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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정 기자
등록 :
2019-07-26 14:13

수정 :
2019-07-26 14:33

금호家 ‘조카’ 박세창, ‘삼촌’ 박찬구에 아시아나항공 매각전 관심 말라?

박세창, 금호석유화학 인수전 참가 제한 선언
박찬구 “남보다 못한 사이…못할 이유 없다” 반발
2대주주로 아시아나 정관변경 반대…부결시 매각차질
박삼구 심기불편…성공적 딜 위해 ‘빠져있으라’ 메세지

그래픽=박혜수 기자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놓고 충돌했다. 박세창 사장은 “특수관계자인 금호석화는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고 못을 박은 반면, 금호석화 측은 “사실무근이고 우리를 제외할 이유가 없다”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박세창 사장의 발언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전에 관심을 갖지 말라는 메세지라고 해석한다.

26일 재계 등에 따르면 박세창 사장은 전날 아시아나항공 매각 공고가 발표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진성매각이고, 그룹이나 특수관계인은 어떤 형태로든 딜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금호석화는 입찰에 (컨소시엄 등) 어떤 방식으로든 참여할 수 없다”며 “이는 과거 계열분리 당시의 약속도 있고, (금호석화의 파킹거래 등) 시장에서 억측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채권단과 합의해 매각 참여를 할 수 없는 쪽으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보유주식 전량인 6868만8063주(31.0%)에 대한 입찰 공고를 발표했다. 원매자는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넘겨 받게 된다.

박세창 사장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매각주체인 금호산업과 대주주의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발언의 속뜻을 살펴보면, 금호석화가 아시아나항공 2대주주이지만 ‘조용히 있으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하지만 박찬구 회장 측은 박 사장 발언에 대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계열분리 당시 어떠한 약속도 한 적이 없을 뿐 아니라,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가하지 못할 근거가 없다는 주장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계열분리 당시 맺은 약속이 있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무근”이라며 ’약속되거나 합의된 내용이 있으면 박세창 사장이 공개해도 무방하다”며 지적했다.

아시아나항공 부실과도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금호그룹은 2010년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을 체결했고, 금호석화와 아시아나항공은 자율협약에 돌입했다”면서 “원인은 대우건설 인수 당시 맺은 풋백옵션 때문에 약 3조원의 채무가 생겼고 이를 계열사들이 나눠가지면서다”고 설명했다.

이후 경영구도는 금호석화와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으로 분리됐다. 금호석화는 2012년 조기 경영정상화를 선언했고, 나머지 계열사는 2014년 말 박 전 회장 품에 안겼다. 당시 재매각된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다시 부실화에 빠진 것인 만큼, 금호석화는 책임질 이유가 전혀 없다는 주장이다.

금호석화는 “2010년 당시 경영책임이 있다 하더라도, 금호석화는 최단기간에 자율협약을 졸업했고 채권회수율 100% 등으로 산은이 주가 3배의 시세차익을 누리게 했다”며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2대주주로 부실을 막기 위해 누구보다 힘썼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진성매각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특수관계인의 입찰을 불허하기로 채권단과 합의했하다는 박 사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관계자는 “현대건설과 현대증권 등 특수관계인이면서 M&A에 성공한 사례가 많다”며 “이미 경영분리된지 햇수로 10년”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박찬구 회장은 “지금도 (박삼구 전 회장 일가와) 남보다 못한 사이로 지내고 있고 상표권 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라며 “박삼구 전 회장을 위해 파킹거래를 한다는 등의 추측은 말도 안된다. 더욱이 박 사장이 금호석화를 제외하겠다고 할 이유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박찬구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에 가진 애정은 크지 않지만, 경제적 실익 챙기기에는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찬구 회장은 2016년 박삼구 전 회장(당시 아시아나항공 이사) 등이 자산가치가 최소 8000억원에 이르는 금호터미널을 지나치게 헐값(2700억원)에 처분해 아시아나항공에 손해를 끼쳤다며 고소한 바 있다.

지난달 열린 아시아나항공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자본확충을 위래 발행주식 총수를 늘리고 전환사채(CB) 한도를 확대하는 내용의 정관변경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 훼손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정관변경 안건은 2대주주의 반대에도 불구, 가결됐다.

만약 정관변경을 하지 못했다면, 아시아나항공 매각 절차는 늦어졌을 수 있다. 박찬구 회장의 이 같은 행보가 박삼구 전 회장의 심기를 거슬리게 했다는 분석이다. 성공적인 매각이 절실한 박삼구 전 회장이 아들인 박세창 사장을 앞세워 사실상 ‘빠져있으라’는 메세지를 보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편, 금호산업과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잠재적 인수 후보자들에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받고, 늦어도 9월 중순께 적격 예비인수자(숏리스트)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10~11월 본입찰 이후 우선협상대상자 확정하고 12월에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할 것 보인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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