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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게 묻습니까”···野 의원 탈원전 공세에 맞짱 뜬 정재훈 사장, 왜?

“왜 내게 묻습니까”···野 의원 탈원전 공세에 맞짱 뜬 정재훈 사장, 왜?

등록 2019.07.17 12:16

주현철

  기자

과방위에서 의원들의 한수원 공격에 설전원전 반대론자, 소관업무 외 질타에 맞서“본사가 좋아”···페이스북에 답답함 토로

사진= 연합 제공사진= 연합 제공

평소 소셜미디어를 자주 애용하는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페이스북에 눈에 띄는 글이 게시됐다.

‘저 역시 국회로부터 정당한 질책을 받고 사실과 합당한 근거에 따라 하나하나 제도와 지침을 개선해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라는 게시글에서 정 사장의 분노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앞서 정 사장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참석해 업무보고 과정에 ‘탈원전’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금 탈원전으로 원전산업이 초토화되고 있다”며 “한수원 사장이 원자력을 사랑하지 않는데, 이럴거면 한수원 사장 그만두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 사장은 “원자력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취임 이래 원자력산업 생태계 유지 발전을 위해 활동해왔다. 두산중공업 협력업체가 어렵다고 해서 간담회도 다섯 차례나 했다”며 반박했다.

최연혜 한국당 의원 역시 “업계 추산을 보면 (신한울 3·4호기) 매몰 비용이 8000억원에서 1조원”이라면서 “수천억원의 태양광 사업을 계획하고 있던데 청와대 코드를 맞추면 큰 보상이 있을 것 같나”라며 질타했다.

이들 의원들의 발언은 산업통상자원부를 소관기관으로 두고 있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나올 법한 내용이었다. 그러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관기관은 원자력안전위원회로, 이날 업무보고는 한빛 1호기 등에서 발생한 원전사고 등을 점검하는 자리였다.

정 사장 입장에서는 소관위원회가 아닌 상임위에서 탈원전 사안까지 끌고와 질타를 하니 답답할만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정 사장은 이들 의원들과 업무보고 도중 태도 지적까지 받는 사태가 벌어졌다.

정 사장이 앞서 신한울원자력발전소 1·2호기 방사성 환경영향평가 여부, 한빛원자력발전소 1호기 수동 정지 사건과 관련해 질의하는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답변하며 보인 태도를 지적받았다. 정 사장은 윤 의원의 질의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 자리에 핑계 대려고 나와서 앉아있는 게 아니다”라며 항변했다.

노웅래 과방위 위원장은 정 사장에게 “질의 중간에 답변을 가로채서 하면 안 된다. 질의가 끝나면 질문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해야 한다. 감정적으로 얘기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이는 최 의원이 “정 사장의 발언하는 자세에 대해 지적하고 싶다”는 발언한 데 따른 조처다.

최 의원은 “정 사장은 의원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와서 밑도 끝도 없이 ‘제가 잘하고 있다’고 답하고 있다. 정 사장은 지금 시위하러 와있느냐. 업무 보고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성실하게 답변해야지 왜 의원 말에 끼어들면서 헛된 주장을 하는지 (모르겠다)”라면서 “이것은 위원장이 질서 유지를 해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정 사장에게 “우리 국회는 갑질하는 곳이 아니다. 설명할 것은 하되 중간에 끼어들지 말라”고도 질책했다.

정 사장은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과도 설전을 벌였다. 원전 기술 유출 등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냅스(NAPS)’가 비전략물자로 바뀐 것을 몰랐느냐”고 추궁하는 송 의원에게 “(비전략물자 전환은) 저희 소관이 아니다. 왜 저한테 물어보시느냐”고 받아쳤다.

이어 “한수원 사장이 그걸 모르면 되느냐”는 질의에 정 사장은 “한전기술 사장한테 물으셔야지. 저한테 물으시면 어떻게 합니까”라고 답변했다. 송 의원은 “한수원에서는 몰라도 되느냐. 냅스를 사용하는 한수원 직원이 기술 유출한 사건이 있어 조사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수원 사장이 돼서 그걸 모르느냐” 등 두 사람의 입씨름은 계속됐다.

이에 노 위원장은 “공격적으로 답변하지 말라.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편안하게 대답하라. 내 소관이 아니라고 얘기하는 것과 왜 나한테 물어보느냐고 하는 것은 다르다. 유념하라”고 정 사장의 태도를 재차 지적했다.

정 사장은 취임 이후 원전 축소에 따른 인력·산업 공백을 ‘원전 해체사업’으로 대체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해왔다. 원전 수출에도 힘을 쏟았다. 체코, 폴란드 등 신규 원전 수주를 주도하고 최근에는 카자흐스탄 수주 경쟁에도 뛰어들었다. 이에 앞서 터키, 루마니아 시장도 공략했다.

하지만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탈원전 폐기’ 주장이 빗발치고 있다. 정 사장은 원전 반대론자 낙인까지 찍히는 등 원자력발전 수장으로 지속적인 공격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페이스북 게시글 마지막을 살펴보면 ‘저는 과방위가 끝나자마자 경주로 내려와서 다시 본연의 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역시 본사에서 일할 때가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라고 남긴 의미심장한 글이 정 사장의 지금 심정을 가장 잘 나타내는 구절로 보인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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