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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경영참여’ 없다는 델타항공 믿어도 되나

[뉴스분석]한진칼 ‘경영참여’ 없다는 델타항공 믿어도 되나

등록 2019.09.24 14:17

수정 2019.09.24 14:59

이세정

  기자

‘경영참여 안함’ 확약서 불구, 총수가 우호세력 분류의결권 행사 두고 해석 갈려···찬반투표 참여 가능성 특례 받는 단순투자로 우선 공시···보유목적 변경 쉬워5~6월 비교적 고가에 지분매입···내년주총 염두 해석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취득 목적을 경영참여가 아닌 단순투자라고 밝히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2대주주 KCGI간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델타항공을 여전히 총수일가 ‘우호세력’으로 분류하는 분위기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델타항공은 한진칼 주식 10%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델타항공은 “주식 등의 보유 기간 동안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54조 제1항의 규정에서 정한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행위를 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도 낸 상태다.

이 ‘각서’는 델타항공 법무팀장을 맡고 있는 피터 W 카터 부사장이 배서했다. 관련법에 따라 ▲임원 선임·해임 또는 직무 정지 ▲이사회 등 회사 기관과 관련된 정관 변경 ▲회사 자본금의 변경 ▲배당 결정 ▲회사 합병·분할·분할합병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영업전부 양수·양도 ▲자산 처분 ▲영업과 관련된 임대·경영위임이나 계약 체결·변경·해약 ▲회사 해산 총 10가지 사안과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의안 상정은 물론 의결권에도 관여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아님 의결권은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자의적인 해석에 따라 자칫 경영간섭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법률적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지만, 델타항공이 고(故) 조양호 전 회장과 KCGI에 이어 3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있어 주주 의사표시를 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다시 말해, 이사 선임 등 안건이 주주총회 테이블에 오르면 찬성이나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는 것.

앞서 지난 3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총수일가와 KCGI의 1차 표대결이 예고됐을 당시, 증권업계에서는 국민연금과 크레디트스위스(CS)그룹 AG 등 주요 주주가 누구 편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CS는 지난해 9월 5% 지분 보유 공시를 내면서 ‘경영참가 목적이 없다’는 확인서를 제출했지만, 시장에서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봤다.

더욱이 본심을 숨기고 우선 단순투자로 공시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자본시장법상 주식 지분 5%이상 보유 주주는 지분 변동시 5영업일 이내 보고해야 하는, 소위 ‘5%룰’을 적용받는다. 하지만 지분 보유목적이 단순투자일 경우엔 주식 보유 형태나 자금 조성 내역 등을 기재하지 않는 약식보고 특례를 받는다. 또 보유 주식에 변동이 발생하면, 변동사유가 발생한 달의 다음달 10일까지만 공시하면 된다.

재계에서는 경영권 개입을 목표로 지분을 취득하고서도, 단순투자로 보고하는 경우가 많다. 추후 경영권 행사 시점이 다가올 때 맞춰 비교적 쉽게 변경 공시를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목적 변경에 따른 제재는 5일간 의결권 행사 금지다.

약식보고는 일반보고와 달리 투자전략이 노출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델타항공은 한진칼 보유 지분을 최대 10%까지 확대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추가적인 지분 매입이 완료될 때까지 단순투자 목적을 고수할 것이란 분석이다.

주식 매수 시점을 놓고도 여러가지 관측이 나온다. 현행법상 외국인 주주라도 지분 0.5%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할 경우 회사를 상대로 주주권 행사가 가능하다. 내년 3월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해선 늦어도 9월 중순에는 주식을 매입해야 하는데, 이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얘기다. 또 조 전 회장 사망 후 경영권 분쟁이 한층 격화되는 시기인 6월은 지분을 사들였다. 주가가 비교적 높게 형성된 시기로, 약 3만원대 후반~4만원대에 매집했다는 점도 석연찮다.

재계 한 관계자는 “델타항공이 조원태 회장과 KCGI간 경영권 분쟁에서 거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수 있다”며 “내년 주총이 끝나기 전까지 확실한 중립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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