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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확장 금융권···건설 사업팀 직원 ‘품귀’

부동산 PF 확장 금융권···건설 사업팀 직원 ‘품귀’

등록 2019.07.31 14:11

이수정

  기자

부동산PF, 저금리 기조 속 금융권의 새로운 먹거리금융권發 건설사 사업·영업팀에 억대 연봉 러브콜건설업계 “중추 직원 뺏기면 사업 지연되기도”“후임양성도 문제···대형보다 중견사에 타격 커”

사진=박혜수 기자사진=박혜수 기자

최근 금융권 부동산 PF사업 투자가 늘어나면서 건설업계 사업부 직원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금융계 PF사업팀 쪽에서 투자 리스크를 줄여줄 건설업계 종사자에게 공격적인 러브콜을 보내기 때문이다.

30일 건설업계는 최근 2~3년간 지속적으로 확대된 금융권 PF팀으로 핵심 사업팀 인력이 빠져나가 사업에 차질을 빚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 대부분 고개를 끄덕였다. 중견건설사는 물론 대형건설사에서도 이같은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전언이다.

금융권이 부동산 관련 PF팀에 주력하는 이유는 저금리 기조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존 채권투자 및 증권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연계 수수료가 여타 사업보다 금리가 높고 시스템이 다양화 돼 있는 부동산 PF가 금융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것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가나 부동산 시장 가격 상승도 금융권의 PF 투자 확대에 영향을 줬다”며 “가격이 상승하면 한 프로젝트를 시행하기 위한 자금 규모도 커지고, 그에 따른 PF 대출 수요도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사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PF대출 수요가 늘어난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사업을 진행하는 시행사 입장에서도 여러 사업을 동시에 진행할 경우 한 현장이 어그러져도 다른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 PF대출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금융권 PF투자팀은 최근 몇 년 새 점점 확대돼, 지난해 4월에는 조단위 프로젝트인 GTX-A노선 우선협상대상자로 신한은행 컨소시엄이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신한은행 컨소시엄의 적수는 건설업계 강자로 불리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었다. 이 사건은 건설업계에서 굉장히 충격적인 사건으로 회자되고 있다.

금융업계의 좋은 먹거리인 동시에 PF대출 수요가 늘어나면서 건설사 사업 인력 수요도 자연스럽게 늘었다.

건설사 사업팀 인력은 금융권의 부동산 PF투자 시 리스크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부동산 개발 사업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에 금융사 PF 투자 사업성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1.5~1.8배 정도의 연봉과 사업이 성공할 경우 억대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한다.

A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금융권 입장에서는 투자와 사업을 연계시켜 줄 수 있는 건설업 경험자가 필요할 것”이라며 “최근 3년 정도 대형건설사에서 능력있는 핵심 인물들이 금융권으로 갔다는 소식을 심심치 않게 들었고, 물론 우리 건설사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B 대형건설사 관계자 역시 “사업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인력은 건설사 상무 등과 사업적인 끈이 곧 바로 이어지는 등 금융사가 얻게 되는 부수적인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런 금융업계의 공격적인 러브콜로 건설업계는 때 아닌 사업 및 영업팀 직원 품귀 현상이 일어났다.

C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금융업계에서 억대 연봉을 제시하면서 사업팀 인력을 빼가는 일이 더 잦아졌다”며 “구인구직 사이트만 봐도 최근 건설업계들이 개발 사업 인력을 구한다는 공고가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사진=픽사베이사진=픽사베이

이 관계자에 따르면 대형건설사보다 중견건설사들이 인력난에 시달라고 있다. 그는 “대형건설사에 비해 인력풀이 작은 중견건설사에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던 사람이 퇴사를 하게되면, 사업이 지연되기도 하고 후임양성에도 차질이 빚어진다”고 전했다.

D 대형건설사 관계자 역시 건설사 인력 유출 기조에 동의했다. 해당 관계자는 몇 해 전부터 베테랑 직원 뿐 아니라 사원이나 대리급 직원들도 금융권 PF 쪽으로 자리를 옮기는 현상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신탁사나 증권사가 건설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거라고 생각한 직원들의 이동이 지속적으로 있는 상황”이라며 “대형건설사는 조직화 돼 있기 때문에 타격이 덜 할 수 있지만, 중견건설사의 경우 타개책을 마련해야 할 수 있다”고 염려했다.

이같은 기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금융권 PF투자의 경우 팀 단위로 움직이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쪼그라들면 부서 자체가 없어지는 경우가 종종있다는 것이다.

E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한 번 프로젝트를 성공할 때 마다 몇 십억 단위로 인센티브를 받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계약직이기 때문에 시장이 죽으면 자리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F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실제로 금융권이 건설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는 세태는 맞다”면서도 “결국 시공을 하는 것은 건설사이기 때문에 금융업계의 특수조직인 부동산PF 팀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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