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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수석부사장 교체···인사 실패 인정에도 또 ‘낙하산 임원’

KDB생명 수석부사장 교체···인사 실패 인정에도 또 ‘낙하산 임원’

등록 2019.07.09 14:11

수정 2019.07.09 14:39

장기영

  기자

백인균 산업은행 부행장. 사진=산업은행백인균 산업은행 부행장. 사진=산업은행

KDB생명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부행장 출신의 낙하산 수석부사장 자리에 또 다시 낙하산을 내려 보낸다. 임기가 남은 기존 수석부사장을 끌어 내리며 인사 실패를 자인하면서도 보험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부행장들의 은퇴 코스로 이용하고 있다.

수석부사장을 거쳐 대표이사를 역임한 안양수 전 사장의 경영실패를 까맣게 잊은 낙하산 인사는 KDB생명의 성공적인 매각은커녕 겨우 회복한 수익성과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KDB생명 신임 수석부사장에 백인균 현 산업은행 부행장을 내정했다.

KDB생명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기존 수석부사장의 임기가 1년 8개월이나 남은 상황에서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해 2월 정재욱 사장과 함께 취임한 임해진 현 수석부사장의 임기는 오는 2021년 2월까지다.

KDB생명은 이달 중 이사회를 열어 백 내정자를 수석부사장으로 공식 선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 내정자와 임 수석부사장은 모두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이다. 부행장 출신을 스스로 경질하고 또 다른 부행장을 앉히는 것이다.

지난 2009년 산업은행이 KDB생명의 전신인 금호생명을 인수한 이후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 부사장을 선임하는 것은 다섯 번째다.

산업은행은 2010년 안동명 부사장을 시작으로 안양수 수석부사장, 권영민 총괄부사장, 임 수석부사장을 차례로 내려 보냈다. KDB생명 부사장직은 사실상 산업은행에서 임기를 다한 부행장들의 은퇴 코스로 전락했다.

이 중 안 수석부사장은 2013년 3월 수석부사장으로 부임한 뒤 2015년 3월부터 3년여간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했다.

보험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낙하산 인사에 대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부행장 출신을 중용한 산업은행의 고집은 KDB생명의 최악의 위기로 몰았다.

2013~2017년 KDB생명 당기순손익 현황. 그래픽=뉴스웨이 DB2013~2017년 KDB생명 당기순손익 현황. 그래픽=뉴스웨이 DB

안 전 사장 재임 당시인 2017년 KDB생명의 당기순손실은 767억원으로 전년 102억원에 비해 적자폭이 7배 이상 확대됐다. 이 기간 매출액은 4조4810억원에서 4조3489억원으로 1321억원(2.9%)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215억원 흑자에서 744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특히 재무건전성 지표인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은 2017년 12월 말 기준 108.5%로 법적 기준치인 100%를 간신히 넘겼다.

KDB생명은 2017년 희망퇴직을 통해 직원 235명을 내보냈고 전국 190여개 지점을 99개로 통폐합했다.

산업은행의 수장인 이동걸 회장은 인사 실패에 따른 경영 실패의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KDB생명은 이유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인수했고 인수 직전 3년 동안 누적 적자가 7500억원에 달했다”며 “애초에 인수하지 않았어야 할 회사”라고 말했다.

KDB생명의 경영 악화는 보험 비(非)전문가인 안 전 사장이 5년여에 걸쳐 핵심 경영진으로 회사를 장악하면서 예견된 결과였다.

안 전 사장은 산업은행에서 경영지원단장, 투자금융본부 기업구조조정실장, 투자금융본부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신임 수석부사장으로 내정된 백 내정자의 이력 역시 보험사 경영진과는 거리가 멀다.

백 내정자는 1989년 산업은행 입행 이후 투자금융실 팀장, 사모펀드2실장, 홍보실장 등을 거쳐 경영관리부문장으로 재직해왔다.

반복되는 낙하산 인사는 겨우 경영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한 KDB생명의 경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KDB생명은 지난해 1월 산업은행이 참여한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겨우 퇴출 위기를 모면했다.

지난해 당기순손익은 64억원 이익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RBC비율은 212.8%로 상승했다.

KDB생명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또 다시 악화될 경우 매각 작업도 그만큼 힘들어 질 수밖에 없다.

산업은행은 연내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 가운데 투자금 회수와 자본 확충을 위한 대비책으로 올해 하반기 중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다. 앞선 2014년과 2016년 총 세 차례에 걸쳐 지분을 매각을 추진했으나 모두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KDB생명은 국내 보험사 인수·합병(M&A)시장에서 중국 안방보험의 자회사인 동양·ABL생명 등에 밀려 후순위로 분류된다.

여기에 여전히 회사의 수익성이 낮고 영업력 회복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와 인수 매력도가 떨어진다.

나이스(NICE)신용평가는 지난 5월 이 같은 이유로 KDB생명의 무보증 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고 등급전망은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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