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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백현 기자
등록 :
2019-07-17 15:03

[행간뉴스]총선 차출설 꾸준한 최종구, 동문회 활동 접은 속내

평소 강릉고 관련 행사 적극 참여 눈길
야구부 청룡기 결승 진출에도 직관 포기
동문 체육대회 안 가고 여름휴가도 고민
총선 출마설 의식에 스스로 부담 느낀듯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내년 국회의원 총선 출마를 두고 여전히 관가와 정치권 안팎에서 여러 소문이 자자하다. 무엇보다 최근 들어서는 그가 상당한 애착을 뒀던 모교 동문회 활동도 자제하고 있어 그 배경에 대한 관가 안팎의 관심이 뜨겁다.

최종구 위원장은 지난 16일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위 청렴콘서트 참석이 최 위원장의 이날 유일한 공개 일정이었다.

그런데 이 날 최 위원장에게는 다소 특별할 법한 자리가 있었지만 그 자리에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 최 위원장의 모교인 강릉고등학교 관련 행사였다.

강릉고 야구부는 지난 16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4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 올랐다. 야구 불모지라는 지역적 불리함을 딛고 12년 만의 결승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둔 강릉고는 이날 올해 고교야구 최강팀으로 꼽히는 수원 유신고에 0-7로 패해 값진 준우승을 차지했다.

강릉 출신이자 강릉고 졸업생이라는 점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는 최 위원장은 이날 야구장에 올 법도 했다. 그러나 결국 목동야구장에 오지 않았다. 보통 학교 운동부의 전국대회 결승전이 열리면 고위 관료나 유명인이 된 졸업생이 직접 후배들을 격려하기도 하지만 최 위원장은 그러지 않았다.

매년 여름휴가 때마다 강릉만 찾을 정도로 애향심이 남다른 최 위원장은 그동안 모교와 관련된 행사가 열릴 때면 바쁜 일정 속에도 서울은 물론 강릉까지도 찾아와 모교사랑의 마음을 유감없이 뽐냈다.

특히 강릉에서 열리는 총동문 체육대회는 거의 매년 참석했고 학교와 동문회를 위해 거액의 찬조금을 몇 차례 희사하기도 했다. 관가에서 손꼽히는 축구 애호가답게 서울에서 열리는 재경 동문회 기수별 축구대회에 11기 졸업생 대표 선수로 참석해 전 경기를 뛰며 최우수선수에 뽑힌 적도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동문 관련 행사에도 발길을 멈췄다. 최 위원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강릉에 가면 지역구를 다진다거나 하는 이야기가 나올까봐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려는 뜻에서 올해 6월 강릉에서 열린 동문 체육대회는 일부러 가지 않았다”며 “서울에서 열린 기수별 동문 축구대회도 본인이 빠지면 팀 구성이 제대로 안 되기 때문에 참석했던 것”이라고 직접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여러 정황을 볼 때 최 위원장은 자신의 행보로 인해 벌어질 여러 상황에 스스로 많은 부담을 느껴 모교 야구부의 결승전 관람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목동구장 1루 관중석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1000여명의 강릉고 동문들과 학교·지역 관계자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특히나 최 위원장이 현 정부 각료 중 유일의 강원 영동지역 출신 장관이기에 이날 야구장에 등장했다면 당연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강릉지역 정·관계 인사들도 이날 다수 야구장에 왔기에 자칫하면 서울에서 출마 분위기를 다지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도 있었다.

따라서 이날 최 위원장의 청룡기 고교야구 결승전 불참은 지역구에서 출마 기회가 생긴다고 해도 선거에 나설 생각이 없음을 다시금 강조한 행동이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 혹시라도 나올 수 있는 억측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최 위원장이 보여준 일련의 행동에 정치적 행보가 깔려 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모교 행사나 지역 행사 참석이 자칫 사전선거운동 등으로 비춰져 향후 본선 준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점을 감안해 발길을 아끼고 있다는 해석이다.

어쨌든 최 위원장은 최근 금융위 관련 행사가 아니라면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자신의 거취와 관련된 이야기가 부담되는 듯 외부 발언에도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최 위원장은 오는 19일로 취임 2주년을 맞지만 별도의 취임 2주년 관련 일정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금융위원장 중 김석동·임종룡 전 위원장에 이어 취임 후 임기 두 돌을 넘기는 세 번째 금융위원장이 되지만 현재 그의 주변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최 위원장은 지난 5일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총선 출마설을 일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국회의원으로서 갖춰야 할 복합적 능력을 갖추지 못했고 나이도 많은 내가 지금에 와서 다른 공직을 노린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의원으로서 일을 잘 할 자신이 없다는 것이지 총선 출마 자체가 두려운 것이 아니다”라며 “만약 출마를 한다면 고향 강릉에서 하겠다”는 말로 총선 출마에 대한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그리고 여전히 그가 내년 총선에 나갈 것이라는 여론도 우세한 상황이다.

최 위원장의 총선 출마설과는 별도로 정부는 금융위원장 유임과 교체를 두고 저울질인 분위기다. 최 위원장이 안정적으로 금융당국을 이끌어온 공을 정부도 높이 사고 있지만 역대 금융위원장이 대부분 임기 2년을 넘긴 시점 안팎에서 교체된 점을 감안한 움직임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김용범 전 금융위 부위원장,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등이 후임 금융위원장 하마평에 올랐다는 이야기가 있고 일부 인사는 청와대가 인사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최 위원장의 행보를 두고 이런 저런 말이 많은 점을 감안해 정부 고위층에서 최 위원장에게 자중하라는 메시지를 던졌을 수도 있다”며 “총선 출마 문제와 관련해 확고한 메시지를 던지지 않는 한 이같은 논란은 계속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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