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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국 기업입니다” ···‘세븐일레븐·다이소’ 지배구조 살펴 봤더니

“우리는 한국 기업입니다” ···‘세븐일레븐·다이소’ 지배구조 살펴 봤더니

등록 2019.08.05 15:59

수정 2019.08.06 08:50

이지영

,  

정혜인

  기자

세븐일레븐, 본사 ‘미국 댈러스’ 주장일본 세븐아이홀딩스엔 로열티만 지급 다이소 “지분 투자만 받았을 뿐” 억울해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갈수록 확산하면서 일본을 본사로 두고 있는 기업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안보상 수출심사 우대 국가)에서 제외한 후 소비자들의 일본 불매운동 강도는 더 거세지고 정교해지는 양상이다. 관련 업계도 소비자들의 반응을 주시하며 일본과 선긋기에 나서는 등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일본 기업으로 낙인 찍힌 기업들 가운데서는 “우리는 명백한 한국기업”이라며 해명하고 나선 기업도 있다.

◇세븐일레븐 “본사 일본 아닌 미국에” 주장 = 최근 세븐일레븐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자 “사실과 달리 일본 기업으로 오인받고 있다”며 긴급 안내문을 배포했다.

코리아세븐은 지난 1일 전국 9700여개 세븐일레븐 점포에 가맹점주용 내부 인트라넷을 통해 ‘코리아세븐은 대한민국 기업입니다’란 제목으로 공지문을 배포했다.

코리아세븐은 공지를 통해 “세븐일레븐은 명실상부 글로벌 브랜드며 당사는 미국과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며 “전 세계 세븐일레븐의 라이선스 주체도 7-Eleven Inc(이하 SEI)이며 본사도 미국 댈러스에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잘못된 정보로 인해 선량한 경영주님께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서 “경영주님의 정당한 영업권을 보호하려는 취지에서 세븐일레븐 브랜드의 국적, 정체성 등에 대해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세븐일레븐이 불매운동의 타깃이 된 이유는 SEI가 일본 지주회사 세븐앤아이홀딩스의 자회사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1927년 미국 댈러스에서 ‘토템 스토어즈’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편의점 브랜드로 지난 1946년 상점 이름을 세븐일레븐으로 변경하고, 1990년 일본 기업 이토요카도에 지분 70%를 매각했다. 1999년에는 회사명을 SEI로 바꾼 데 이어 2005년에는 모든 지분을 이토요카도에 넘겼다. 이후 이토요카도는 ‘세븐앤아이홀딩스’를 출범해 세븐일레븐의 모회사가 됐다. 일각에서는 브랜드의 뿌리는 미국에 두고 있지만, 사실상 회사 경영 주체는 일본 지주회사인 만큼 ‘일본 기업’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코리아세븐 측은 계약 주체가 ‘미국 법인’임을 거듭 강조하면서 “기술사용료도 미국에 지급하고 있으니 일본과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리아세븐은 지난 1989년 미국 법인과 계약해 출범한 회사로 롯데지주에서 지분의 79.66%를 갖고 있다.

SEI와 코리아세븐이 체결한 상표 및 운영기술도입 계약에 따라 코리아세븐이 지난 6년 간 SEI에 지급한 로열티(기술사용료)는 1235억원이다. 로열티 지급 규모는 지난 2013년 137억원, 2014년 155억원, 2015년 202억원, 2016년 235억원, 2017년 246억,지난해에는 257억원을 SEI에 지급했다.

하지만 코리아세븐이 지급한 로열티는 지주회사인 세븐앤아이홀딩스로 흘러간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이 같은 지배구조를 근거로 세븐일레븐을 불매운동 리스트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는 것.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결국 수익은 일본의 세븐앤아이홀딩스로 흘러가는 구조이니 결국 일본 기업이 맞다” “미국이 본사라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소비자 농락하지 말라”면서 불매운동 리스트에서 빼면 안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세븐일레븐 브랜드 자체를 일본 브랜드로 오해하는 고객이 많아 점주들의 피해를 우려해 공지문을 배포한 것”이라며 “미국 SEI가 일본 세븐앤아이홀딩스로 간 것은 맞지만 브랜드 자체는 미국 것이며 기술사용료도 미국에 지급한다. 지급한 기술사용료가 일본으로 지급되는지는 SEI에서 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日기업 낙인 찍힌 다이소 “억울하다” 호소 = 다이소도 ‘일본 기업’이라는 오명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에서 다이소를 운영하는 아성다이소는 한국에서 설립된 기업으로, 2001년 일본 다이소에서 지분 투자를 받긴 했지만 경영에 전혀 참여하고 있지 않은데다 다이소 브랜드 사용료도 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아성다이소는 1992년 박정부 회장이 설립한 생활용품 전문판매회사로, 1997년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아스코이븐플라자’라는 브랜드의 균일가 생활용품 판매점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01년 대창산업으로부터 4억 엔의 투자를 받으면서 대창산업이 34%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아스코이븐플라자 브랜드도 이 때부터 다이소로 변경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는 부분이 바로 이 대목이다. 일본 브랜드인 다이소를 사용하고 있는데다, 아성다이소의 2대 주주가 일본 기업인 대창산업이라는 것이다. 대창산업은 일본에서 100엔숍 다이소를 운영하는 일본 기업으로, 현재 캐나다, 호주, 중국, 미국 등 전 세계에서 다이소를 전개하고 있다. 다이소라는 브랜드 명도 ‘대창’의 일본식 발음이다.

그러나 한국 다이소와 대창산업은 ‘지분투자’ 관계만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아성다이소의 설명이다. 아성다이소의 최대주주는 지분 50.02%를 보유하고 있는 아성에이치엠피다. 아성에이치엠피는 박정부 회장 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아성의 100% 자회사다. 아성다이소의 나머지 지분도 박정부 회장과 관계사들이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대 주주 대창산업은 2001년 이후 지분율 변동 없이 재무적 투자자로서의 위치를 유지 중이며, 아성다이소와의 상호 인적 교류나 경영 참여도 전혀 없다. 아성다이소는 외국계기업이 아닌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분류된다.

일본 기업에 대한 ‘국부’ 유출도 거의 없다고 아성다이소는 강조했다. 아성다이소는 주주들에 대한 배당을 실시하긴 했지만 2014년이 처음이었고, 그나마도 2016년까지만 이뤄졌다. 대창산업이 수령한 배당금은 연간 50억원으로 총 150억원이다. 이외에 대창산업에 다이소 브랜드 사용료도 내지 않고 있다.

또 한국 다이소가 일본 다이소에 매년 1300억원 규모의 제품을 수출하는 데 비해, 수입은 207억원 규모로 5.7배 차이가 난다. 한국 다이소의 전체 매출의 70%는 국내 업체가 납품한 제품에서 나온다. 한국 다이소에서 파는 상품 중 일본 다이소와 동일한 것은 3%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 다이소는 해외에서는 오히려 일본 다이소와 경쟁 관계에 있다.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한국 다이소는 2011년부터 중국에 진출해서 하오스터(HASCO)라는 스토어 브랜드로 일본 다이소와 중국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 다이소가 중국에서 운영 중인 매장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00여개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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