 고려하고 있다.

대다수의 업체들은 운수권을 반납하는 식의 완전철수는 검토 대상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일본과의 갈등 관계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단할 수 없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복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견이다.

공항공사가 전국 공항을 관리하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각 지자체별로 담당한다. 이들 지자체는 국내 항공사가 노선을 신규 취항 또는 증편할 경우, 공항이용료를 할인해 주거나 페이백해주는 방식으로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실제 일본 지자체 관계자들은 지난달 한국을 찾아 각 항공사별로 만남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정기적으로 가지는 협의 미팅이지만, 이번에는 무게감이 남달랐다. 일본 측 관계자들은 노선 유지와 증편, 미취항 도시로의 신규 취항 등을 부탁하며 노선 중단은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장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노선 철수를 선언한다면, 나중에 재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또 노선 재운항에 나서더라도 기존에 받던 혜택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더욱이 시장 포화로 항공사간 노선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일본은 내려놓기 쉽지 않다. 단거리 노선이면서 안정적인 수요가 확보된 만큼 이 만한 선택지가 없다는 설명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지자체별로 한국의 보이콧에 대응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노선 철수 등의 강경책을 편다면 일본 여행이 회복된 이후 보복성 규제가 뒤따를 수 있다”며 “경쟁우위를 위해 되도록 많은 노선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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